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㉖] 최원석 비씨카드 대표
[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㉖] 최원석 비씨카드 대표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2.2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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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에도 1년 연임…수익 다각화 과제
국가 간 결제 네트워크(N2N) 사업 매진
최원석 비씨카드 대표. (사진=비씨카드)
최원석 비씨카드 대표. (사진=비씨카드)

2024년 갑진년 한 해도 대한민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고금리 부담은 남아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우려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을 필두로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고통 분담과 윤리 경영 강화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은행 등 모든 금융권이 실적 개선과 건전성 강화 그리고 내부통제 확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공통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눈앞에 쌓인 난제 해결을 위한 금융권 CEO의 경영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올해로 4년째 비씨카드를 이끄는 최원석 대표 어깨는 무겁다. 인사 태풍 속에서 연임하며 자리를 지켰지만, 지난해 악화한 실적을 끌어올릴 만한 반전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최 대표는 올해 1년이라는 임기가 부여된 상황에서 체질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원석 비씨카드 대표는 지난해 말 열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단독 추천됐다. 연임은 내달 열릴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된다. 임기는 1년이다.

최 대표가 처음 취임한 것은 2021년으로 올해까지 햇수로 4년차다. 비씨카드 CEO가 4년 이상 재임한 것은 KT가 2011년 비씨카드 인수 이후 처음이다. 

더욱이 최 대표는 취임하기 이전에도 비씨카드 사외이사직을 6년 맡았다. 두 임기를 합치면 10년으로, 회사 안팎에서 비씨카드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KT 계열사 CEO가 대거 물갈이되는 분위기 속에서 지난해 비씨카드 실적도 악화한 만큼 최 대표가 연임하지 못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카드업계 전반의 업황이 어렵다 보니 새로운 변화보다는 안정을 꾀해 기존 시스템과 조직 발전에 중점을 둬 연임에 성공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실적 악화는 업계불황 등 외부요인으로 인해 일시적이었고, 최 대표의 취임 이후 실적이 줄곧 성장세였다는 점도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 대표 취임 전인 2020년 당기순이익은 696억원 수준이었지만, 최 대표가 취임한 2021년 1015억원으로 증가했고 2022년에는 108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실적은 업황 악화 때문이라 하더라도 타 카드사 대비 눈에 띄게 악화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696억원으로 전년 동기(1344억원) 대비 48.2%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국내 8개(신한·삼성·현대·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 전업카드사 누적 순이익이 2조3530억원에서 2조781억원으로 11.7% 감소하는 것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최 대표는 올해 비씨카드 체질 개선에 집중할 전망이다. 비씨카드는 1983년 은행 신용카드 협회를 모체로 설립됐으며 시중은행을 회원사로 확보해 사업영역을 확대해 왔다. 따라서 주수익원은 결제망이 없는 은행, 카드사에게 결제망을 제공하는 B2B(기업 대 기업) 사업이다.

하지만 회원사들이 독자 가맹점을 구축해 비씨카드 결제망을 줄줄이 이탈하면서 비씨카드는 체질 개선을 통한 수익 다각화라는 과제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 대표는 취임 이후 △자체카드 활성화 △해외 결제망 사업 △핀테크 고객사 유치 등을 추진했다. 올해도 국가 간 결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국가 간 결제 네트워크(N2N)’ 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새 수익원 발굴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자회사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기업공개(IPO)를 완수하는 것 역시 최 대표 몫이다. 케이뱅크는 2022년부터 상장을 추진했지만, 시장 상황과 투자 심리 위축으로 지난해 초 연기했다. 올해 1년 만에 IPO를 재추진하는 만큼 최 대표 역할이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 IPO는 물론이고 매입업무수익 비중을 줄이는 체질 개선과 데이터 플랫폼 등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최 대표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