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유통잇슈] 칼 빼든 신세계, 베트남 진격하는 롯데
[월간유통잇슈] 칼 빼든 신세계, 베트남 진격하는 롯데
  • 박성은·박소연 기자
  • 승인 2023.09.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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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베트남에 초대형쇼핑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22일(현지시간) 공식 오픈한 가운데 신동빈 회장이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롯데그룹이 베트남에 초대형쇼핑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22일(현지시간) 공식 오픈한 가운데 신동빈 회장이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2023년 9월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임원인사를 조기에 단행하고 이마트·백화점 등 핵심을 포함한 계열사 대표의 40%가량을 내치면서 성과에 따른 철저한 ‘신상필벌’의 모습을 보여줬다. 과감한 인사 단행이 수익성 개선, 미래 먹거리 발굴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지 주목된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하노이판 롯데월드몰’로 불리는 초대형 쇼핑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공식 오픈행사에 참석하며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화갤러리아는 그룹 3세인 김동선 본부장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영훈 전략기획실장을 새 대표로 내세웠다. 농심 ‘먹태깡’이 불을 지핀 어른 스낵시장의 판이 점차 커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새 판 짜기…대표이사 40% '물갈이'
핵심 이마트·신세계 각각 한채양, 박주형 내정 

신세계그룹이 예년보다 이른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그룹 양 축인 이마트, 신세계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 수장들이 대부분 교체됐다. 수치로 따지면 대표이사 40%가량이 ‘물갈이’ 됐다. 변화와 쇄신, 시너지 강화, 성과총력체제 구축에 초점을 맞춰 인사를 단행했다는 게 신세계그룹의 설명이다. 지속된 수익성 악화는 물론 야심차게 내놓은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성과가 기대만큼 못 미치는 등 사업 전반에 침체된 분위기가 감돈 탓이다. 이번 인사는 이명희 그룹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총괄사장 남매가 ‘칼’을 빼들며 새 판을 짜기 위한 결단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선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와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동시 해임됐다. 강희석 전 대표는 ‘정용진의 남자’로 불릴 정도로 정 부회장 신임이 컸던 인물이다. 손영식 전 대표는 코로나 여파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면세 주력의 신세계디에프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가 정 총괄사장의 신뢰로 작년에 신세계 대표로 발탁됐다. 하지만 이들은 수익성 개선과 성장 모멘텀 발굴이라는 과제를 해결하지 못해 자리에 물러났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좌), 박주형 신세계 대표(우). [사진=신세계그룹]
한채양 이마트 대표(좌), 박주형 신세계 대표(우). [사진=신세계그룹]

대신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가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한 대표는 이마트는 물론 이마트에브리데이(SSM·기업형슈퍼마켓), 편의점 이마트24 대표를 겸직한다. 박 대표 역시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 겸직한다. 특히 한 대표는 그룹 내 전략·재무통으로 통한다. 2019년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맡은 후 만성적자였던 회사의 재정상태를 지난해 222억원 흑자 전환으로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또한 이번 인사로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는 그룹 주류 계열사 신세계L&B 대표를 겸직한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는 조선호텔앤리조트 수장도 맡는다. 스타벅스 성장에 기여한 ‘백전노장’ 이석구 신세계 신성장추진위원회 대표는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로 선임됐다. 
 
◇베일 벗은 '하노이 속 롯데'…그룹 역량 총결집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 오픈…신동빈·신유열 부자 동행

롯데그룹 역량을 총결집한 베트남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22일(현지시간) 공식 오픈했다. 하노이 최대 호수이자 인기 관광지 ‘서호(西湖)’ 인근에 위치한 총 7개층, 연면적 11만평에 육박한 초대형 상업복합단지다. 쇼핑몰과 마트,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 다양한 쇼핑과 문화 콘텐츠를 한 곳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는 ‘하노이판 롯데월드몰’이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베트남 여타 쇼핑몰과 달리 각 층마다 제각기 다른 테마로 차별화했다. 1층은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의 ‘인플루언서 에비뉴’, 2층은 젊은 고객 취향을 반영한 ‘플레이그라운드’ 테마를 적용했다. 3층은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등 가족 친화형 테마 ‘패밀리 원더랜드’, 4층은 문화 체험을 즐길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파크’로 구성했다. 5층은 어린이를 위한 ‘키즈 판타지아’ 테마로 꾸몄다. 쇼핑몰 입점 매장 총 233개 중 약 40%인 85개 매장은 지역을 대표하는 특화 매장으로 구성해 균형감도 고려했다.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은 “웨스트레이크는 잠실처럼 쇼핑몰·마트·호텔·아쿠아리움·시네마 등 그룹의 모든 역량을 쏟아 베트남 고객들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복합단지”라며 “웨스트레이크를 베트남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왼쪽에서 두 번째)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오픈 기념식에 참석했다. [사진=김소희 기자]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왼쪽에서 두 번째)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오픈 기념식에 참석했다. [사진=김소희 기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그랜드 오픈 행사에는 신동빈 그룹 회장과 아들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부자(父子)’도 참석했다. 그랜드 오픈 행사에서 신 회장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2016년부터 부지 개발에 착수해 6억4300만달러(약 8592억원)가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로 그룹의 모든 역량을 모은 핵심사업”이라며 “하노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해 지역경제와 베트남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화갤러리아, 수장 바꾸고 '김동선 버거' 2호점 임박
신임 대표 '전략통' 김영훈 내정…내달 '파이브가이즈' 여의도 입성

