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삼국지①] 롯데칠성음료, 전열 재정비…홈술·혼술 공략
[주류삼국지①] 롯데칠성음료, 전열 재정비…홈술·혼술 공략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7.18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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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기 체제 영업이익 흑자 전환, 매출 반등 '고무적'
MZ세대 타깃 '선택과 집중'…3분기 소주 신제품 출시
롯데칠성음료의 대표 주류 '클라우드' 맥주와 '처음처럼' 소주. [사진=박성은 기자]
롯데칠성음료의 대표 주류 '클라우드' 맥주와 '처음처럼' 소주. [사진=박성은 기자]

롯데칠성음료는 코로나19에서도 수익성을 개선하고 매출을 반등시키며 주류사업 경쟁력을 다졌다. 후발주자지만 MZ세대 취향을 반영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남은 하반기에는 젊은 감성의 소주와 맥주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며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주류 3대장 중 매출(음료 제외) 규모가 가장 적지만 지난해부터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며 반등을 꾀하고 있다. 매출이 적은 이유는 후발주자인 점도 있지만 시장 양 축인 소주, 맥주 모두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탓도 크다. 대표 브랜드 ‘처음처럼’은 소주 점유율 2위(닐슨 기준 15%대), ‘클라우드’는 맥주 3위 수준(유로모니터 3% 후반)이다. 각각 1위 브랜드와 격차가 크다. 롯데가 유통 왕좌 타이틀을 오랫동안 거머쥔 것과 비교하면 주류시장에서의 입지는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롯데칠성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한동안 휘청댔다. 코로나 첫 해인 2020년 주류 매출은 6097억원으로 전년의 6996억원보다 12.8% 줄었다. 하지만 박윤기 대표 체제로 전환된 지난해에는 6722억원으로 반등했다. 고질적인 적자 역시 지난해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처음처럼과 클라우드 모두 재정비하면서 활기를 불어넣은 영향이 컸다. 두 브랜드 모두 젊은 감각으로 패키지를 새 단장하고, 블랙핑크 제니·BTS(방탄소년단)와 같은 빅모델을 기용했다. 처음처럼은 도수를 낮춰 저도주 트렌드에 적극 대응했다. 클라우드도 기존의 오리지널 외에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무알콜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탄산주 ‘클라우드 하드셀처’로 다각화했다. 업계 최초의 투명 페트(PET) 맥주 도입 등 화젯거리도 꾸준히 만들었다. 트렌드를 재빨리 읽고 대응한 박 대표의 결정이 적중한 셈이다.

올 1분기 주류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1.1% 늘어난 1942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은 216억원으로 133.5% 급증했다. 주류사업이 안정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롯데칠성은 올 들어 주류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세웠다. 대표적으로 ‘피츠(Fitz) 수퍼클리어’의 단종을 들 수 있다. 피츠는 2017년 출시 당시 경쟁 브랜드인 오비맥주 ‘카스’, 하이트진로 ‘하이트’를 겨냥한 레귤러 맥주다. 프리미엄 콘셉트의 클라우드(오리지널)가 소비 저변을 빠르게 확대하지 못한 상황에서 내놓은 카드였다. 

결과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는 없었다. 실제 롯데칠성의 맥주 점유율(닐슨, 가정시장 기준)은 피츠를 내놓은 이듬해 2018년 6.1%에서 지난해 3% 후반으로 떨어졌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올 초 선택과 집중을 통한 SKU(품목 수) 효율화를 위해 단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신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 중심의 홈술·혼술 확산에 따라 늘어나는 와인 수요와 저도주, 저칼로리 트렌드에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와인은 토종 시판 와인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마주앙’을 데일리 와인으로 리뉴얼했다. 서울 신용산에 와인복합문화공간 ‘오비노미오(OVINOMIO)’를 오픈해 MZ세대와의 소통 접점도 넓혔다. 와인에 힘을 실어준 이유는 다른 주종보다 성장세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와인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34.4% 늘었다. 증감율 면에서 소주(-2.4%), 맥주(14.5%)를 압도했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사진=롯데칠성음료]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사진=롯데칠성음료]
저칼로리 맥주 '클라우드 칼로리 라이트' [사진=롯데칠성음료]
저칼로리 맥주 '클라우드 칼로리 라이트' [사진=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은 또 소맥(소주와 맥주)의 꿀 비율을 강조한 ‘처음처럼 꿀주’, RTD(Ready to Drink, 즉석에서 마시는) 과일탄산주 ‘순하리 레몬진’의 라인업 다양화, 저열량 맥주 ‘클라우드 칼로리 라이트’, 저도주 ‘별빛 청하’ 등 젊은 감각의 신제품을 다변화했다. 별빛 청하는 출시 50일 만에 150만병이 판매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롯데칠성은 남은 하반기 가정시장 공략에 좀 더 비중을 둔다. 거리두기 완화와 여름휴가철을 맞아 유흥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코로나 재유행 우려가 큰 만큼 홈술·혼술 시장에 집중한다. 

박윤기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소주의 시장점유율 20%대 회복과 맥주의 7%대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맥주는 현재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매출 성장은 물론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보고 있다. 남은 하반기 내 기존의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와 다른 무알콜 맥주 신제품을 출시한다.

소주 역시 9월 전후로 MZ세대를 겨냥한 희석식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진로’ 투 트랙 전략에 맞불을 놓는다. 아울러 내년에는 청하 신제품 출시도 계획 중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소주 신제품은 3분기 내 출시할 예정이나 구체적인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홈술·혼술 트렌드에 따른 SKU 확대로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성은 기자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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