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치업] 맥주 3대장,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
[매치업] 맥주 3대장,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3.06.1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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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배하준, 카스-한맥 맞불…'압도적인 1위' 강조
하이트진로 김인규, 테라-켈리 '투 트랙'…"판 뒤집겠다"
롯데칠성음료 박윤기, 관망세…하반기 클라우드 '리뉴얼'
(사진 왼쪽부터)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사진=각 사]
(사진 왼쪽부터)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사진=각 사]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국내 맥주 3대장이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된 후 첫 여름 대목을 맞아 영업·마케팅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모습이다. 올 여름 대목 성적에 따라 향후 각 사 CEO(최고경영자)의 희비도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가 지난 4월부터 신제품 ‘켈리’ 판매를 본격화하고 1위 탈환을 공언하면서 오비맥주와 본격적으로 맞붙는 형국이다.   

맥주시장 판을 지키려는 1위 오비맥주 배하준 대표와 이를 뺏으려는 하이트진로 김인규 대표 간 샅바싸움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위 롯데칠성음료의 박윤기 대표는 맥주보단 분위기가 좋은 소주사업에 좀 더 비중을 두면서 상대적으로 관망하는 눈치다. 

‘지키려는 자’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는 라이벌 하이트진로의 야심작 ‘켈리’, 주력 ‘테라’의 쌍끌이 전략에 맞서 국내 맥주 최대 브랜드 ‘카스’와 최근 리뉴얼 출시한 ‘한맥’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특히 켈리에 대응해 ‘부드러운 목 넘김’을 강조한 한맥을 앞세운 광고 마케팅으로 기존 ‘카스-테라’에 이어 ‘한맥-켈리’라는 또 다른 경쟁구도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프로야구 구단 LG트윈스의 투수 켈리를 한맥 모델로 기용하는 견제구로 하이트진로와 신경전을 펼치는 중이다. 이는 하이트진로가 짜놓은 카스 대(對) 테라-켈리 구도를 희석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배 대표는 또 시장조사 데이터 바탕의 ‘압도적인 1등’이란 캠페인을 반복해서 홍보하고 있다. 실제 오비맥주는 켈리가 판매되기 시작한 4월 가정맥주 제조사 점유율 53.9%, 브랜드 점유율에선 카스 프레시 42.6%(이하 닐슨 조사)라는 문구로 하이트진로와 2배 넘는 격차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올 1분기 맥주 브랜드 파워 조사(칸타)에서도 카스는 36.3%로 2위 테라(23.4%)와 격차를 더 벌렸다고 자신했다. 하이트진로가 켈리 판매를 본격화하면서 지난달 일부 유통채널에서 오비맥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단 이슈에 대한 배 대표의 적극적인 응수인 셈이다.

어느 마트에 진열된 오비맥주 카스와 하이트진로 테라, 켈리 맥주. [사진=박성은 기자]
어느 마트에 진열된 오비맥주 카스와 하이트진로 테라, 켈리 맥주. [사진=박성은 기자]
마트에 진열된 오비맥주 '한맥'과 하이트진로 '켈리' [사진=박성은 기자]
마트에 진열된 오비맥주 '한맥'과 하이트진로 '켈리' [사진=박성은 기자]

‘뺏으려는 자’ 하이트진로 김인규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하다. 내년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테라 이후 약 4년 만에 선보인 야심작 켈리로 10여년 만에 국내 맥주시장 1위로 반드시 올라서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3월 말 켈리 출시 간담회에서 ‘변즉사 정즉생(變卽生 停卽死, 변화를 택하면 살고 안주하면 죽는다)’을 언급하며 “소주에 이어 맥주시장 1위를 반드시 탈환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문덕 회장의 깊은 신뢰로 올해 4연임에 성공한 그로서는 맥주시장 판을 다시 뒤집는 ‘확실한 성과’로 경영능력을 재입증하겠다는 의지가 크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켈리’ 투 트랙으로 국내 맥주시장 판도를 뒤흔들겠다는 방침이다. 여름 대목을 앞두고 켈리 출시 3개월(4~6월)간 영업·마케팅 면에서 최대한 화력을 집중해 점유율을 두 자릿수로 끌어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기존 테라에 켈리까지 카스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게 된다. 이후 최대 성수기인 3분기(7~9월) 내에 맥주시장 판을 뒤집겠다는 게 김 대표의 테라-켈리 로드맵이다. 켈리는 출시 36일 만에 100만 상자 판매 돌파로 종전 테라 기록(39일)을 깼다. 켈리 판매 호조로 마트를 비롯한 일부 유통채널에서 오비를 제치고 1위를 기록하며 분위기가 좋다. 

‘높이려는 자’ 롯데칠성음료 박윤기 대표는 두 경쟁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화력을 덜한 느낌이다. 롯데칠성의 맥주 라인업은 ‘클라우드’와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다. 후발주자로서 점유율은 아직 한 자릿수다. 더욱이 오비맥주, 하이트진로는 올 여름 맥주 마케팅에 화력을 집중하지만 박 대표는 현재 흐름이 좋은 ‘처음처럼 새로’를 앞세워 소주시장 공략에 좀 더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굳이 고래 싸움에 끼어들지 않겠다는 의중으로 보인다. 지난해 선보인 처음처럼 새로는 ‘제로슈거(무가당)’ 주류시장을 선도하며 출시 7개월 만에 누적 판매 1억병을 돌파했다. 롯데 어워즈 대상까지 수상하며 신동빈 그룹 회장에게 인정받았다. 올 1분기 주류 매출에서 전년 동기 기준 소주는 27% 늘었지만 맥주는 19% 줄었다. 박 대표 입장에선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 맥주. [사진=박성은 기자]
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 맥주. [사진=박성은 기자]

그렇다고 맥주 마케팅을 소홀히 한 건 아니다. 지난달부터 배우 박서준을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모델로 재기용하고 마케팅을 전개 중이다. 박 대표는 일단 올 여름 대목은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중심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하반기 중에는 ‘신동빈 맥주’로 불렸던 클라우드 리뉴얼을 진행하며 반등의 기회를 엿본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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