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인사 임박' 안정 무게 속, 부진 수장 교체 '솔솔'
'롯데 인사 임박' 안정 무게 속, 부진 수장 교체 '솔솔'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2.11.0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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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개선, 김교현·이영구·강성현·최경호 '유임'
이슈논란·적자, 차우철·나영호·황영근 '위태'
롯데월드타워 전경[사진=롯데지주]
롯데월드타워 전경[사진=롯데지주]

롯데그룹이 올해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둔 임원이사를 낼 전망이다. 다만 계속 실적부진을 겪거나 논란이 이어진 계열사·부문의 수장은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르면 이달 중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롯데는 최근 2년가량 외부수혈 등 인적 쇄신을 꾀했던 만큼 올해는 조직 안정화를 위한 소폭 인사가 관측된다. 앞서 임원인사를 낸 신세계·CJ도 다수 임원의 연임과 일부 신규 선임을 선택했다.

이번 롯데 임원인사 대상에는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김교현 그룹 화학군 총괄대표(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이영구 그룹 식품군 총괄대표(롯데제과 대표이사 사장)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이영구 총괄대표를 비롯해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전무) △차우철 롯데GRS 대표이사(전무) △강성현 롯데쇼핑 롯데마트사업부 대표이사(부사장) △남창희 롯데쇼핑 롯데슈퍼 대표(부사장) △나영호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부사장)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이사(전무) △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전무) △이갑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이사(부사장) 등 식품·유통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부문 대표들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동우·김교현·이영구 대표는 물론 박윤기·강성현·남창희·최경호 대표 등의 연임을 예상한다. 이들 대표가 소속된 계열사·부문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됐거나 경쟁사와 비교해 선방했기 때문이다.

이영구 대표의 롯데제과는 롯데푸드를 품고 올해 7월 통합 롯데제과로 출범했다. 갑자기 대표가 바뀐다면 전략 등 큰 틀의 변화가 야기될 수 있다. 합병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 제외 시 올해 3분기에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박윤기 대표는 취임한 2021년부터 2022년 2분기까지 롯데칠성의 매출·영업이익 신장을 이끌었다. 올해 3분기는 원·부자재 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 여파로 매출만 늘었다.

강성현·남창희 대표는 각각 2021년과 2020년 임원인사에서 롯데마트·롯데슈퍼 대표로 발탁됐다. 당시 롯데마트·롯데슈퍼는 온라인으로의 소비 트렌드 이동과 코로나19 등으로 고전 중이었다. 때문에 강성현·남창희 대표는 부임할 때부터 체질 개선과 조직 효율화 등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롯데마트는 주요 점포 리뉴얼과 창고형 할인점 사업 재개, 베트남 경기 활황 등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실적개선을 이뤘다. 특히 영업이익이 3배 가까이 올랐다. 롯데슈퍼는 약 3년간의 구조조정을 마치고 반등을 앞뒀다. 실제 점포 수가 줄면서 올해 3분기 매출은 줄었지만 흑자를 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백화점사업부 키를 쥔 정준호 대표의 승진이 점쳐진다. 올해 3분기 기준 백화점 매출은 두 자릿수 신장했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게다가 그 동안 롯데쇼핑 내 백화점 사업은 사장이 총괄해 왔는데 정준호 대표의 현재 직급은 부사장이다.

최경호 대표는 편의점 업황 호황, 꾸준한 흑자와 함께 미니스톱 인수합병 후 통합(PMI) 진행 등이 고려돼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 통합된 세븐일레븐은 조직 안정이 요구된다.

반면 차우철·나영호·황영근·이갑 대표는 자리가 위태롭다.

차우철 대표는 2015년부터 이어진 만년 적자가 발목을 잡는다. 롯데GRS는 차우철 대표 부임 후 휴게소 사업 진출, 주요 제품 가격인상 등 노력 중이나 녹록치 않다. 롯데리아 이물질 논란도 변수다.

나영호 대표는 2021년 4월 그룹 이커머스 사업을 살릴 구원투수로 합류했다. 신동빈 회장은 나영호 대표에게 부사장 직급도 부여했다. 나영호 대표가 부임한 후 약 1년 반이 지났음에도 롯데온은 여전히 적자 고리를 끊지 못했다. 올해 3분기 롯데온은 378억원 적자다. 또 나영호 대표는 이커머스 내 롯데온의 입지도 확실히 넓히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영근 대표는 하이마트가 10년 만에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교체설이 나온다.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가전 수요 폭증 기저효과라고만 설명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갑 대표는 면세산업 자체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최악의 시기를 보내는 점을 고려해 2021년 임원이사에서 유임됐다. 하지만 이후인 올해 상반기 적자전환하며 재신임이 불투명하다. 똑같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흑자였던 지난해보다 올해 더욱 상황이 악화돼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가)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한 효과를 본 터라 일부 신사업이나 변화가 필요한 사업에서 대표 교체 카드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김상현 그룹 유통군 총괄대표(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안세진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호텔롯데 대표이사 사장)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 등은 2024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았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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