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⑨] 함영주 하나금융그룹회장
[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⑨] 함영주 하나금융그룹회장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01.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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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휴·투자·M&A 등 협업 통해 그룹 역량 결집
취임 뒤 성장 위해 전력 질주...올해 '내실 강화' 방점
(사진=하나금융그룹)
(사진=하나금융그룹)

2024년 갑진년 한 해도 대한민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고금리 부담은 남아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우려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을 필두로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고통 분담과 윤리 경영 강화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은행 등 모든 금융권이 실적 개선과 건전성 강화 그리고 내부통제 확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공통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눈앞에 쌓인 난제 해결을 위한 금융권 CEO의 경영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임기 3년 차를 맞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올해 핵심 전략은 '내실 강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요국 통화 정책과 파급효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금융당국 내부통제 및 상생금융 압박 지속 등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에 내실을 다지며 계열사 시너지 확대로 그룹 역량을 집결해 미래 생존전략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 지난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3조6257억원) 대비 1467억원(4.0%) 늘어난 3조77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우리금융그룹(2조9978억원)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KB금융그룹(5조413억원)과 신한금융그룹(4조7395억원)에 이어 3위 자리를 안전하게 확보할 전망이다. 

특히 주요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2조7664억원)이 전년보다 23.3% 성장해 신한은행(2조5991억원)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비약적인 성장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함 회장은 그동안의 성과를 되돌아보며 올 한해는 내실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함 회장은 지난해 12월 '그룹출범 18주년 기념식에서 "지금까지 성장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지만, 더 큰 도약을 위해서는 어느 시점에서 잠시 숨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쉼이라는 것은 성장을 멈추는 게 아니다"라며 "미래를 위해 우리의 부족한 것을 찾고 세상을 볼 줄 아는 시선이 필요한 데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그 일환으로 함 회장은 하나생명을 제외한 하나캐피탈과 하나저축은행, 하나자산신탁, 하나에프앤아이, 하나금융티아이, 하나펀드서비스, 하나벤처스 사장 등 7개 계열사 대표의 연임을 결정했다. 

아울러 함 회장은 경기 둔화 우려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다. 

실제 하나금융 지난해 3분기 누적 충당금은 선제적 충당금 3832억원을 포함해 총 1조2183억원 규모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05%(6239억원) 확대한 수치다.

이와 함께 하나금융은 미래 성장 동력확보를 위한 행보도 분주하다.

함 회장은 4대 금융지주 회장 중 유일하게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정보기술(IT) 전시회 CES에 2년 연속 방문하고, 미국 시애틀 아마존 본사도 찾았다.

금융권 최대 키워드로 떠오른 인공지능(AI)은 물론 스마트홈·헬스케어·핀테크·제조·금융 등 융합 기술을 직접 확인하고, 투자 및 글로벌 협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은 2020년 8월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계열사 서비스를 통합한 슈퍼 앱 '하나원큐'를 선보이기도 했다.

함 회장은 내실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의 원천을 협업으로 삼았다.

그 일환으로 하나금융그룹은 17일 강남구청과 함께 강남구청역에 40·50대 경력 인재들에게 특화된 디지털 교육, 디지털 일자리로의 진출을 돕는 '신중년 디지털 일자리 센터'를 건립했다. 

함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협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각 사의 한정된 자원으로 강력한 경쟁자들과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를 위한 희생과 배려를 통해 헌신적인 협업으로 하나금융그룹의 역량을 결집하고 나아가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의 제휴, 투자,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이뤄내 금융이 줄 수 있는 가치 그 이상을 손님께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qhfka7187@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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