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새판짜기⑭] BGF 2세 홍정국·홍정혁, 투톱 체제 본궤도
[유통 새판짜기⑭] BGF 2세 홍정국·홍정혁, 투톱 체제 본궤도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3.03.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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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아버지 홍석조 회장, 지난해 두 아들 지분 일부 양도
장남 본업 '리테일' 경쟁력 강화, 차남 '신성장동력' 확보 진두지휘

올 들어 글로벌 경기침체, 금리인상 지속으로 국내외 소비가 둔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원·부자재 가격인상 여파로 기업 생산비용 부담도 커지면서 올해 유통업계 전반으로 ‘저성장 위기’가 예견된다. 그럼에도 유통 기업들은 위기 속 기회를 발굴하고자 사업다각화, 미래 먹거리 발굴, 글로벌 시장 개척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국내 유통 업황별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어떻게 ‘새 판’을 짜고 ‘위기 대응’에 나설지 전망해본다. <편집자 주>

(왼쪽부터) BGF 홍석조 회장, 홍정국 사장, 홍정혁 사장[사진=BGF]
(왼쪽부터) BGF 홍석조 회장, 홍정국 사장, 홍정혁 사장[사진=BGF]

BGF그룹은 홍석조 회장의 장남 홍정국 사장과 차남 홍정혁 사장 ‘투 톱(Two Top)’ 체제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홍정국 사장은 그룹 전반과 본업인 리테일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역량을 모으고, 홍정혁 사장은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신사업 육성에 집중한다. 형이 리테일로 이끌면 동생이 신사업으로 뒷받침하는 구조로 그룹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분명해진 2세 영토…'형제경영' 초석 마련

2일 재계에 따르면, BGF그룹 오너일가의 지분정리와 사업영역 분리로 2세인 홍정국·홍정혁 형제의 승계구도가 명확해졌다.

실제 BGF그룹 지배구조를 보면 홍석조 회장은 지주회사인 BGF 지분 중 32.40%인 3100만9025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29일 블록딜(시량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두 아들에게 지분을 각각 1002만5095주를 양도했지만 여전히 최대주주다. 다만 홍 회장은 올해 71세(1953년생)로 2세 경영이 안정될 경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장남 홍정국 사장은 BGF 2대 주주로 전체의 20.77%에 해당하는 1987만8040주를 보유하고 있다. 홍 사장은 현재 BGF 대표로 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BGF리테일 지분은 없다. 하지만 최대주주가 BGF인 만큼 홍 사장은 BGF리테일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 운영 전반에 대한 영향력은 충분하다.

차남 홍정혁 사장은 BGF 전체 지분 중 10.50%인 1005만812주를 보유한 3대 주주다. 홍정혁 사장은 소재사업을 맡고 있는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이자 BGF 신사업담당 책임자로서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정혁 사장은 지난해 12월1·2·5일 총 3회에 걸쳐 BGF리테일 주식 전량을 매각했다.

◇홍정국, 편의점 사업 차별화 '총력'

홍정국 사장은 그룹의 핵심 사업인 편의점(CU)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었다. 특히 올해 생활 속 가장 가까운 소비채널인 편의점이 급변하는 소비환경 속에서 고객들의 니즈에 좀 더 빠르고 색다른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는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다.

CU 점포[사진=BGF리테일]
CU 점포[사진=BGF리테일]

CU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주류·금융·HMR(가정간편식) 특화 편의점 등 새로운 모델을 지속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담부서인 NCS(New Concept Store)팀을 만들었다. 또 최신 트렌드를 겨냥한 차별화 상품 발굴을 위해 이종 간 협업을 이어간다. 지난해 신설한 주류TFT(태스크포스팀)도 그 일환이다.

아울러 온·오프라인 원스톱 쇼핑 플랫폼 구축을 위해 ‘포켓CU’ 기능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한다. 다양한 리테일테크를 적용한 미래형 편의점 개발, 해외 영토 확장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한편 홍정국 사장의 주도로 인수했던 헬로네이처는 아픈 손가락이 됐다. 헬로네이처는 국내 두 번째 새벽배송 업체지만 자리를 잡지 못하고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뺐다.

◇홍정혁, 소재 중심 사업 다각화 '정조준'

홍정혁 사장은 2018년 BGF 신사업개발실장으로 선임된 뒤 신사업 발굴에 집중해 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출범한 BGF에코머티리얼즈의 수장으로 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소재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BGF그룹은 ‘2023년 임원인사’를 통해 홍정혁 사장을 부사장에서 승진시키면서 힘을 실어줬다.

BGF에코머티리얼즈 공장[사진=BGF]
BGF에코머티리얼즈 공장[사진=BGF]

BGF에코머티리얼즈는 2019년에 설립된 BGF에코바이오와 2021년 12월 인수한 KOPLA가 합병된 소재회사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신소재 △바이오 소재 △재활용소재(PCR·PIR)를 3대 키워드로 꼽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시장을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홍정혁 사장은 소재 분야에서 확실한 키를 쥐기 위해 외형확장에도 나섰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지난달 6일 특수소재 전문회사인 KNW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KNW는 반도체 핵심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를 제조·납품이 주력사업이다. BGF에코머티리얼즈가 KNW를 최종 인수하게 된다면 BGF에코머티리얼즈의 경쟁력은 배가되고 나아가 BGF그룹의 사업 다각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기획 열다섯 번째 기업으로 bhc그룹을 살펴볼 예정이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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