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 부동산] 집 사는 데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요?
[궁금해 부동산] 집 사는 데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요?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4.04.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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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수요 차단 위해 도입된 '토지거래허가제'
거래 시 제약 조건 따라…재산권 침해 주장도
(이미지=신아일보DB)

금융과 세금, 복잡한 정책이 맞물려 돌아가는 부동산은 높은 관심에 비해 접근이 쉽지 않은 분야입니다.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이들은 물론 많은 임대인과 임차인에게 부동산은 가깝고도 먼 대상입니다. 그래서 신아일보가 기본적인 부동산 용어부터 정책, 최근 이슈까지 알기 쉽게 설명하는 '궁금해 부동산'을 연재합니다. 알쏭달쏭 부동산 관련 궁금증, '궁금해 부동산'이 풀어드립니다. <편집자 주>

몇 년 전 서울시 강남구에서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하려던 주민에게 공무원이 이미 살고 있는 아파트 평수도 넓지 않으냐고 해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부동산 거래와 관련해 빗어진 일인데요. 최근에도 서울 압구정과 여의도, 목동, 성수동 일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전후로 관련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이번엔 토지거래허가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토지거래허가제는 말 그대로 해당 지역 내에서 일정 규모 이상 토지 또는 일정 규모 이상 토지를 포함하는 주택을 거래하려면 해당 시·군·구 허가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여기엔 부동산 투기 억제라는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된 압구정과 여의도, 목동만 봐도 대규모 재건축 사업을 앞둔 곳들이죠.

이 제도는 지난 1978년에 처음 도입됐습니다. 당시 여러 개발사업으로 곳곳에서 나타나던 부동산 투기 세력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최초의 토지거래허가지역 지정은 1985년 대전시 대덕연구단지 일원이었다고 합니다. 금융실명제가 실시된 1993년에는 전 국토의 93.8%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이었던 적도 있었다네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선 토지 거래 시 지방자치단체 허가 외에도 몇 가지 제약이 뒤따릅니다. 주택이나 상가는 최소 2년 이상 실거주하거나 영업하는 실수요자만 매매할 수 있습니다.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를 이용한 갭투자가 불가능한 구조죠. 또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자거나 현재 보유 중인 주택을 1년 이내에 처분해야 합니다. 여기에 잔금도 계약 후 3개월 이내 납부해야 하죠. 

허가 없이 거래하다가 걸리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토지가격의 최대 30%에 해당하는 벌금형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계약도 무효가 됩니다. 투기 수요 차단이라는 제도 취지를 생각하면 이 같은 제약 사항과 처벌 조항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다만 토지거래허가제에는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늘 따라붙습니다. 인근 비규제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 등에 대한 지적도 있죠.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1989년과 1997년 두 차례에 걸쳐 토지거래허가제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투기적 거래를 억제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로 사유재산권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을 앞두고 해제 기대감에 해당 지역 집값이 들썩이곤 하는데요. 이런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부동산 거래를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이런 상황과 제약 조건 등을 미리 잘 살펴야겠습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