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구 사장 성공적 합병 '재선임' 유력…이창엽 부사장 글로벌 역량 기대
롯데제과가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영구, 이창엽 대표 체제를 공식화하면서 합병 시너지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회사 간판을 바꾸고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에 드라이브를 건다.
롯데제과는 오늘(23일) 서울 양평동 본사에서 ‘제6기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주요 안건으로는 이영구 사장, 이창엽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사명 변경이 있다.
◇이영구, 합병 임무 완수·수익성 선방
롯데그룹 식품군HQ 총괄대표를 겸직한 이영구 대표이사 사장은 2021년부터 롯데제과를 본격 이끌면서 지난해 그룹의 또 다른 식품사인 롯데푸드와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위 롯데’,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강조한 직후 롯데제과-롯데푸드 간 안정적인 합병으로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룹 모태인 롯데제과는 합병을 통해 전 생애 주기의 포트폴리오를 갖춘 연매출 4조원대의 메가 종합식품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합병 후 롯데제과의 성적표는 양호한 편이다. 이 회사의 2022년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연결기준 매출액은 4조745억원으로 전년보다 11.1% 늘었다. 제과(2.1% 증가), 푸드(15.5%), 해외(23.5%) 모두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수익성은 전년보다 6.3% 줄어든 1353억원을 기록했다. 푸드사업에서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 부문의 지속적인 원가 부담이 작용했고 합병에 따른 일회성 비용(121억원) 지출 탓이 컸다. 다만 합병 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1% 늘었다는 게 롯데제과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직전 롯데칠성음료 수장을 맡았을 때 만성적자에 시달렸던 주류사업을 흑자로 전환한 바 있다. 롯데제과로 적을 옮겼을 때도 수익성 개선에 공을 들이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악재에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창사 첫 외부 수혈' 이창엽 해외사업 확장 속도
롯데제과를 실질적으로 이끌게 된 이창엽 대표이사 부사장은 창사 이래 CEO(전문경영인)급 첫 ‘외부 수혈’ 인사다. 이 대표는 직전 LG생활건강 미국 자회사인 ‘더 에이본 컴퍼니’ CEO로서 북미사업을 이끌었다. 또 허쉬 한국법인장, 한국코카콜라 대표 등을 역임하면서 오랜 글로벌 소비재 마케팅 경력을 강점으로 갖고 있다.
이 대표의 영입은 롯데제과가 합병을 발판 삼아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신동빈 회장의 포석이기도 하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합병 당시 “육가공과 가정간편식(HMR)까지 수출 영역과 시장을 확장하고 M&A(인수합병)를 추진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서 인지도와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임원 인사 발표 때 “이창엽 대표는 우수한 글로벌 마인드와 마케팅, 전략 역량을 바탕으로 롯데제과가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나아가는 데에 필요한 해외사업 확장, 브랜딩 제고, 조직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 대표는 취임 직후 얼마 안 돼 인도 자회사 ‘하브모어’를 통해 현지에 6만제곱미터(㎡) 규모의 새로운 빙과 생산시설 조성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5년간 700억원 가량이 투자된다. 지난해 롯데제과 영업이익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다.
그는 또 글로벌 식품위생 검사기관인 미국의 AIB 인터내셔널과 업무협약을 맺고 품질관리 강화 차원에서 협력사를 포함한 국내외 150여개 공장에 심사를 맡기기로 했다.
이영구 대표, 이창엽 대표가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선임이 결정되면 롯데제과는 신동빈 회장, 황성욱 재무전략부문장까지 4명의 사내이사를 두게 된다.
롯데제과는 또한 이번 주총에서 창사 56년 만에 ‘롯데웰푸드’로 사명을 바꿀 방침이다. 이 또한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관련 상표와 도메인 등록은 이미 마무리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공시에서 “통합법인 출범에 따른 신시장 대응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사명을 변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