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현대 '수장 교체'…롯데 정준호, 입지 굳건 '무게'
신세계·현대 '수장 교체'…롯데 정준호, 입지 굳건 '무게'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3.11.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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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첫 외부영입으로 주목, 경영 2년차…점포 리뉴얼 추진
'프리미엄 쇼핑 1번지' 위한 투자 지속…수익성 개선은 '숙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와 본점 외관 전경.[사진=롯데쇼핑, 그래픽=김다인 기자]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와 본점 외관 전경.[사진=롯데쇼핑, 그래픽=김다인 기자]

신세계그룹에 이어 현대백화점그룹까지 백화점 대표 교체 카드를 꺼내자 업계 안팎의 이목은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거취에 쏠린다. 업계에서는 백화점 이미지 개선을 위한 투자가 진행되는 만큼 실적 부진에도 그룹에서 정 대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재신임 가능성이 좀 더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정준호 대표는 롯데그룹의 2022년 임원인사에서 롯데쇼핑 신임 백화점사업부 대표(부사장)로 선임됐다.

정 대표는 2019년 정준호 롯데GFR 대표로 롯데그룹에 합류하기 전까지 20여년간 유통사업 경쟁사인 신세계그룹 소속이었다. 때문에 정 대표는 그룹의 첫 외부 출신 대표이자 주력 사업군인 백화점 대표로 발탁돼 주목을 받았다.

정 대표는 ‘프리미엄 쇼핑 1번지’에 방점을 찍고 리브랜딩은 물론 주요 점포 리뉴얼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롯데백화점의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대중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오픈서베이의 ‘백화점 트렌드 리포트 2023’를 보면, 롯데백화점의 ‘고급·프리미엄’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24.5%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신세계는 52.2%, 현대백화점은 47.5%다.

정 대표는 우선 지난해 백화점·아울렛을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또 럭셔리 부문 경쟁력 제고를 위한 상품기획(MD) 전문가를 영입했고 MD본부 사무실을 강남으로 이전했다.

특히 정 대표는 ‘트렌디하고 럭셔리한 백화점’을 콘셉트로 본점, 잠실점, 인천점(식품관), 수원점 등 수도권 주요 점포 8곳을 고급화하고 있다. 투자액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총 약 9000억원이다. 정 대표는 이를 통해 해당 점포의 매출을 극대화하고 ‘상권 넘버원(No.1) 점포’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정 대표는 아울러 성장성과 수익성이 우수한 쇼핑몰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쇼핑몰의 경우 2026년 송도점을 시작으로 부산 광복·대구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취임 당시 △고객만족 △인사제도 개선 △강남 1위 점포 등을 목표로 내세웠다. 정 대표는 이와 관련해 “잠실점과 강남점을 고급스러우면서 세련되고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백화점으로 업그레이드해 강남 1등 점포로 만들겠다. 나아가 롯데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고 이 같은 성공 경험을 다른 점포로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 체제 첫 해인 2022년 롯데백화점은 3조2319억원의 매출과 498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은 2.2% 늘고 영업이익은 14.7%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7964억원과 131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7.0%, 21.1% 신장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각각 9.2%와 7.4%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다만 롯데백화점의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8220억원과 6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8%, 36.9%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정 대표가 사회 전반에 깔린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 흐름을 확실히 뚫지 못했다는 점에서 재신임에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부터 그간의 꾸준한 추진력을 비롯한 경영능력을 인정 받아 정 대표가 백화점 프리미엄 전략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란 업계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뉴얼 효과로 롯데백화점의 이미지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반면 경기 악화로 실적이 뒷걸음질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임원인사를 할지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는 예상이 어렵다”고 말했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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