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새판짜기⑱] '비욘드 배달' 우아한형제들, 이커머스 도약
[유통 새판짜기⑱] '비욘드 배달' 우아한형제들, 이커머스 도약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3.03.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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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환 체제로 변화…뷰티·패션까지 상품군 확장
신성장동력 '로봇' 낙점…라스트마일 경쟁력 제고

올 들어 글로벌 경기침체, 금리인상 지속으로 국내외 소비가 둔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원·부자재 가격인상 여파로 기업 생산비용 부담도 커지면서 올해 유통업계 전반으로 ‘저성장 위기’가 예견된다. 그럼에도 유통 기업들은 위기 속 기회를 발굴하고자 사업다각화, 미래 먹거리 발굴, 글로벌 시장 개척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국내 유통 업황별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어떻게 ‘새 판’을 짜고 ‘위기 대응’에 나설지 전망해본다. <편집자 주>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창업자(왼쪽)와 이국환 대표(오른쪽)[사진=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창업자(왼쪽)와 이국환 대표(오른쪽)[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 앱(애플리케이션) 1위 배달의민족(배민)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우아한형제들이 이커머스(전자상거래)로 진화하고 있다. 음식배달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발을 뻗는 모습이다. 특히 실내외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서비스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략·리스크 전문가 앞세워 위기 관리

12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올해부터 이국환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창업자인 김봉진 의장이 대표직에 물러났기 때문이다.

이국환 대표는 2017년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한 후 음식배달과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장에 안착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힌다. 올해부터 단일 대표가 되면서 배민을 배달 앱을 넘어 커머스 플랫폼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또한 2020년 112억원에서 2021년 757억원으로 늘어난 영업적자를 대폭 줄여 흑자전환 발판도 마련해야 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사업전략 수립과 운영, 리스크 관리 등 경영 전반에 식견을 지닌 이 대표가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배달의민족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되도록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퀵커머스 강화로 온라인 배달 한계 극복

우아한형제들은 이커머스로의 도약을 꾀하면서도 국내 최대 배달 앱으로서의 입지 역시 더욱 굳힐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21년 6월 대대적으로 앱을 개편했다. 가장 큰 변화는 단(1)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1’을 선보인 것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달 중 전라·충청·제주권에 배민1을 도입하는 등 대상 지역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라이더가 음식을 고객에게 전달하고 있다.[사진=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 배달원이 주문한 음식을 고객에게 전달하고 있다.[사진=우아한형제들]

다만 배민이 급성장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은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기세가 꺾인 상황이다. 실제 해당 시장 규모는 통계청 집계 기준 2019년 9조7000억원에서 2021년 25조7000억원으로 2.5배 이상 커졌다. 반면 지난해에는 26조6000억원으로 3.5% 신장하는 데 그쳤다.

우아한형제들은 성장세가 둔화된 온라인 음식배달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퀵커머스(즉시배송)를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로 선보인 ‘배민B마트’의 경우 식재료·생활용품 등을 주문하면 1시간 이내로 배달해준다. 서울·경기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되 영남·충청권으로도 서비스 지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 배민B마트를 위한 도심형 물류거점(MFC)을 40여개 이상 운영하고 있으며 총 7000여개의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또 다른 서비스 ‘배민스토어’는 뷰티·패션·건강식품·잡화·반려동물용품 등 기존 음식배달이나 B마트에서 제공하지 않는 영역의 상품을 빠르게 배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배민스토어는 아직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제공 중이지만 브랜드나 지역은 지속 확대될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당사의 비전인 ‘문 앞으로 배달되는 일상의 행복’을 구현하기 위해 신선 식재료부터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더 빠르고 안전하게 배달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미래 먹거리 '로봇'…서빙·실내외 배달 서비스 제공

우아한형제들은 급변하는 소비환경과 생활패턴에 대응하기 위해 2017년 9월부터 배달로봇 사업을 준비해 왔다. 별도의 로봇사업추진단을 설립했으며 서빙로봇, 실내 층간 이동 배달로봇 등을 보급·상용화했다.

고객들이 '딜리타워'로 배달된 음식을 꺼내고 있다.[사진=우아한형제들]
고객들이 '딜리타워'로 배달된 음식을 꺼내고 있다.[사진=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은 △실내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 △실내 자율주행 층간이동 배달로봇 ‘딜리타워’ △실내 자율주행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서빙 로봇과 관련해서는 올해 2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비로보틱스가 사업을 전담한다. 비로보틱스는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로봇 국산화와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를 통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배송할 수 있는 라스트마일의 새로운 인프라가 될 로봇배달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올해는 시범운영 중인 실내외 배달로봇을 정식으로 선보일 방침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로봇배달 서비스는 전통시장이나 마트에서 근거리 배달을 수행하거나 아파트 단지 내 라스트마일 배송을 로봇이 담당하는 등 앞으로 배달원을 도와 더 효율적인 음식과 생필품 배달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기획 열아홉 번째 기업으로 대동을 살펴볼 예정이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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