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백화점 대표 점포 매출 '고공행진'
잘 키운 백화점 대표 점포 매출 '고공행진'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3.12.21 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세계 강남점 3조, 롯데 잠실점·본점 2조, 더현대 서울 1조
MD 고급화로 VIP 공략…MZ세대 위한 이색 팝업·콘텐츠 多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사진=신세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사진=신세계]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빅(Big)3의 대표 점포들이 새로운 기록을 써내고 있다. 다양한 MD(상품기획)와 이색 팝업스토어 등 고객들이 찾아올 이유를 만들기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21일 각 사에 따르면 롯데는 잠실점과 본점, 신세계는 강남점,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이 매출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국내 단일 유통시설 최초로 연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2000년 개점 이후 2010년 당시 최단 기간 연매출 1조원을 넘긴 데 이어 2019년에는 국내 첫 2조원 점포가 됐다. 4년 만인 올해 3조원 고지를 밟았다.

신세계는 독보적인 브랜드 수와 MD 구성, ‘1등 백화점’을 향한 그간의 과감한 투자와 혁신이 결실을 맺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신세계 강남점은 신관 증축·전(全)관 리뉴얼 등으로 국내 백화점 최다 수준인 1000여개 브랜드를 보유하며 VIP(우수고객)의 선택을 받았다. 3대 명품인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은 물론 구찌·디올 등의 럭셔리 브랜드 매장을 갖춘 것도 VIP를 확보에 힘을 보탰다.

신세계는 백화점 주요 고객으로 떠오른 2030세대와 엔데믹 이후 외국인 고객을 적극 공략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스트리트 패션과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대거 유치했다. 그 결과 구매객의 40%가 30대 이하였고 서울 외 지역에서 찾은 고객의 매출도 전체 매출의 50%가량을 차지했다. 이는 20~30대 젊은 개인 관광객 수요와도 맞아떨어졌다. 이에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587% 증가했고 멤버십 가입 외국고객도 372% 늘었다.

신세계는 경쟁력을 배가시키기 위해 내년에 국내 최대인 1만 9800㎡(약 6000평) 규모의 식품관을 오픈할 예정이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강남점의 국내 최초 단일 점포 3조원 달성은 과감한 투자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얻어낸 귀중한 결실”이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백화점으로서 신세계는 고객의 삶에 쇼핑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또 한 걸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사진=롯데쇼핑]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사진=롯데쇼핑]

롯데는 잠실점에 이어 본점이 올해 매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국내 최초 연매출 2조원 점포 2곳 보유’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2022년부터 백화점, 에비뉴엘, 롯데월드몰이 시너지를 내며 약 5만평 규모의 국내 최대 쇼핑타운으로 재탄생해 지난해 2조598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잠실 롯데월드몰은 M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국내 최초의 플래그십 매장들과 F&B(식음료) 매장의 입점, 아트리움 광장에서 펼쳐지는 체험형 초대형 팝업 등으로 MZ들의 성지로 각광받고 있다.

에비뉴엘 잠실점의 경우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과 롤렉스 매장이 나란히 1층에 위치해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한다. 올해 에비뉴엘 잠실점은 단일 명품관 기준 국내 최초로 1조원을 달성할 것이 확실시된다. 올해 3월에는 최고급 수요를 공략하는 럭셔리 브랜드 전용 팝업 공간인 ‘더 크라운’을 조성하고 최고급 브랜드의 상품과 트렌드를 선도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1979년 개장 이후 국내 최고의 유통시설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곳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1조934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는 2021년 남성해외 패션 전문관 개장을 시작으로 2022년 여성, 식품, 뷰티 상품군을 차례로 리뉴얼해 고급화에 힘썼다.

롯데 본점은 올해 서울시와 함께한 ‘명동 페스티벌’ 등의 상권과 연계한 대형 이벤트를 비롯해 글로벌 인기를 구가하는 K패션 유치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지난해 대비 4배가량 크게 증가했다. 현재 롯데 본점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국내를 대표하는 백화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더현대 서울 전경.[사진=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전경.[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은 2021년 2월 26일 오픈 후 2년 9개월 만인 올해 12월 2일 연매출 1조원을 넘겼다. 종전보다 2년 2개월 앞당긴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이 서울을 대표하는 트렌디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표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와 넓은 휴게공간을 등 백화점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공간 구성에 외국인의 관심이 높은 K컬처를 집대성한 전략이 주효했다. 더현대 서울에서는 올해에만 BTS(3월), 르세라핌(5월), 아이브(6월), ITZY(8월), 블랙핑크(9월) 등 아이돌 그룹 관련 팝업이 꾸준히 열렸다. 이에 더현대 서울은 전국에서 찾아오는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꼭 방문해야 하는 ‘필수 코스’로 떠올랐다. 실제 더현대 서울 외국인 매출은 2022년 전년 대비 731% 증가했고 올해 1~11월 892% 상승했다.

더현대 서울은 2년차부터 차별화된 MD를 끊임없이 선보이며 전반적인 매출 상승세 역시 본격화됐다. 2030세대가 열광하는 온라인 기반 패션 브랜드의 ‘백화점 1호 매장’을 잇따라 유치시키는 역쇼루밍 전략을 펼쳤다. 이에 영패션 중심으로 매출이 가파르게 신장했다.

더현대 서울은 이런 가운데 21일 1층에 루이비통 여성 매장을 오픈했다. 국내에 루이 비통 여성 전 제품을 판매하는 여성 매장이 오픈하는 건 6년 만이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더현대 서울은 단순 쇼핑 공간에 머물던 백화점에 대한 인식을 깨고 ‘오프라인의 재발견’, ‘공간 경험의 가치 극대화’ 등 리테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며 “글로벌 수준의 MD 역량과 더현대 서울에서만 만날 수 있는 K패션 브랜드 등 참신한 콘텐츠 발굴 노력, 이로 인한 객단가 상승 등이 최단기간 1조원 돌파 기록에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ksh333@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