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유통업계에서는 국내 대형마트 1위 이마트가 본점 역할을 해왔던 성수점 영업을 22년 만에 종료하고 서울 시청역 인근으로 이전한 본사를 5월부터 운영한다.
맥주시장에선 10여년간 2위 사업자에 머무른 하이트진로가 신제품 ‘켈리’를 앞세워 오비맥주 ‘카스’의 독주를 막고 1위를 재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형 치킨 브랜드 bhc와 BBQ 간 7년여 간의 손배소 분쟁은 서로 상처만 입힌 채 일단락됐다.
◇22년 만에 문 닫은 이마트 성수점…본사도 이전
25일 영업종료…2027년 미래형 점포로 재오픈 예정
이마트 본점 역할을 해오던 성수점이 이달 25일부로 영업을 종료했다. 2001년에 오픈한 후 22년 만의 폐점이다. 이마트 본사 역시 5월2일부터 서울 중구 신한L서울타워(옛 오렌지센터)로 이전한다. 이는 이마트가 지난 2021년 본사 토지와 건물을 크래프톤·미래에셋 컨소시엄에 1조2200원에 매각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건물은 연면적만 21만7538제곱미터(㎡)며 지하 8층부터 지상 17층 규모로 업무시설이 들어선다. 이마트는 2027년 재개발이 완료되면 건물 일부를 분양 받아 성수점을 다시 연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왕십리·자양·용산·청계천 등 4개 점포로 기존 성수점 고객들을 이전해 공백기 동안의 이탈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이마트는 이를 위해 4개 점포의 MD(상품기획)·테넌트(임대매장)·전문점 보강 등 점포 개선에 나선다. 또 이마트 애플리케이션(앱), 현수막 등을 통해 성수점 인근 점포를 안내한다. 특히 이마트는 앱에 성수점을 단골점포로 등록했던 고객들을 대상으로 단골점포를 왕십리·자양·용산·청계천점으로 변경 시 ‘e머니’ 500점을 지급한다. 5월4일부터 2주간은 4개 점포에서 별도 증정 행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성수점은 건물 개발이 끝나는 대로 미래형 매장으로 새롭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4년 만에 '켈리' 쥐고 맥주 1위 도전
내년 창사 100주년…김인규 사장 '최대 과제'
하이트진로가 2019년 ‘테라’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맥주 신제품 ‘켈리’를 이달 출고하면서 국내 맥주시장 1위 탈환에 고삐를 당겼다. 기존 테라가 호주 청정맥아를 강조했다면 켈리는 북대서양 해풍을 맞은 덴마크산 프리미엄 맥아를 주원료로 했다. 또 일반 맥아 대비 24시간 더 발아시키는 ‘슬로우 발아’, 두 번의 숙성을 거친 ‘더블 숙성공법’으로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탄산의 라거 맥주를 지향한다. 현재 배우 손석구를 앞세워 광고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여름시즌이 본격화되는 7월 직전인 6월까지 3개월간 켈리의 영업·마케팅 화력을 집중해 인지도를 최대한 빠르게 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시장점유율 목표치는 10% 이상이다. 30%대 후반대로 추산되는 테라에 켈리 점유율을 더해 1차적으로 오비맥주 ‘카스’의 독주를 막고 나아가 맥주시장 1위로 치고 오르겠다는 구상이다.
하이트진로는 내년 창사 100주년을 맞는다. 오너 박문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10여 년간 2위 사업자에 머무른 맥주사업 경쟁력 강화를 재차 강조했다. 최근 ‘4연임’에 성공한 김인규 사장 입장에선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하고 맥주시장 1위 탈환이 최대 과제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김 사장은 켈리 론칭 간담회에서 ‘변즉사 정즉생(變卽生 停卽死, 변화를 택하면 살고 안주하면 죽는다)’을 언급하면서 “소주에 이어 맥주시장 1위를 반드시 탈환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티·메·파크’ 끌어안은 큐텐, 신세계·쿠팡에 도전장
잇단 국내 이커머스 업체 지분인수로 단숨에 톱4 등극
큐텐이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티·메·파크)를 품으며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빅플레이어로 급부상했다. 큐텐은 국내 이커머스 1세대 업체 중 하나인 G마켓을 창업한 구영배 대표가 이끄는 회사로 현재 전 세계 24개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큐텐은 이달 5일 원더홀딩스가 보유한 위메프 지분 전량과 위메프 경영권, 모바일 앱 소유권을 넘겨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9월 티몬, 올해 3월 인터파크커머스를 각각 인수한 데 이은 세 번째 국내 이커머스 업체 인수다. 큐텐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로써 10% 안팎(업계 추정치)으로 늘었다. 이는 네이버(17%)·신세계(SSG닷컴+지마켓, 15%)·쿠팡(13%)과 함께 톱(Top)4에 해당하는 수치다.
큐텐은 각 계열사 간 유기적 결합을 강화하는 동시에 큐텐의 글로벌 커머스 역량·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포부다. 특히 큐텐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 셀러(판매자)들을 국내 플랫폼에 연결하고 물류 계열사인 큐익스프레스가 보유한 전 세계 19곳의 물류거점을 활용해 빠르고 안정적인 배송을 제공해 동반 성장을 꾀할 방침이다. 국내외 셀러들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소비자들에게는 차별화된 소비경험을 각각 제공한다는 것이다. 큐텐 관계자는 “(회사의) 규모 확대는 물론 각 플랫폼별 강점을 공유하면서 시너지를 창출해 더욱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bhc-BBQ, 7년 '치킨전쟁' 일단 종결
대법원, BBQ 책임 인정했지만 배상액 크게 줄어
국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bhc와 BBQ 간 7년여 동안의 법적 분쟁이 마무리되는 모습이다. 최근 대법원은 BBQ측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서울고등법원 민사4부는 bhc가 BBQ를 상대로 한 상품대금·물류용역대금 소송 항소심에서 BBQ가 bhc와의 계약을 해지한 것이 부당하다고 판단하면서 BBQ의 손배책임을 일부 인정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BBQ에 상품공급계약과 관련해 약 120억원, 물류용약계약 약 85억원 총 205억원 가량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1심 때 배상액(총 433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두 치킨 브랜드의 갈등은 2013년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bhc는 원래 BBQ의 자회사였으나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분리됐다. 양 사는 당시 물류용역·상품공급 계약을 맺었으나 BBQ가 계약해지를 통보했고, bhc는 일방적인 해지가 부당하다면서 2017년과 2018년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잇달아 제기했다. bhc는 당초 BBQ에 물류용역·상품공급 계약 해지에 대해 총 3000억원 가량의 액수를 청구했다. 결과적으로 최종 배상액은 청구 금액 대비 7% 수준으로 줄었다.
이를 두고 bhc는 “대법원 판단을 존중하고 더 이상의 논란과 분쟁이 없길 바란다”는 입장을, BBQ는 “bhc가 청구한 3000억원의 손배액이 얼마나 억지스러운 주장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고 발표하며 여전히 갈등의 골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