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박한 롯데그룹 인사…식품사 수장 교체 여부 '주목'
임박한 롯데그룹 인사…식품사 수장 교체 여부 '주목'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3.11.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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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사내이사 상장사 롯데웰푸드·롯데칠성음료
'외부 수혈' 이창엽 합병 시너지로 수익성 개선·해외사업 성과
'롯데칠성맨' 박윤기 제로 음료시장 주도·소주 '새로' 히트 지속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왼쪽),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오른쪽) [사진=각 사]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왼쪽),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오른쪽) [사진=각 사]

‘유통 맏형’ 롯데그룹 임원인사 발표가 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그룹 모태인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등 식품 계열사 수장 인사에 대한 관심 역시 크다. 상장사인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는 신동빈 그룹 회장이 사내이사로 있다.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모두 실적을 비롯해 올해 성과가 양호한 만큼 수장 교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지배적인 시각이다. 

◇롯데웰푸드, 글로벌 사업 영업익 대폭 성장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의 올 3분기 실적은 선방했다. 우선 롯데웰푸드의 3분기 매출액(연결기준·잠정치)은 1조86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0.9% 늘어난 806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외 시장 모두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점은 고무적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껌, 스낵 등 주요 제품의 실적 개선과 사업 효율화 등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고 해외사업에서 좋은 성과들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롯데웰푸드의 올 1~3분기 매출액 누계는 3조867억원, 영업이익은 1478억원이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각각 41.8%, 59.0% 성장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영구·이창엽 체제를 공식화하고 사명을 바꿨다. 올해는 기존 롯데제과-롯데푸드 합병 시너지를 얼마만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의 해였다. 특히 회사 경영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이창엽 대표는 LG생활건강 부사장을 역임한 인물로 창사 첫 외부 수혈이란 상징성이 컸다. 

롯데웰푸드의 인도 첸나이 생산공장. [사진=롯데웰푸드]
롯데웰푸드의 인도 첸나이 생산공장. [사진=롯데웰푸드]

이 대표는 ‘글로벌 종합식품기업 도약’이라는 회사 비전에 맞게 해외사업에 꾸준히 공을 들였다. 5년간 700억 대규모 투자를 통한 인도 빙과 생산공장 조성 추진, 글로벌 품질 안전성 확보를 위한 미국 식품위생 검사기관 AIB 인터내셔널과의 업무협약,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글로벌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재생에너지100) 가입, 인도 첸나이 제3공장 증설 등 숨 가쁜 경영활동을 이어갔다. 

덕분에 인도·카자흐스탄·러시아 등 주력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매출액(올 1~3분기)은 597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2% 늘었다. 영업이익은 40.6% 증가한 428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영업이익률 또한 같은 기간 5.4%에서 7.2%로 1.8%포인트(p) 올랐다.

◇롯데칠성음료, '새로' 효과에 주류사업 호조
롯데칠성음료는 3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하면서 박윤기 대표는 한숨 돌렸다. 사실 올 상반기까지 수익성은 좋지 못한 상황이었다. 원재료 등 사업비용 부담이 가중된 탓이다. 올 1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전년 동기보다 0.7%, 2분기는 7.2% 잇달아 마이너스 성장세였다. 하지만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 늘어난 842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롯데칠성의 올 1~3분기 영업이익 누계는 2027억원으로 2.1% 증가세로 전환됐다. 매출액은 6.1% 성장한 2조3063억원이다.    

박 대표는 2020년 11월 롯데칠성 수장에 발탁됐다. 박 대표는 1994년 롯데칠성음료에 입사한 후 영업·마케팅·해외사업 등 여러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롯데칠성맨이다. 그는 제품 다각화와 수익성 개선을 지속했다. 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바이오·헬스케어를 중심으로 ‘제로(0) 탄산’, ‘건강기능성’, ‘에코(친환경)’ 등 음료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제로 탄산의 경우 관련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면서 국내 최대 음료회사로서 입지는 굳건해졌다. 

지난 9월 서울 성수동에서 운영했던 ‘새로02-57 동굴’ 팝업스토어에서 브랜드 앰버서더 강민혁(왼쪽), 권은비(오른쪽)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롯데칠성음료]
지난 9월 서울 성수동에서 운영했던 ‘새로02-57 동굴’ 팝업스토어에서 브랜드 앰버서더 강민혁(왼쪽), 권은비(오른쪽)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롯데칠성음료]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주류사업은 2021년부터 흑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했다. 효자는 소주시장에서 제로 마케팅에 불을 지핀 ‘새로’ 소주다. 올 3분기까지 새로 소주의 누적 매출액은 927억원으로 연매출 1000억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 소주시장 점유율도 확대됐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올 3분기 소주 시장점유율은 새로 8.5%를 포함해 총 21% 가량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아픈 손가락’인 맥주도 승부수를 띄웠다. 롯데칠성은 2014년 이른바 ‘신동빈 맥주’로 불린 클라우드(KLOUD)와 2017년 피츠(Fitz), 2020년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등 3년마다 맥주 상품군을 확장해왔다. 피츠의 경우 시장 반응이 좋지 않아 단종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새로운 브랜드 ‘크러시(KRUSH)’를 공개했다. 젊은 세대를 겨냥해 청량한 탄산을 시각화하는 ‘숄더리스(shoulder-less)’ 병 도입으로 차별화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이어 올해도 식품업계 업황은 좋지 않았음에도 롯데웰푸드, 롯데칠성 모두 실적 면에서 선방했다”며 “롯데 인사에서 식품사들은 무난히 지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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