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유통잇슈] 현대百 '인적분할' 무산, 식품사 3조클럽 '2배'
[월간유통잇슈] 현대百 '인적분할' 무산, 식품사 3조클럽 '2배'
  • 박성은·김소희 기자
  • 승인 2023.02.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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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판교점. [사진=박성은 기자]
현대백화점 판교점. [사진=박성은 기자]

2023년 2월 유통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을 추진했지만 임시주주총회에서 브레이크가 걸려 무위로 돌아갔다. 반전을 노렸던 홍원식 회장은 ‘남양유업’ 경영권 매각 항소심에서도 지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이(e)커머스 국내 상장 1호 타이틀을 거머쥐려고 했던 ‘오아시스’는 증시 혹한기로 코스닥 상장을 철회했고, 식품업계는 지난해 외형 성장을 이어가며 매출 ‘3조 클럽’ 기업이 전년보다 2배 늘었다.

◇현대백화점 지주회사 체제 전환 중단
정족수 미달로 안건 부결…"재추진 계획 없다"

현대백화점이 이달 1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9월 이사회에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은 신설법인인 현대백화점홀딩스와 존속법인인 현대백화점으로 분리될 예정이었다. 현대백화점홀딩스는 지주회사로 신사업 투자 등을 담당하고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점포 운영·새 모델 개발 등을 담당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정족수 미달로 해당 안건은 부결됐다. 이로써 현대백화점이 분할 후 추진하려던 자사주 소각과 확대된 배당 정책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도 모두 없던 일이 됐다.

현대백화점은 “임시주총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지배구조 개편을 전제로 시행하려 했던 계획은 진행하지 못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재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홍원식 회장, 남양유업 매각 소송 2심도 패소
재판부, 항소 모두 기각…대법원 상고 계획

남양유업 경영권 매각을 두고 홍원식 회장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에게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에서도 졌다. 홍 회장 측은 1심 때와 동일하게 ‘쌍방대리’를 부각시켰다. 쌍방대리는 계약 당사자의 법적 대리를 동일한 대리인이 모두 맡아 계약하는 것인데 국내외 모두 원칙적으로 허용되진 않는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서울고법 민사16부)는 “피고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며 지난해 9월 열었던 주식양도 청구 소송에서 한앤코가 승소 판결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남양유업. [사진=박성은 기자]
남양유업. [사진=박성은 기자]

홍 회장 측은 판결 직후 “매도인, 매수인 모두 대리한 로펌(김앤장) 변호사들이 증인 출석 거부 등 비협조적인 상황에서도 사실 내용을 소명하고자 노력했다”면서도 “재판부는 이들을 단순한 사자(심부름꾼)로 격하해 관련 사실관계나 법리 다툼이 심리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홍 회장은 항고할 뜻을 내비친 만큼 남양유업 경영권 다툼 향방은 결국 대법원 판결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오아시스, 증시 혹한기에 IPO 철회
수요예측 결과 희망공모가 하단 60% 수준…부담 커

오아시스는 이달 13일 금융감독원에 상장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컬리가 상장 연기를 결정한 데 이어 오아시스도 증시 혹한기에 백기를 들었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최근 대내외 경제 악화로 위축돼 투자심리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실제 오아시스가 이달 7일과 8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다수가 희망공모가 하단(3만500원)의 60%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는 비식품분야 카테고리 확대, 전국구 새벽배송, 무인자동화 시스템 도입, 퀵커머스(즉시배송) 론칭, 급식시장 진출 등으로 외형적 성장을 하며 적정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을 고려해 상장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가 지난 8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코스닥 상장 이후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소희 기자]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가 지난 8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코스닥 상장 이후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소희 기자]

안준형 대표는 “이번 상장 추진으로 시장에 오아시스의 본질과 혁신적인 물류시스템을 알렸고 차별화된 경쟁력과 성장전략 등 펀더멘털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이 큰 수확”이라며 “혁신적 물류테크를 기반으로 유기농 식품의 대중화를 이끄는 이커머스 선도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지난해 외형성장 지속
글로벌 사업 호조·가격인상 효과

식품업계가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생산비용 압박 등 위기에서도 지난해 매출 성장은 지속하면서 ‘3조 클럽’ 기업이 1년 만에 두 배 늘었다. 

지난해 매출 기준 3조 클럽에 등극한 기업으로는 SPC삼립(3조3145억원), 오뚜기(3조1833억원), 농심(3조1291억원) 3개사다. 또 3조원대에서 4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기업은 대상(4조854억원), 롯데제과(4조745억원), 동원F&B(4조236억원)다. 식자재가 주력인 현대그린푸드(3조9232억원)도 4조원에 육박한다. CJ제일제당은 식품사업 매출만 전년 대비 16% 증가한 11조1042억원이다. 2021년 기준 매출 3조원 이상 식품사는 CJ제일제당, 현대그린푸드, 대상, 동원F&B 4개였다.   

어느 마트에 진열된 CJ제일제당 비비고 간편식. [사진=박성은 기자]
어느 마트에 진열된 CJ제일제당 비비고 간편식. [사진=박성은 기자]

식품사들의 외형 성장은 글로벌 사업성과 덕분이다. 업계 1위 CJ제일제당의 경우 메가 브랜드 ‘비비고’, 미국 ‘슈완스’ 등의 성과에 힘입어 해외에서만 5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제품 가격인상에 따른 단가 상승도 매출 증대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수익성은 썩 좋지 못했다. 영업이익 면에서 대상은 전년보다 -9.2%, 롯데제과 -6.3%, 동원F&B -1.3%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의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에 머문다. 

[신아일보] 박성은·김소희 기자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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