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간편식, 만년 적자에도 '고가 전략' 고수…분위기 반전 기대
하림 간편식, 만년 적자에도 '고가 전략' 고수…분위기 반전 기대
  • 정지은 기자
  • 승인 2024.03.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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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미식·멜팅피스·푸디버디' HMR 사업 빠르게 다각화
닭고기 이미지 벗고 '종합식품기업' 탈바꿈 안간힘
연말 온라인 물류센터 가동, '푸드 트라이앵글' 완성
하림 치킨로드에 전시된 하림 HMR 제품들. [사진=정지은 기자]

하림이 ‘신선함’과 ‘프리미엄’을 앞세워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HMR(가정간편식)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닭고기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고자 애쓰는 모습이다. 

다만 후발주자로서 낮은 인지도, 고가 전략 고수는 취약점으로 꼽힌다. 적자 규모도 갈수록 커졌다. 하림은 그럼에도 ‘가격’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림은 올 연말 온라인 물류센터 가동을 계기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지난 2021년 ‘더미식(The 미식)’ 브랜드를 만들었다. 더미식은 최고의 식재료만을 사용해 장인·셰프가 만든 요리 수준으로 끌어올린 맛을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브랜드다. 더미식은 이후 라면, 즉석밥, 국·탕·찌개, 비빔면, 만두 등을 선보였다.

지난해 3월에는 ‘멜팅피스’를 론칭했다. ‘멜팅피스’는 떡볶이같이 한국인의 ‘소울푸드’로 꼽히는 음식을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제품화했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어린이식 브랜드인 ‘푸디버디’를 론칭했다. ‘먹어도 아토피가 올라오지 않는다’는 콘셉트의 푸디버디 라면은 어린이들의 입맛과 권장 영양 섭취량에 맞춰 제작됐다. 

하림 관계자는 “제품 공정을 차별화해 더 건강하고 맛있는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에 품질은 자신 있다”며 “한 번 맛본 사람들은 재구매율이 높다”고 말했다.

하림의 HMR사업은 빠르게 다각화되고 있지만 수익성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 HMR 사업을 맡고 있는 하림산업의 지난 3년간 영업손실(2020~2022년)은 △2020년 294억원 △2021년 558억원 △2022년 867억원으로 적자 규모는 매년 커졌다.

하림 간편식은 좋은 원재료를 강조하며 프리미엄을 지향한다. 주력인 라면, 즉석밥 등의 가격은 경쟁 제품보다 최대 두 배가량 비싸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 구매 장벽이 높다. 특히 지금과 같은 고물가 시대일수록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쫓고 소비 패턴이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하림은 이 시장 후발주자로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온·오프라인 채널을 넘나들며 할인행사 등 공격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그만큼 관련 비용이 대규모로 투입되다보니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HMR은 애초에 건강식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비싼 돈을 주고 사 먹어야 되냐는 인식이 있다”며 “시장에 먼저 진출한 기업들의 점유율이 월등히 높은데 가격까지 비싸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림은 그럼에도 고품질과 고가 전략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하림 관계자는 “건강하고 맛있는 ‘제대로 된 한끼’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며 “가격과 타협하면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림은 올 연말 가동을 목표로 약 1400억원을 투자해 전북 익산 소재 퍼스트키친에 온라인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온라인 물류센터는 소비자에게 음식의 신선함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중간 유통 과정 없이 D2C(소비자 직접 판매)를 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다.

하림 관계자는 “온라인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닭고기 종합처리센터와 하림퍼스트키친을 연결하는 푸드 트라이앵글이 완성된다”며 “퍼스트키친과 물류센터를 통해 애피타이저부터 식사, 후식까지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love1133994@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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