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㉘] 하나증권 강성묵 대표
[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㉘] 하나증권 강성묵 대표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4.02.22 09: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당금 적립에 실적 하락…IB·WM 강화로 턴어라운드 도전
STO, 핀테크 등 디지털자산 비즈니스 시장 선점
(사진=신아일보DB)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사진=신아일보DB)

2024년 갑진년 한 해도 대한민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고금리 부담은 남아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우려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을 필두로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고통 분담과 윤리 경영 강화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은행 등 모든 금융권이 실적 개선과 건전성 강화 그리고 내부통제 확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공통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눈앞에 쌓인 난제 해결을 위한 금융권 CEO의 경영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하나증권은 해외투자자산 평가손실 등에 충당금만 1조원 가까이 쌓으면서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이에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올해 다시 한번 전통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며 '초대형 IB'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증권 업계 등에 따르면,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하나은행 부행장, 하나UBS자산운용 부사장,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하는 등 30년 이상 금융업에 종사한 경험에 지난해 1월에 선임됐다. 임기는 올해 12월까지다.

강 대표는 그동안 불확실한 금융 시장 상황 속에서 IB 부문에 편중된 하나증권의 비즈니스를 리테일과 자산관리(WM) 중심으로 확대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았지만, 실적 난항을 겪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잠정) 매출액이 2조9110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408억원, -2529억원으로 손실이 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12월말 기준 ROE(자기자본이익률)는 -5.0%로 1년 전(2.8%)보다 7.8%포인트(p) 떨어졌고, ROA(총자산이익률)도 -0.7%로 전년(0.4%) 대비 1.1%p 하락했다.

ROA는 회사가 총자산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률이며, ROE는 자기자본으로 운영했을 때 해당 기간 벌어들인 수익 비율이다.

지난해 하나증권 실적은 부동산 프로젝트(PF) 충당금과 해외투자자산 평가손실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작년 9월말 기준 하나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해외부동산 익스포져(위험노출액) 비중이 36.6%로 나타났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각 사업부문이 고금리 시장상황과 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수익이 감소했고, IB 투자자산에 대해 선제적으로 보수적인 관점의 평가손실을 인식하고 충당금을 확대했다"며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등 1회성 손실 요인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충당금을 1조원 가까이 쌓은 것이 실적에 반영된 결과"라며 "해외 부동산(수익률)이 50%씩 빠지는 상황이 오면 국내 증권사들이 위험하다기보다 그쪽 경기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문제인데 그렇게까지 가진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충당금을 쌓아놓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강 대표는 '권토중래(捲土重來, 실패하고 떠난 후 실력 키워 다시 도전), 동심공제(同心共濟,마음을 같이 해 힘을 합쳐 극복)'를 강조하며 올해 기업공개(IPO) 등 전통 IB와 WM 강화로 다시 턴어라운드를 노리고 있다.

중점 추진 사항으로는 기본에 충실한 업의 경쟁력 강화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강 대표는 WM 부문 강화와 유상증자(ECM), 기업금융 확대 등 전통 IB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강 대표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토큰 증권(STO)과 핀테크 등 디지털자산 비즈니스 시장 선점과 글로벌 분야 질적 성장과 디지털 인재 양성 등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내부 조직과 프로세스를 이용자 중심으로 개선하고 위기 상황에도 시장경쟁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 체계와 내부통제 시스템도 구축할 방침이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지난 어려움에 용기를 잃지 말고 부단한 노력으로 마음을 같이하고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him565@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