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②]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
[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②]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1.0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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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연임 유력…재매각 위한 기업가치 제고 집중

2024년 갑진년 한 해도 대한민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고금리 부담은 남아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우려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을 필두로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고통 분담과 윤리 경영 강화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은행 등 모든 금융권이 실적 개선과 건전성 강화 그리고 내부통제 확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공통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눈앞에 쌓인 난제 해결을 위한 금융권 CEO의 경영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사진=롯데카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사진=롯데카드)

올해로 4년째 롯데카드를 이끄는 조좌진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조 대표가 취임한 이래 롯데카드 매년 실적은 상승세를 보였고, 기업가치도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하반기 일찌감치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전열을 정비한 점도 조 대표의 연임에 무게를 두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조 대표 연임을 통해 매각을 추진 중인 롯데카드 몸집을 더욱 키우며 매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의 임기는 오는 3월 종료된다. 조 대표는 2020년 3월 취임해 2022년 3월 2년 연임에 성공했다.

조 대표가 취임한 2020년부터 롯데카드의 실적은 가파른 개선세를 보였다.

2019년만 하더라도 롯데카드 연간 당기순이익은 571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조 대표 취임 첫해인 2020년 1307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고 이후 △2021년 2414억원 △2539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6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4% 증가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조달비용이 늘어 카드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이룩한 결과다. 지난해 5월 자회사 로카모빌리티를 매각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비록 일회성 요인 덕이 컸지만, 롯데카드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재매각 전략을 분리 매각으로 선회한 상황에서, 실적 방어를 위한 적절한 판단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 순이익뿐만 아니라 수익성 지표도 좋아졌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롯데카드 평균 총자산이익률(ROA)은 1.3%로 직전 3년(2017~2019년) 평균인 0.6%과 비교했을 때 대폭 상승했다.

카드 회원 수도 늘었다. 조 대표 취임 전인 2019년 846만명에서 지난해 3분기 934만명으로 10.14% 불어났다. 점유율도 2020년 8.8%, 2021년 8.9%, 2022년 9.1% 등 매년 상승세다.

카드업계에서는 조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재매각 시기를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성과를 보인 수장을 굳이 바꿔 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안정을 택하리라는 관점에서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5월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에 따라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를 인수했다. 통상 사모펀드는 투자 뒤 3~5년이 지난 시점에 투자금 회수를 결정한다. MBK파트너스는 2022년 8월 롯데카드 매각을 시도했으나 흥행에 실패했다.

통상 사모펀드 등 대주주가 기업을 매각할 땐 기업가치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실적을 높이거나 부실 자산 등을 덜어내는 작업을 선행한다. 

MBK파트너스가 매긴 롯데카드 몸값은 3조원이지만, 기업가치 대비 너무 높게 책정된 가격이라는 지적은 계속 나오고 있다.

따라서 조 대표가 연임에 또다시 성공한다면 재매각까지 롯데카드의 기업가치를 제고해야 하는 과제에 더욱 집중하리라는 전망이다. 이를 위해 현재 추진 중인 ‘디지로카’ 사업에 더욱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디지로카는 소비자 분석을 바탕으로 금융상품과 맞춤형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생활 밀착형 플랫폼이다. 조 대표 취임 후 롯데카드가 내건 핵심 사업전략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가 지난해 9월 일찌감치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올해 사업 방향을 준비한 상황에서 대표가 교체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카드 업황이 좋지 않고 재매각 관련된 문제도 있는 만큼 수장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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