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유통모니터] 하림-HMM '데드라인', 사조 3세의 '존재감'
[월간유통모니터] 하림-HMM '데드라인', 사조 3세의 '존재감'
  • 박성은·김소희 기자
  • 승인 2024.02.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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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의 컨테이너선 [제공=HMM. 출처=연합뉴스]
HMM의 컨테이너선 [제공=HMM. 출처=연합뉴스]

2024년 2월에는 하림그룹의 HMM 인수 본 계약 체결 여부에 업계 관심이 크다. 당초 지난달 23일로 예정됐으나 하림-JKL 파트너스 컨소시엄과 산업은행,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매각 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해 2월 6일로 미뤄진 상황이다. 

단일점포 기준 연매출 3조원을 달성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이달 중순께 국내 최대인 6000여평 규모의 식품관을 선보인다. 사조그룹은 오너 3세 주진홍 부회장 주도로 미국의 식품소재기업 ‘인그리디언’ 한국지사 인수대금 3300억원을 지급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 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는 이달 조주연 대표이사 체제로 본격화하면서 체질 개선을 꾀한다. 조 대표가 올해 어떻게 실적을 내느냐에 따라 매각에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 많은 HMM 매각, 하림의 고민
협상기한 2월 6일…영구채 전환 등 난관 

국내 최대 해운선사 HMM 인수를 두고 하림그룹과 산업은행,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채권단 간의 협상 데드라인은 일단 2월 6일로 잡혔다. 

HMM 매각이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암초들은 많다. 우선 ‘영구채 전환’ 시기다. 하림 컨소시엄은 팬오션을 통해 HMM 지분 57.9%를 인수할 방침이다. 매각 측은 1조원 규모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바꿔 하림에 매각했으나 나머지 1조6800억원어치는 아직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았다. 매각 측은 2025년까지 전량 주식으로 전환할 계획인데 이럴 경우 지분이 32.8%가 된다. 하림 입장에서는 HMM을 인수하고서도 경영권을 위협 받을 ‘위험’이 커진다. 하림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매각 측에 잔여 영구채 주식 전환의 3년간 유예와 주주 간 계약 유효기간 5년 제한 등을 요청했다.  

인수 자금 마련도 관건이다. 하림 컨소시엄은 인수가로 6조4000억원 가량을 제시했다. 조달은 3조원 규모의 팬오션 유상증자, 2조원 상당의 인수금융, JKL파트너스의 5000억원 펀딩 등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선 유상증자와 인수금융 모두 현실성이 낮고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림이 10조원의 HMM의 현금성 자산을 인수자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HMM이 속한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The Alliance)’ 핵심인 세계 5위 해운선사 독일의 하파그로이드(Hapag-Lloyd)가 올해를 끝으로 탈퇴하기로 하면서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디얼라이언스는 세계 3위 규모의 해운동맹이다. 하파그로이드가 탈퇴하면 동맹에 힘이 빠져 선복량 확보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HMM 경영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신세계 강남점 식품관 '국내 최대 규모' 재탄생
2200→6000평, 약 3배…디저트·와인 등 집대성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중순 강남점 식품관 리뉴얼 오픈한다.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식품관을 재단장하는 것으로 규모만 약 6000평(1만9800㎡)에 달한다. 이는 국내 백화점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기존(2200여평)보다 3배가량 확대됐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제공=신세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제공=신세계]

