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가벼운 한 끼' 옛말…버거플레이션 지속
햄버거 '가벼운 한 끼' 옛말…버거플레이션 지속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3.10.30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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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터치, 31일 '닭가슴살 패티' 버거 4종 300원 올려 판매
맥도날드 1년 새 '빅맥' 900원↑, 버거킹 와퍼 단품 7100원
대형 버거 브랜드 작년 이어 올해까지 최대 4회 인상 단행
맘스터치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맘스터치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햄버거값이 또 다시 올랐다. 맘스터치, 맥도날드 등 대형 브랜드를 중심으로 작년부터 올해까지 최대 4번의 인상이 단행됐다. 버거킹 ‘와퍼’는 단품 기준 7000원이 넘는다. 햄버거가 더 이상 ‘가벼운 한 끼’가 아닌 셈이다. 이른바 ‘버거플레이션(햄버거와 인플레이션)’으로 고물가 속 소비자 외식 부담이 갈수록 가중된 모습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다 매장을 보유한 버거 브랜드 맘스터치가 31일부터 닭가슴살 패티를 활용한 버거 4종(휠렛버거·화이트갈릭버거·딥치즈버거·언빌리버블버거) 가격을 300원 올려 판매한다. 인상률은 평균 5%다. 휠렛버거는 단품 기준 4400원에서 4700원, 딥치즈버거는 4800원에서 5100원 인상된다. 

맘스터치는 주재료인 닭가슴살 공급이 불안정하면서 원가 폭등이 지속되자 가맹점주들과 논의 끝에 가격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본사 기준 연매출 1조원에 육박하는 한국맥도날드도 11월 2일부터 대표 메뉴 ‘빅맥’을 비롯해 사이드·디저트, 음료를 포함한 총 13개 메뉴 가격을 평균 3.7% 인상한다. 가격조정 폭은 최대 400원이다. 

버거의 경우 단품 기준 불고기버거, 빅맥, 맥스파이시 상하이버거가 각각 300원, 에그 불고기버거는 400원 오른다. 맥스파이시 상하이버거와 빅맥은 각각 기존 5200원에서 5500원, 불고기버거는 2800원에서 3100원, 에그 불고기버거는 3500원에서 3900원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맥도날드 역시 원·부자재 비용 압박으로 부득이하게 가격인상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계속되는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조정을 하게 됐다”면서도 “고객 부담을 줄이고자 인상 품목과 폭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맥도날드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대형 버거 브랜드 가격인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브랜드별로 다소 차이는 있으나 작년과 올해에 걸쳐 최대 4번까지 가격이 조정됐다. 

맘스터치는 앞서 올 3월 판매가를 재조정했다. 전체 78종 중 43종이다. 버거류 평균 인상률은 5.7%, 인상 폭은 최대 400원이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2월, 8월에도 가격을 인상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버거’로 지금의 맘스터치를 있게 한 ‘싸이버거’는 이 기간 단품 3800원에서 4600원으로 800원 올랐다.   

맥도날드도 마찬가지다. 이번 인상 외에 지난해 2월과 8월, 올 2월 세 차례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 2월엔 불고기버거를 포함한 30개 메뉴가 평균 2.8%, 같은 해 8월 빅맥 등 68종 메뉴 평균 4.8%, 올 2월에는 빅맥을 비롯한 일부 메뉴가 평균 5.4% 인상됐다. 빅맥 단품은 세 차례 가격을 조정해 4600원에서 5500원으로 약 1년 새 900원이 올랐다. 빅맥세트 가격은 6900원으로 7000원에 육박한다. 

롯데리아, 버거킹, 노브랜드 버거 등 다른 대형 브랜드들은 당장 가격인상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도 작년에 올해에 걸쳐 가격인상을 꾸준히 해왔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6월에 이어 올 2월에도 ‘불고기버거’, ‘새우버거’를 포함한 84개 메뉴 값을 평균 5.1% 올렸다. 버거킹은 지난해 1월과 7월, 올 3월 세 차례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 1월 당시 대표 메뉴 와퍼 가격은 6100원이었으나 현재는 7100원에 판매 중이다. 신세계푸드 노브랜드 버거도 지난해 8월 40여종 메뉴 가격이 평균 5.5% 인상된데 이어 올 2월에는 메뉴 23종이 평균 4.8% 올랐다. 

일각에선 생산비용 압박에 대한 부담을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어느 한 브랜드가 가격인상을 단행하면 다른 브랜드들도 동참하는 모습이다. 

버거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의 가격인상은 기업들 간 눈치싸움 같다”면서도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경영부담이 갈수록 커져가는 것도 조금은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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