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유통잇슈] 이재현의 '안정 속 쇄신', 이마트 분사 후 첫 '적자'
[월간유통잇슈] 이재현의 '안정 속 쇄신', 이마트 분사 후 첫 '적자'
  • 김소희·정지은 기자
  • 승인 2024.02.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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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유통잇슈’는 유통업계 담당 기자들이 한 달간 주요 이슈와 화제를 골라 핵심만 명료하게 짚어주는 ‘정리 정돈된’ 기사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유통 뉴스들 중에서 ‘이것’만 알고 있어도 한 달 동안 업계가 어떻게 돌아갔는지 가볍게 되새길 수 있다. <편집자 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1월 10일 CJ올리브영 본사에서 임직원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CJ그룹]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1월 10일 CJ올리브영 본사에서 임직원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CJ그룹]

2024년 2월 유통업계에서는 CJ그룹의 지각 임원인사가 단행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주력 계열사들의 부진으로 장고해 왔고 제일제당과 대한통운 수장만 교체하는 안정을 택했다.

이마트는 (주)신세계로부터 독립한 이후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냈다. 본업인 대형마트와 연결 자회사인 신세계건설 부진이 뼈아팠다. 하림은 국내 최대 해운선사 HMM 인수를 통해 종합물류기업 도약을 기대했지만 끝내 무산됐다. 에이피알(APR)은 기업공개(IPO) 가뭄 속에서 111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증시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CJ그룹, 해 넘긴 임원인사…결론은 '안정'
제일제당 강신호·대한통운 신영수…신임 임원 19명

CJ그룹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늑장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통상 11월에서 12월 사이에 임원인사를 해왔다는 점에서 3개월가량 지연됐다. CJ그룹은 제일제당·대한통운 등 주요 계열사 전문경영인을 교체했으며 총 19명을 경영리더(임원)로 승진시켰다. 이번 CJ그룹의 임원인사 역시 그간과 마찬가지로 ‘실적 있는 곳에 승진 있다’로 갈음됐다.

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로 강신호 대한통운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강 대표는 1988년 CJ그룹 공채로 입사했다. 2020년에는 제일제당 대표로 발탁됐고 2021년부터는 대한통운의 지휘봉을 잡았다. 강 대표는 이번 임원인사로 다시 제일제당으로 돌아온 동시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CJ그룹 공채 출신 중 부회장 승진은 강 대표가 최초다.

대한통운 신임 대표에는 신영수 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대표가 선임됐다. 신 대표는 ‘오네(O-NE)’를 론칭하는 등 택배·이커머스 부문에서 미래형 사업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신 대표가 이끈 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CJ그룹은 이와 함께 19명의 신임 경영리더를 배출했다. 어려운 경영상황 속에서도 미래 성장을 고려한 소폭 승진이었다. 신임 경영리더의 절반 수준인 10명은 이재현 회장이 올해 초 직접 현장을 찾았던 대한통운(6명)과 올리브영(4명)에서 나왔다. 생년으로 보면, 1980년생 6명, 1990년대생 1명 등으로 성과만 있다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그룹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이마트, 영업손실 469억…건설 역행·마트 성장둔화
스벅·신세계푸드·스타필드 선방…본업 경쟁력 강화 총력

(주)이마트가 2011년 5월 (주)신세계 대형마트 사업부문에서 독립법인으로 신설돼 운영된 지 약 12년 만에 첫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이마트의 2023년 영업손실 규모는 469억원로 집계됐다. 2022년의 1357억원보다 1826억원 줄어든 수치다.

이마트 본사 외관. [사진=이마트]
이마트 본사 외관. [사진=이마트]

이마트는 연결 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의 부진이 적자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건설은 공사 원가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분양실적 부진, 예상되는 미래 손실 선반영 등으로 전년 대비 1757억원이 늘어난 187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물론 본업인 대형마트 사업의 실적도 악화됐다. 이마트 별도기준 2023년 영업이익은 1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4% 감소됐다.

그나마 스타벅스 운영사인 SCK컴퍼니가 꾸준한 출점 효과로 139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일부 상쇄했다. 또 신세계푸드가 단체급식사업 수요 증가와 사업 효율성 향상으로, 조선호텔앤리조트가 투숙률 증가와 리테일사업 호조로, 스타필드 운영사인 신세계프라퍼티가 주요 매장의 방문객 증가로 각각 선방했다.

이마트는 올해 오프라인 본업 경쟁력 회복과 G마켓·SSG닷컴의 상각전영업이익(에비타·EBITDA) 흑자 달성에 총력을 기울여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이마트는 그 일환으로 이마트·이마트24·이마트에브리데이 3사 기능을 통합해 원가경쟁력 확보와 물류 효율화를 꾀할 방침이다.

◇HMM 품을 줄 알았던 하림, 끝내 불발
이견으로 협상 결렬…'종합물류기업 도약' 물거품

하림그룹의 국내 최대 해운선사 HMM 인수가 무산됐다. 

하림그룹은 지난해 12월 동원그룹을 제치고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림그룹은 2015년 팬오션을 확보하면서 현재까지 해운사업을 진행 중이며 HMM 최종 인수를 통해 ‘종합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기대해 왔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사진=하림]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사진=하림]

하림그룹의 팬오션과 재무적 투자자(FI)인 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7주간 KDB산업은행,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매도인 측과 협상을 진행했다. 이 기간 하림그룹은 △HMM의 현금배당 제한 △일정 기간 지분 매각 금지 △정부 측 사외이사 지명 권한 등의 조항이 담길 주주 간 계약의 유효기간을 5년으로 제한할 것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매도인 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결국 하림그룹에 최종 결렬을 통보했다. 이로써 매도인 측은 HMM 지분 57.9%를 그대로 보유하게 됐다.

하림그룹은 7일 낸 입장문을 통해 “HMM의 안정적인 경영 여건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건설적인 의견들을 제시하며 성실하게 협상에 임했으나 최종적으로 거래 협상이 무산됐다.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뷰티테크' 에이피알, 청약 경쟁률 1113대1
증거금 약 14조, 공모가 1주당 25만원…27일 코스피 상장

글로벌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APR)은 이달 14일과 15일 양일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 1112.54대1을 기록하며 흥행을 거뒀다. 최근 유가증권시장(코스피·KOSPI) 상장에 도전한 기업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에이피알이 확보한 증거금만 약 14조원에 달했다.

에이피알 CI
에이피알 CI

오는 27일 상장 후 에이피알의 시가총액은 1조896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에이피알은 앞서 이달 2일부터 8일까지 국내외 1969개 기관을 상대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최종 공모가를 희망밴드(14만7000원~20만원) 상단을 넘어선 25만원으로 확정한 바 있다.

에이피알은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목표치를 제시한 것을 흥행이유로 꼽았다. 또 뷰티테크 분야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독보적인 기술력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도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에이피알은 혁신 기술이 담긴 신제품을 지속 출시하는 것은 물론 해외시장 판로 확대를 통해 글로벌 뷰티테크 넘버원(No.1)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각오다. 김병훈 대표는 “상장을 끝이 아닌 시작이라 생각하고 주주·투자자들과 적극 소통해 성장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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