[유통 새판짜기②] 신세계, 본업 '올인'…정용진·정유경 "기본에 충실하자"
[유통 새판짜기②] 신세계, 본업 '올인'…정용진·정유경 "기본에 충실하자"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3.01.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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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상품에 광적 집중, 위기 돌파·도약 기회 모색" 당부
'신세계 유니버스' 고객 접점 확대·시장 지배력 강화 주문

올 들어 글로벌 경기침체, 금리인상 지속으로 국내외 소비가 둔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원·부자재 가격인상 여파로 기업 생산비용 부담도 커지면서 올해 유통업계 전반으로 ‘저성장 위기’가 예견된다. 그럼에도 유통 기업들은 위기 속 기회를 발굴하고자 사업다각화, 미래 먹거리 발굴, 글로벌 시장 개척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국내 유통 업황별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어떻게 ‘새 판’을 짜고 ‘위기 대응’에 나설지 전망해본다. <편집자 주>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사진=신세계]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사진=신세계]

신세계그룹이 ‘유통’ 본업에 집중하며 ‘신세계 유니버스’를 고도화할 전망이다. 특히 차별화된 상품·서비스로 고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퀀텀점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리테일 비즈니스의 기본인 고객·상품에 광적으로 집중해 고객이 열광할 수 있는 신세계 유니버스만의 상품·서비스를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2027년까지 20조 투자…'퍼스트 신세계'

19일 재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오는 2027년까지 총 20조원 규모를 투자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2021년과 2022년 ‘신세계 유니버스’의 기반을 닦았다면 앞으로는 유기적으로 연결된 각 사업에서 고객 접점을 늘리고 시장 지배력을 더 키운다는 것이다.

투자 핵심은 차별화된 경험 제공이다. 실제 신세계는 오프라인 사업에 총 투자의 55%인 11조원을 투입한다. 백화점은 신규 출점과 기존점 경쟁력 확대에 3조9000억원을, 이마트는 트레이더스 출점과 기존점 리뉴얼에 1조원을 각각 사용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신규 출점을 위해 2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화성 테마파크 사업과 복합 개발 사업 등의 자산개발에는 4조원이 배정됐다. 화성 테마파크의 경우 개발 시 약 70조원에 이르는 생산·부가가치 유발효과가 기대된다.

[이미지=이마트]
이마트와 주요 자회사 로고[이미지=이마트]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W컨셉 등을 인수하며 규모를 키워온 온라인 사업에서는 3조원을 들여 물류센터 확대, 시스템 개발 등에 나선다. 이를 통해 SSG닷컴·지마켓의 온라인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신세계는 2조원을 투입해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한 헬스케어와 콘텐츠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앞으로 4~5년이 신세계그룹의 성장 기반을 확고히 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디딤돌을 놓기 위한 매우 중대한 시기”라며 “새로운 경쟁 환경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로 그룹의 핵심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빠 정용진, 충성고객 확보할 서비스로 내실화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 부문은 매출을 끌어올리면서 수익성까지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이마트는 SSG랜더스 통합우승을 기념해 지난해 11월에 개최한 ‘쓱세일’을 정례화했다. 해당 기간 이마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배 증가했고 목표치의 140%를 초과달성했다. 혜택을 극대화한 것이 고객들을 열광하게 했고 매출 대박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올해부터 이마트의 온라인 사업 자회사 SSG닷컴은 매달 특정 카테고리 대상으로 한 쓱세일을 진행한다.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 트레이더스’ 명칭을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으로 개편하고 유료멤버십을 도입했다. 트레이더스만의 정체성으로 혁신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승부수다. 특히 유료멤버십으로 충성고객을 확보해 불확실성이 커진 현재와 같은 환경에서도 다양한 도전기회를 찾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마트는 쇼핑·문화·레저·엔터 등의 인프라를 결합한 체류형 복합공간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올해 ‘스타필드 청라’ 연결 역사를 착공하고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설립을 위한 절차도 밟는다. 이와 함께 연결 자회사들의 경쟁력 제고에 힘쓴다. 신세계L&B는 쉐이퍼 와인 수입 사업을 전개하고 신세계푸드는 대안육 사업을 확장한다.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조감도[이미지=신세계프라퍼티]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조감도[이미지=신세계프라퍼티]

◇동생 정유경, '지역 1번지' 전략 지속…신사업 발굴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은 럭셔리·프리미엄 이미지를 공고히 할 전망이다.

우선 백화점을 각 지역 랜드마크로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구상이다. 서울 강남점, 부산 센텀시티점, 대구신세계,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등은 각 지역 매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는 출점 1년 만에 약 86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올해 ‘1조 클럽’ 가입이 기대된다. 백화점은 영컨템포러리·스포츠·리빙 등 상권맞춤 리뉴얼도 이어가고 있다.

백화점은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그간 신백서재·지니뮤직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은 애플리케이션(앱), 업계 첫 NFT(대체불가능토큰) 발행 등을 시도해 왔다. 앞으로는 백화점 앱을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진화시킨다는 구상이다. 또 브랜드·품목 확대, 오프라인 매장 혜택 강화 등으로 지난해 12월부터 본격화한 선물하기 경쟁력을 키울 방침이다.

아울러 최근 신설된 미래혁신 추진단을 중심으로 신사업 발굴·혁신에 집중한다. 미술품 전시·판매·경매·중개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전담부서를 만들어 직진출을 고민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로라 메르시에’ 등 수입 명품 패션·뷰티 브랜드 사업을 강화하고 자체 브랜드 ‘뽀아레’ 해외 진출에도 나선다.

이번 기획 세 번째 기업으로 CJ그룹을 살펴볼 예정이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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