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유통잇슈] '세대교체' 재벌집 아들들, '날개' 단 K라면
[월간유통잇슈] '세대교체' 재벌집 아들들, '날개' 단 K라면
  • 박성은·김소희·박소연 기자
  • 승인 2023.11.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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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홍정국 BGF 겸 BGF리테일 부회장,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홍정국 BGF 겸 BGF리테일 부회장,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 [사진=각 사]

2023년 11월 유통업계에서는 한화갤러리아 김동선, BGF 홍정국, 패션그룹형지 최준호 등 오너 2·3세들이 그간의 성과를 발판 삼아 승진하면서 경영 전면에 본격 등장했다. 쿠팡은 지난 3분기 실적 공시를 통해 분기 매출 첫 8조원을 넘겼고 흑자 행진은 5개 분기 연속 이어갔다. 유통시장 판도를 흔드는 ‘빅 플레이어’로 확실한 입지를 굳힌 모습이다.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국내 빅3 라면 메이커의 공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으로 라면 수출이 사상 첫 1조원을 넘어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출범하고 경영 효율성을 기하며 ‘2030년 연매출 40조원 달성’에 박차를 가했다.  
  
◇한화·BGF·형지, 오너 2·3세 시대 개막
김동선 부사장, 홍정국·최준호 부회장 '승진'

한화갤러리아·BGF·패션그룹형지의 오너 2·3세들이 임원인사를 통해 승진했다.

한화갤러리아는 김승연 회장의 삼남 김동선 전략본부장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는 미국 수제버거 ‘파이브가이즈’의 성공적인 국내 론칭이 뒷받침됐다. 김동선 부사장은 브랜드 도입을 위한 초기 기획부터 계약 체결까지 전반을 진두지휘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출범한 ‘한화로보틱스’에서 전략기획담당을 맡으며 로봇사업으로 보폭을 넓혔다. 김 부사장은 한화로보틱스의 서비스 로봇 역량을 호텔·백화점·외식 등 그룹 유통사업에 접목해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장남 홍정국 BGF 대표는 BGF와 BGF리테일 부회장에 선임됐다. 그는 2013년 BGF그룹에 입사해 전략기획본부장, 경영전략부문장을 거쳐 2019년 BGF 대표에 올랐다. 홍정국 부회장은 그룹의 신성장 기반을 발굴하고 편의점 CU의 해외진출을 통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 왔다. 홍 부회장은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육성하고 CVS(소형소매점포) 사업 경쟁력과 주력 계열사에 대한 책임경영을 강화할 예정이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장남인 최준호 사장도 그룹 총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에는 최준호 부회장의 경영 혁신 및 신사업 육성을 통한 실적 개선, 미국·동남아·유럽 등 해외시장 진출이 크게 작용했다. 최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한 까스텔바작은 올해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형지엘리트의 올 3분기까지 매출은 전년보다 73% 늘어난 929억원을 기록했다. 최 사장은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 신사업 육성, 해외사업 확대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경신 또 경신' 쿠팡, 최대 실적 달성
3분기 매출 8조1028억, 영업익 1146억…연간 흑자 확실

쿠팡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8조원을 넘겼다. 또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올해 연간 흑자가 확실해졌다.

쿠팡은 이달 8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보고서를 통해 올해 3분기 매출 8조1028억원(61억8355만달러, 분기 평균환율 1310.39원 적용), 영업이익 1146억원(59억6602만달러)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11% 증가했다.

