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⑭]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⑭]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1.2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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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외형 성장 균형 속 1위 사수 목표
올 상반기 사업목표 방향 '트리플 원' 제시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3년 업적평가대회'에서 격려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신한카드)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3년 업적평가대회'에서 격려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신한카드)

2024년 갑진년 한 해도 대한민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고금리 부담은 남아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우려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을 필두로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고통 분담과 윤리 경영 강화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은행 등 모든 금융권이 실적 개선과 건전성 강화 그리고 내부통제 확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공통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눈앞에 쌓인 난제 해결을 위한 금융권 CEO의 경영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취임 2년 차를 맞은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은 올해 카드업계 1위 자리 사수를 위해 전력을 다할 전망이다. 

지난해 내실경영으로 건전성 지표 개선 등의 성과를 거둔 문 사장은 올해 외형 성장을 통해 경쟁 카드사와 격차를 유지하고 시장 내 선두 지위를 단단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신한카드 누적 당기순이익은 4691억원으로 전년 동기(5877억원) 대비 20.2% 줄었다. 카드업계가 고금리 기조에 조달비용 급증으로 잔뜩 위축된 상황에서, 업계 1위 신한카드도 실적 부진을 피할 수 없었다.

당기순이익 기준 카드업계 1위를 지켜냈지만, 경쟁사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는 순이익이 5% 감소하는 데 그쳤고, 현대카드는 되레 증가 양상을 보였다. 1위 자리를 호시탐탐 넘보는 경쟁사들과 격차가 줄어든 모습이다.

실제 최근 5년간 신한카드 시장점유율은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개인 신용카드 일시불·할부 판매실적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은 2019년 22.6%에서 △2020년 22.4% △2021년 22.2% △2022년 21.7% △지난해 9월 21.2%로 낮아졌다.

바로 아래에서 삼성카드, 현대카드가 같은 기간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시장점유율은 상승했던 것과 대비된다.

다만 지난해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건전성 지표는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신한카드 연체채권비율(연체율)은 1.35%로 전분기말(1.43%) 대비 0.08%포인트(p) 낮아졌다. 같은 기간 전업 카드사 평균 연체율이 0.3%p 오른 1.6%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신한카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말 1.36%에서 3분기말 1.24%로 0.12%p 개선됐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재무통’인 문 사장의 내실경영 노하우가 우수한 건전성 지표에서 나타났다는 평가다.

문 사장은 이달 중순 열린 ‘상반기 사업전략 회의’에서 경쟁 카드사의 추격을 따돌리고 카드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한 ‘트리플 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트리플 원은 △체질 개선을 통해 외형과 내실 모두 전략적 격차를 유지하는 시장 내 1위(First One)를 공고히 하는 것 △최우선 가치를 소비자 중심에 두고 한 차원 높은 소비자 경험 제공을 통해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1류 기업(Only One)을 향하는 것 △신한카드 임직원 모두 하나 된 마음(One Team)이 되는 것을 말한다.

문 대표는 앞서 지난해 말 비상경영체계 구축과 더불어, 미래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올해 경영전략 실행력을 강화하고 민첩성을 제고하기 위해 기존 7그룹 체계를 5그룹 체계로 간소화하고, 전사 비용 내실화 및 혁신을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해 효율적 성장을 노렸다.

또한, 자본 효율성 기반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새 수익원 발굴·확대를 위한 데이터·플랫폼 사업 및 법인·공공 사업 영역을 강화하는 한편, 플랫폼 기반의 혁신과 디지털 가속화를 통해 미래 소비자 경험을 선도할 수 있는 혁신 조직을 신설했다.

특히 글로벌사업은 경쟁력 강화 및 전사 기여도 확대를 위해 담당 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할로 재편했다. 신한카드는 최근 카자흐스탄 현지법인 신한파이낸스를 통해 현지 자동차 딜러사 ‘아스터’와 협업, 합작법인을 내는 등 해외 사업 확대에 시동을 걸고 있다.

문 사장은 ‘2023 업적평가대회’에서 임직원들에게 “지난 한 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탄력적인 영업과 체질 개선 등을 통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며 “사회와 소비자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업무에 임해달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