신세계 강남점 식품관은 식음(F&B) 콘텐츠 역량을 총집결해 국내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미식을 아우를 예정이다. 새로운 식품관에서는 더욱 세분화된 장르와 깊이 있는 구성의 ‘식품 장르별 전문관’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파미에스트리트 일대는 국내외 1등으로 통하는 디저트 브랜드들로 채운 ‘스위트 파크’가 들어선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를 통해 강남점을 MZ세대부터 시니어까지, 대중고객부터 VIP까지 모든 고객층을 아우르는 스위트 성지로 만든다는 포부다. 면세점이 운영됐던 공간은 국내 최대 수준의 와인 전문관과 프리미엄 푸드홀로 구성된다. 업계 최초 위스키·샴페인 모노샵도 도입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이 또한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핵심 콘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곳에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들여온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3호점이 입점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식품관 리뉴얼을 발판 삼아 국내 단일 유통시설 최초로 연매출 3조원을 돌파한 강남점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사조, '인그리디언 코리아' 인수 마무리…연매출 5조 기대
주지홍 부회장 그룹 미래 먹거리 발굴 주도

사조그룹 핵심 계열사인 사조대림이 이달 1일 ‘인그리디언 코리아’ 인수대금 3300억원을 지급할 방침이다. 사조가 앞서 지난해 11월 전분·전분당 등 고부가 소재를 주력으로 하는 인그리디언 코리아 인수계약 체결을 발표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총 인수금액은 3840억원이다. 사조는 2027년까지 잔여금 540억원을 나눠서 낼 것으로 알려졌다.

사조그룹 오너 3세 주지홍 부회장 [제공=사조]
사조그룹 오너 3세 주지홍 부회장 [제공=사조]

인그리디언 코리아는 1906년 미국 뉴저지에서 설립된 이래 전 세계 120여개국에 식품 소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 인그리디언의 한국지사다. 인그리디언 코리아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전분공장을 설립한 동양식품이 모태다. 1999년 두산이 인수한 후 미국의 콘프로덕츠(지금의 인그리디언)와 지분 50:50으로 합작한 두산콘프로덕츠가 됐다. 2005년 두산이 콘프로덕츠에 회사를 넘겼으나 사조가 이번 계약으로 다시 품게 됐다.

사조그룹은 이번 인수가 그룹 식품부문 전체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기능성 식품과 푸드테크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개발에 드라이브를 걸어 그룹 매출 5조원 이상을 바라보겠다는 계획이다. 

인그리디언 코리아 인수 주역은 그룹 오너 3세이자 주진우 회장 장남인 주지홍 부회장이다. 주 부회장은 그룹사 식품 부문 전반을 이끌고 있다. 이번 인수 역시 사전협상부터 계약체결까지 전 과정을 꼼꼼히 챙기며 그룹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했다.   
 
◇홈플러스 조주연 체제 출범…지속 성장 정조준
메가푸드마켓 리뉴얼·오프라인 거점 맞춤배송 집중

홈플러스가 이달부터 조주연 신임 대표이사 사장 체제로 운영된다. 조 대표는 2021년 7월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홈플러스에 합류했다. 이후 ‘25살 신선한 생각’ 브랜드 캠페인, ‘물가안정 프로젝트’, ‘당당치킨’,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론칭 등 홈플러스 브랜드를 재활성화하면서 전 부문에 걸쳐 성장을 견인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제공=홈플러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제공=홈플러스]

조 대표가 이끄는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리뉴얼과 오프라인 거점 ‘맞춤배송’에 집중한 온라인 확장 가속화, 상품 경쟁력 강화 등의 전략을 총동원해 지속 성장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가 제시한 미래형 마트 모델인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은 이커머스와 차별화할 수 있고 대형마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먹거리를 전문화한 매장이다. 홈플러스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업그레이드한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2.0’을 통해 고객 경험을 한 층 높인다는 구상이다. 배송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기지로 활용해 고객 편의를 더욱 제고할 방침이다. 상품과 관련해서는 홈플러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단독 상품을 확대해 새로움이 가득한 마트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전임 대표였던 이제훈 사장은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제훈 부회장은 지속성장 전략 등 중장기 전략 수립에 주력한다. 또 회사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김광일 부회장은 당분간 회사 대표이사 부회장직을 겸하면서 전략적 조언 등으로 조 대표를 지원할 예정이다. 

[신아일보] 박성은·김소희 기자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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