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유통모니터] 식품업계 1분기 '우울', 컬리 '샛별배송' 전국화
[월간유통모니터] 식품업계 1분기 '우울', 컬리 '샛별배송' 전국화
  • 박성은·김소희 기자
  • 승인 2023.05.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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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국·탕·찌개 제품들.[사진=박성은 기자]
국내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국·탕·찌개 제품들.[사진=박성은 기자]

2023년 5월에는 대형 식품사들의 올 1분기 실적 공시가 집중된다. 국내외 경기둔화와 원·부자재 가격 부담이 지속된 탓에 전반적인 실적은 다소 좋지 못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컬리는 이달 평택물류센터를 오픈하면서 새벽배송 전국화에 속도를 낸다.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 변경되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도 관련 의견수렴에 나섰다. 10여년간 고착된 마트 의무휴업일에 변화가 감지된다. 신세계푸드는 이달에 100% 식물성 버거를 선보인다. 전 세계 버거 프랜차이즈 중 최초다.    

◇연임, 외부수혈…식품사 1분기 실적 '주목'
업계 '흐림' 전망…'경영 변화' 롯데웰푸드·매일유업 관심 

이달에는 주요 식품사의 올 1분기 성적표가 공개된다. 2일 롯데칠성음료를 시작으로 CJ제일제당(8일 잠정), KT&G(11일), 하이트진로(12일), 농심·대상(이하 15일) 등이 예정된 상태다.

CJ제일제당(최은석 대표)과 대상(임정배 대표), SPC삼립(황종현 대표), 롯데칠성음료(박윤기 대표), 하이트진로(김인규 대표) 등은 CEO 모두 연임에 성공한 후 발표하는 첫 실적인 만큼 업계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들 수장들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불황과 원·부자재 가격 급등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경기둔화와 원·부자재 가격 부담이 지속되고, 중국 등 일부 주력시장의 정치적인 리스크 영향으로 실적 전망은 썩 좋지 못하다. 증권가에서는 올 1분기 CJ제일제당 수익성이 전년 동기보다 20~30%가량 떨어지고, 하이트진로 역시 ‘진로’ 소주 리뉴얼과 맥주 신제품 ‘켈리’ 출시에 따른 비용 지출로 영업이익이 30% 이상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T&G는 최근 이례적으로 1분기 실적 공시를 어떻게 밝힐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보도자료 형식으로 밝혔다. 이 회사는 올 1분기부터 ‘웹캐스팅’ 방식 도입과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추가 공개를 한다. 자본시장과의 소통 강화가 목적이다. 지난해부터 올 정기주주총회까지 이른바 ‘행동주의펀드’로부터 공격 받으면서 선제적으로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 외 창사 첫 ‘CEO 외부 수혈’로 기록된 이창엽 대표가 이끄는 롯데웰푸드, 김선희 부회장-김환석 사장 투 톱 체제로 경영에 변화를 준 매일유업 등도 올 1분기 실적에 관심이 큰 식품사로 꼽힌다. 

◇컬리, 평택물류센터 가동…'샛별배송' 전국 확대
15만㎡ 규모, 송파센터 역할 이관…김포·창원과 삼각편대

새벽배송 1위 기업 컬리는 이달 중 경기 평택 청북읍 소재 평택물류센터를 오픈한다. 평택물류센터는 15만4000제곱미터(㎡) 규모로 기존 김포(8만4000㎡)·창원(4만7000㎡) 소재의 두 물류센터를 합한 규모를 훨씬 웃돈다. 컬리는 앞서 지난달 7일 동남권 새벽배송을 위한 창원물류센터를 열었다.

컬리 김포물류센터 외경.[사진=컬리]
컬리 김포물류센터 외경.[사진=컬리]

컬리는 평택물류센터가 가동되면 회사의 1호 물류센터인 송파물류센터 대부분의 기능을 평택물류센터에 넘긴다. 이후 송파물류센터는 문을 닫는다. 컬리는 평택물류센터를 통해 기존 송파물류센터가 담당해오던 서울·경기 남부지역 새벽배송(샛별배송)을 서비스한다. 또 충청권 일부 지역에서만 가능했던 새벽배송을 충청권 주요 도시로 확대한다. 

