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인사 임박' 식음료, 이영구·박윤기 '안정'…차우철 '불안'
'롯데 인사 임박' 식음료, 이영구·박윤기 '안정'…차우철 '불안'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11.08 15: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룹 모태' 롯데제과·칠성·GRS, 실적 개선 '희비'…CEO 교체 촉각
롯데 식품군 3사 CEO. (왼쪽부터)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 겸 그룹 식품HQ 총괄대표,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차우철 롯데GRS 대표. [사진=각 사]
롯데 식품군 3사 CEO. (왼쪽부터)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 겸 그룹 식품HQ 총괄대표,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차우철 롯데GRS 대표. [사진=각 사]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GRS 등 롯데그룹 식음료 주요 3사 CEO(최고경영자) 생존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롯데제과 이영구 대표와 롯데칠성음료 박윤기 대표는 각각 합병 완수, 실적 개선으로 무난히 연임할 것이란 관측이다. 롯데GRS 차우철 대표는 악화된 수익성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해 입지가 불안한 모습이다.   

8일 재계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예년과 비슷한 이달 중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그룹 모태인 식품군에서는 내년 3월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와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임기가 끝난다.  

◇이영구, 롯데푸드 합병 완수 후 실적 '선방'

롯데제과는 지난해 인사에서 2018년부터 4년간 회사를 이끈 민명기 대표가 실적 부진으로 교체됐다. 롯데 식품 상장사 중 유일했다. 당시 그룹 식품BU(비즈니스유닛)장을 맡았던 이영구 대표는 롯데제과는 물론 식품HQ(헤드쿼터) 총괄대표를 겸임하며 책임이 커졌다. 

이 대표 체제의 롯데제과는 올해 롯데푸드와의 합병이 최대 과제였다. 신동빈 회장이 강조한 ‘1위 롯데’,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실현하기 위한 과감한 시도였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합병을 깜짝 예고한 후 통합 작업은 순항했고 7월1일 합병을 마무리했다. 롯데제과는 전 생애 주기의 포트폴리오를 갖춘 ‘메가 종합식품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매출 규모는 약 4조원으로 CJ제일제당에 이어 단숨에 식품업계 톱(Top)2로 도약했다.

이 대표는 합병 후 받은 첫 성적표에서 선방했다.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잠정치)은 1조1033억원, 영업이익 572억원을 기록했다. 양사 합병 전보다 매출액은 10%가량 늘고 영업이익은 8% 줄었다. 단 영업이익은 합병과 관련한 일회성 비용(69억원)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대비 3% 증가했다. 국제 곡물가격 급등, 고환율 등 대외 리스크를 감안하면 양호했다는 분석이다. 

◇박윤기, 음료 포트폴리오 다각화·주류 '흑자'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는 임기 동안 사업 다각화, 수익성 개선으로 신 회장에게 꾸준한 신뢰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바이오·헬스케어를 중심으로 ‘제로(0) 탄산’, ‘건강기능성’, ‘에코(친환경)’ 등 음료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특히 제로 탄산은 관련 시장점유율 50%(올 상반기 기준)를 차지하며 빠르게 선점했다. 국내 최대 음료회사로서 입지는 굳건해졌다. 

박 대표는 또 만성 적자였던 주류사업을 지난해부터 반등시켰다. 올해 역시 흑자가 지속됐다. 소주, 맥주, 와인 등 상품군을 다변화하고 최근 출시한 야심작 ‘처음처럼 새로’가 호응을 얻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업계는 롯데칠성의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중장기적으로 소주 점유율 20%, 맥주 7%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도 성장세다. 박 대표 체제에서 롯데칠성은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다. 올 1~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1727억원, 1985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14%, 21.6% 증가한 수치다.  

◇차우철, 혁신 노력 불구 지속된 '적자' 

차우철 대표는 불안한 모습이다. 차 대표는 박 대표와 같은 시기에 롯데GRS를 맡았다. 코로나19로 타격이 컸던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 도넛 등 외식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공간 혁신에 공을 들였다. 특히 코로나 기간에 스마트 스토어 콘셉트의 롯데리아 홍대점, 엔제리너스 엘리먼트·타임빌라스·아일랜드점 등 특화매장을 잇달아 출점했다.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패밀리 레스토랑 ‘T.G.I 프라이데이스’를 매각했다. 롯데리아 역사상 최초의 팝업스토어 ‘불고기랩 9222’도 최근 선보였다. 

그럼에도 실적은 신통치 않았다. 차우철 체제로 바뀐 지난해 롯데GRS 매출은 6757억원으로 전년보다 1.1% 줄었다. 영업 손실 폭도 같은 기간 196억원에서 257억원으로 더 커졌다. 

올 상반기 매출은 365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0% 늘었다. 다만 영업손실은 39억원으로 전년 33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307.7%에서 올 상반기 324.3%로 16.6%포인트(p) 높아졌다. 악화된 재정건전성이 걸림돌이다. 주력인 롯데리아는 경쟁사 맘스터치에게 국내 햄버거 1위(지난해 매장 수 기준) 타이틀도 빼앗겼다. 혁신을 위한 노력 대비 결과는 아쉬움이 크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CEO 인사는 실적으로 말해준다”며 “롯데GRS가 상대적으로 부진해 위태롭지만 결국 오너 의중과 신뢰가 관건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