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⑯]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 내정자
[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⑯]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 내정자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4.01.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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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훈 대표 6년 임기 '유종의 미'…영업이익 61% 순이익 64% 성장
박종문 전 삼성생명 사장, 증권사 대표 내정…"혁신, 성장 이끌 것 기대"
박종문 삼성증권 사장 내정자. (사진=삼성증권)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 내정자. (사진=삼성증권)

2024년 갑진년 한 해도 대한민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고금리 부담은 남아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우려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을 필두로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고통 분담과 윤리 경영 강화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은행 등 모든 금융권이 실적 개선과 건전성 강화 그리고 내부통제 확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공통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눈앞에 쌓인 난제 해결을 위한 금융권 CEO의 경영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증권사 장수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인 장석훈 전 삼성증권 대표가 지난해 말을 끝으로 임기로 마치고 삼성 내 타 계열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동안 호실적을 이끌어온 장 전 대표는 삼성그룹 세대교체 흐름에 후임 대표에게 바톤을 넘겼다. 현재 삼성증권 대표는 대행체제로 돼 있으며 박종문 전 삼성생명 사장이 증권사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경영 전략 수립에 한창이다.

31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장석훈 전 삼성증권 대표는 임기 6년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장 전 대표는 자산관리(WM)와 리테일, 투자은행(IB) 등 균형 있는 사업 성과를 이끌었다.

장 전 대표는 임기중인 2021년 자사 초고액자산가 개인과 법인 예탁 자산이 각각 1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으며, CJ CGV 유상증자와 넥스플렉스 인수금용 주선 등 힘쓰기도 했다.

실제 삼성증권 연결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보면 △2018년 4581억원(전년比 27.14%↑), 3340억원(23.24%↑) △2019년 5175억원(12.96%↑), 3918억원(17.30%↑) △2020년 6779억원(30.99%↑), 5077억원(29.58%↑) △2021년 1조3086억원(93.03%↑), 9653억원(90.13%↑)을 기록하다가 △2022년 5780억원(55.83%↓), 4224억원(56.24%↓)으로 잠시 주춤했다. 2022년에는 거래대금 감소와 고금리 기조에 영향을 받았다.

2023년에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전년보다 28.1%, 29.7% 늘어난 7406억원, 5480억원으로 잠정 집계되면서 흑자 전환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브로커리지(Brokerage) 매출 증가와 투자은행(IB), 상품 운용 손익, 금융수지 안정화 등에 따라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호실적을 끌어온 장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초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수장들과 함께 교체되면서 삼성글로벌리서치 삼성사회공헌업무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장 전 대표 뒤를 이어서는 박종문 전 삼성생명 사장이 내정돼 현재 증권에서 내부 업무 파악 중이다.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 내정자는 주총을 거쳐 정식으로 취임하게 된다.

박 내정자는 △1990년 삼성생명에 입사한 뒤 △2011년 지원팀장 상무 △2013년 해외사업본부 담당 임원 상무, 지원팀장 상무 △2015년 경영지원실 담당 임원 상무 △2017년 CPC 전략실장 상무·전무 △2018년 금융경쟁력제고T·F장 전무·부사장 △2022년 자산운용부문장 사장을 역임했다.

박 내정자는 삼성생명 당시 삼성금융사 미래 먹거리 창출과 시너지를 지원해 왔으며 2022년 말 사장으로 승진한 후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을 맡아 불확실한 금융시장 환경하에서 운용사업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액티브한 조직문화 구축과 인적 경쟁력 제고에 기여했다.

이러한 경험 덕택에 장 전 대표 뒤를 이어 박 내정자 역시 삼성증권 양적·질적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내정자는 지난해 9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공동 해외 IR에서 "글로벌 사업에서 대체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말한 바 있어, 삼성증권 사장 취임 뒤 해외 대체투자 관련 상품 확대 등에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지난해 증권사 임직원들의 여러 비위행위로 금융당국 조사를 받은 가운데 삼성증권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지만, PB(프라이빗뱅커)의 지인간 사적 거래를 통한 사기사건 혐의로 물의를 빚은 바 있어 내부통제 강화에도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생명이 지난해 금감원으로부터 내부통제와 위기관리 체계 강화 등과 관련한 경영 유의 조치를 받은 바 있는 만큼, 삼성증권의 새 사령탑이 될 박 내정자의 윤리 경영 강화 행보가 주목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박 내정자가 풍부한 사업 경험, 관리 노하우 등을 통해 삼성증권의 혁신과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