한화갤러리아는 이달 1일 김영훈 전략기획실장을 새 대표이사로 내정하며 6년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김영훈 신임 대표는 1991년 한화그룹에 입사한 후 20여년간 전략팀장, 기획실장, 전략기획실장 등을 거치면서서 한화갤러리아의 신사업을 전담한 전략통(通)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이번 인사가 한화갤러리아에서 경영보폭을 확대하고 있는 오너 3세 김동선 전략본부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조직 체제를 전략·영업·상품 3개 본부로 개편했는데 김동선 본부장이 전략본부를 맡고 있다. 김 신임 대표는 김 본부장 아래서 전략기획실장을 지낸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한화갤러리아는 앞서 올해 3월 한화솔루션으로부터 분할하면서 독자경영을 시작했고 김 본부장이 갤러리아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그는 미국의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론칭하며 신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6월 서울 강남에 문을 연 파이브가이즈는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으며 다음 달 여의도로 진출한다. 파이브가이즈 2호점은 더현대 서울에 자리할 예정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앞으로 5년간 파이브가이즈 매장을 15개 이상 출점할 계획이다.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신임 대표. [사진=한화갤러리아]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신임 대표. [사진=한화갤러리아]

김 본부장 주도의 신사업은 김영훈 신임 대표 발탁으로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김 내정자가 갤러리아 특장점인 프리미엄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 먹거리 발굴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먹태냐, 노가리냐…농심-롯데의 '어른 스낵' 경쟁
품귀 빚은 '먹태깡' 인기에 '노가리칩'도 덩달아 호응

청양마요 열풍을 일으킨 농심 ‘먹태깡’과 롯데웰푸드 ‘오잉 노가리칩(청양마요맛)’이 품절 사태를 빚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농심은 지난 6월 26일 신제품 '먹태깡'을 출시한지 12주(9월 17일), 약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600만봉을 돌파했다. 먹태깡은 먹태 특유의 감칠맛에 청양마요맛을 더해 짭짤하고 알싸한 맛을 표현한 제품이다. 특히 술안주로 인기를 얻으면서 ‘어른 스낵’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제과 경쟁사인 롯데웰푸드도 이 같은 시장 분위기를 올라타기 위해 이달 신제품 ‘노가리칩’을 선보이며 어른 스낵시장 경쟁은 본격적으로 불이 붙게 됐다. 

농심 먹태깡(좌)과 롯데웰푸드 오잉 노가리칩(우). [사진=각 사]
농심 먹태깡(좌)과 롯데웰푸드 오잉 노가리칩(우). [사진=각 사]

먹태깡과 노가리칩 모두 찾는 이들이 많다보니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곳곳에서 품절 사태,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유통채널들은 수요 대비 공급 부족으로 구매 수량 제한, 발주 중단 등 물량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농심은 생산시설을 부산공장에 이어 아산공장으로 확대하면서 출시 초기 주당 30만봉 수준이던 생산량을 60만봉으로 2배 늘렸다. 롯데웰푸드 또한 노가리칩 생산라인을 풀가동 중인 한편 인력 충원 등 추가 생산을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어른 스낵 대란에 편의점업계도 먹태깡을 연상시키는 PB(자체브랜드) 및 독점 상품을 잇달아 내놨다. CU는 PB ‘HEYROO 청양마요맛새우칩’, GS25는 상일제과의 ‘먹태쌀칩 청양마요맛’, 세븐일레븐은 유앤아이트레이드의 ‘먹태이토 청양마요맛’을 선보였다.

[신아일보] 박성은·박소연 기자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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