컬리는 이번 평택물류센터가 충청지역 내 배송거리를 단축해 비용을 절감시키고 생산 효율을 높여 결과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컬리는 전국을 ‘컬세권(컬리+역세권)’으로 조성하기 위해 물류 인프라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위해 약 1000억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다만 아직까지 호남권 물류센터 건립은 검토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컬리가 향후 새벽배송 전국 확대를 구상할 경우 평택물류센터가 초반 호남권 물류 거점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구 이어 청주도…'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변경 속도
지자체 재량, 2·4주 일요일→평일…규제 실효성 상실 지적

충청북도 청주시 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이달부터 기존 2·4주 일요일에서 2·4주 수요일로 변경된다. 첫 시행일은 5월10일이다. 대상은 총 43곳이다.

청주시는 이를 위해 최근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 의무휴업일 변경 지정’을 고시했다. 또 앞서 올해 3월에는 청주시전통시장연합회·충북청주수퍼마켓협동조합·한국체인스토어협회와 협약을 체결했다.

경기도 소재 한 GS수퍼마켓(현 GS더프레시)에 의무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김소희 기자]
경기도 소재 한 GS수퍼마켓(현 GS더프레시)에 의무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김소희 기자]

이는 올해 2월 의무휴업일을 변경한 대구광역시에 이어 두 번째다. 마트노조가 대구시 5개구를 상대로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집행정지 신청을 했지만 재판부가 이를 기각하면서 탄력이 붙은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특별시와 경기도 역시 의견수렴에 나선 상황이다.

한편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2012년 ‘전통시장·골목상권 보호’라는 명목으로 시행됐다. 하지만 소비 무게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실효성이 상실됐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가 지난해 7월 실시한 국민투표에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가장 많은 동의를 받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3월 학계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유통규제 10년 전문가의견 조사’에서도 70.4%가 해당 규제가 대형마트·전통시장 모두에 손해라고 봤고 74.1%가 지자체별 의무휴업일 탄력적 운영에 찬성했다.

◇신세계푸드, 100% 식물성 '베러 버거' 통할까
전 세계 버거 프랜차이즈 최초…송현석 대표 핵심 신사업

신세계푸드의 100% ‘비건(Vegan, 채식) 버거’가 소비자 입맛을 과연 어떻게 사로잡을지 시험대에 오른다. 신세계푸드의 버거 프랜차이즈 노브랜드 버거는 지난달 도입한 ‘베러 번(Better Burn)’에 대안육 ‘베러 미트(Better meat)’ 패티 등 햄버거의 모든 식재료가 식물성인 ‘베러 버거(Better Burger)’를 이달부터 판매한다. 버거 속 치즈는 우유 대신 오트와 캐슈너트를 주재료로 사용한 식물성 치즈를 사용한다. 100% 식물성 버거 판매는 전 세계 버거 프랜차이즈 중 최초라는 게 신세계푸드의 설명이다. 

신세계푸드 노브랜드 버거가 도입한 100% 식물성 번 '베러 번'[사진=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 노브랜드 버거가 도입한 100% 식물성 번 '베러 번'[사진=신세계푸드]

베러 번은 버터, 우유, 계란 등 동물성 재료를 빼고 식물성 재료로 만든 햄버거 빵이다. 베러 미트는 이른바 인공 고기인 ‘대안육’으로 닭, 돼지, 소 등의 육류를 대체하는 상품이다. 베러 번과 베러 미트 모두 신세계푸드가 자체 개발했다. 

신세계푸드는 대체식품 시장 가능성을 일찍부터 눈여겨보고 2016년부터 관련 연구개발(R&D)에 나섰다. 특히 2020년 10월 그룹 임원인사 이후 회사를 이끌고 있는 송현석 대표의 야심작이자 신세계푸드의 핵심 신사업이기도 하다. 송 대표는 지난해 7월 베러 미트 신제품 론칭 때 “소비자들이 간편식, 급식, 외식 등 다양한 영역에서 베러 미트를 접하면서 인류건강, 동물복지, 지구환경에 기여할 수 있는 대안재로서의 가치를 공감하고 주변에 전파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신세계푸드는 또 6월에 닭고기 너겟의 맛과 식감을 100% 식물성 재료로 구현한 ‘베러 너겟’을 출시할 예정이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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