쿠팡 모바일 화면. [사진=쿠팡]
쿠팡 모바일 화면. [사진=쿠팡]

이는 지난해 3분기보다 핵심 비즈니스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분야 매출이 18%, 성장사업 분야(대만·쿠팡이츠·쿠팡페이 등) 매출이 41% 신장한 결과다. 실제 유료멤버십인 ‘와우’ 회원이 쿠팡이츠 할인 제공 후 90% 늘었다. 또 활성고객(분기에 한 번이라도 제품을 산 고객) 수가 2042만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14% 많아진 점도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활성고객 1인당 매출은 39만7040원(303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 올랐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다년간의 독보적인 투자와 고객 경험, 운영 탁월성에 집중해 견고한 성장세와 수익성 확대를 지속 달성하고 있다”며 “활성고객이 이제 2000만명이고 여전히 전체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다. 성장 기회가 무궁무진한 만큼 앞으로도 와우를 고객에게 지구상 최고의 가치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라면 수출 1조 넘었다…농심·오뚜기·삼양 영업익 급증
전년比 25% 성장 7억8525만달러…빅3 메이커 수익성 '활짝'

한국 라면이 올해도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식품 수출통계현황에 따르면, 올 1~10월까지 라면 수출액 누계는 7억8525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4.7% 늘었다. 한화로 환산하면 약 1조225억원이다. 작년 수출액 7억6541만달러(9950억원)를 웃돌면서 또 다시 경신했다. 수출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14%가량 증가한 20만1363톤(t)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수출량 21만5953t에 근접한 만큼 올해 사상 최대 물량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수출액 기준 한국 라면을 가장 많이 먹는 나라는 중국이다. 1억7445만달러어치(2269억원)가 유통됐다. 이어 미국 1억700만달러(1391억원), 일본 4866만달러(633억원), 네덜란드 4864만달러(632억원), 말레이시아 3967만달러(516억원) 등의 순이다. 특히 미국은 금액과 물량 면에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0%, 60%에 육박한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 베이징에 한 대형마트에서 현지 소비자들이 농심 신라면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농심]
중국 베이징에 한 대형마트에서 현지 소비자들이 농심 신라면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농심]

K라면 선도기업으로는 농심·오뚜기·삼양식품 등 국내 라면 빅(Big)3가 꼽힌다. 농심은 국내는 물론 미국과 중국에서도 라면을 생산한다. 최근에는 신라면 글로벌 첫 컬래버레이션(협업) 제품으로 태국의 미슐랭 셰프와 협업한 ‘신라면 똠얌’ 2종을 내놨다. 오뚜기는 라면을 비롯한 해외사업 매출 비중이 2020년 10%에서 올 상반기 13.5%로 성장세를 기록했다. 라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삼양식품은 중국 최대 쇼핑축제 ‘광군제’에서 불닭시리즈를 앞세워 1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K라면의 성장 속에서 라면 빅3 메이커의 영업이익은 급증했다.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누계로 수익 성장률(전년 동기 비교)을 살펴보면 농심이 162%로 가장 높다. 이어 삼양식품 56%, 오뚜기 41%다.   

◇현대백화점그룹,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현대지에프홀딩스' 출범…경영 효율화·시너지 극대화

현대백화점그룹이 이달 8일 현대지에프홀딩스 공식 출범과 함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별도 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관리하는 순수 지주회사로 △유통 △패션 △식품 △리빙·인테리어 등 그룹 내 27개 자회사(국내 기준)를 편입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자회사의 기업가치 제고와 경영 효율화, 각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재무·투자·사업개발·법무·홍보·인사 등의 경영자문과 업무지원을 담당한다. 아울러 그룹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와 투자 및 리스크 관리도 맡는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룹의 미래사업이 될 신사업을 발굴해 성장 방향성을 제시하고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

현대백화점그룹 본사. [사진=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본사. [사진=현대백화점그룹]

그룹은 지주회사 출범을 계기로 경영 효율화는 물론 경영 안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기대한다. 궁극적으로는 효율적으로 자원을 배분함으로써 저평가된 자회사들의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관측한다. 이를 통해 2030년 매출 40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운 ‘비전 2030’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정지선 그룹 회장과 정교선 그룹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은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을 각각 38%, 28%의 보유하고 있다. 장호진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사장도 사내이사로 발탁됐다.

[신아일보] 박성은·김소희·박소연 기자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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