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임원인사 임박…안정·여풍 이어갈까
롯데, 임원인사 임박…안정·여풍 이어갈까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2.12.1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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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유력…성과·능력주의 원칙 따른 신상필벌 무게
롯데온 나영호·하이마트 황영근·홈쇼핑 이완신 연임 불투명
롯데월드타워와 롯데그룹 심볼[이미지=롯데, 편집=고아라 기자]
롯데월드타워와 롯데그룹 심볼[이미지=롯데, 편집=고아라 기자]

국내 5대 그룹 중 롯데 임원인사만 남았다. 재계 이목은 롯데가 최근 마무리된 삼성·SK·LG·CJ 등의 임원인사처럼 안정에 방점을 둘지에 쏠린다. 또 여성 CEO(최고경영책임자) 발탁이 잇달아 이뤄진 만큼 롯데에서도 여성 CEO가 탄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의 임원인사는 15일에 단행될 전망이다. 당초 11월 말로 예상됐으나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롯데건설 유동성 위기에 미뤄졌다.

내년 3월 임기만료 예정인 임원으로는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김교현 그룹 화학군 총괄대표(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이영구 그룹 식품군 총괄대표(롯데제과 대표이사 사장) △강성현 롯데쇼핑 롯데마트사업부 대표이사(부사장) △남창희 롯데쇼핑 롯데슈퍼 대표(부사장) △나영호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롯데온 대표, 부사장) △이갑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이사(부사장)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이사(전무) △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전무)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전무) △차우철 롯데GRS 대표이사(전무) 등이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앞서 인사를 낸 주요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롯데가 성과주의·능력주의 원칙에 따라 신상필벌 인사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통 라이벌인 신세계나 현대백화점은 역대급 실적을 올린 대표를 승진시키고, 불확실성이 커진 대내외 경영환경에 대응하고자 다수 임원을 재신임했다.

롯데도 이 같은 기조라면 나영호 롯데온 대표와 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 연임은 불투명하다. 나영호 대표는 2021년 4월 그룹에 합류한 후 롯데쇼핑 내 파편화돼 있던 e커머스 조직인력을 롯데온으로 일원화했으며 ‘온앤더뷰티’·‘온앤더스타일’·‘온앤더럭셔리’ 등 버티컬 서비스를 구축했다. 그러나 올 3분기 기준 영업손실은 378억원으로 여전히 적자다. 이커머스 내 위상도 애매하다.

황영근 대표가 이끈 하이마트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마트는 지난해까지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올해 3분기까지 72억원 적자다. 하이마트 신용 등급 전망은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됐다.

롯데홈쇼핑은 내년 2월1일부터 7월31일까지 6개월간의 TV홈쇼핑 방송 송출금지라는 사상초유의 상황에 직면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019년 롯데홈쇼핑(우리홈쇼핑)에 내린 업무정지 처분이 지난달 30일 대법원 판결로 이달 7일 확정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이완신 대표의 거취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위기 극복을 위해 다시 한 번 인적쇄신을 꾀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롯데는 지난해 임원인사에서 유통사업을 총괄하는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에 김상현 전 DFI리테일 그룹 대표를 영입했다. 백화점사업부장도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를 발탁했다. 유통군 마케팅 총괄은 LG생활건강 출신의 이우경 부사장을 선임했다. 그 결과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 기준 2분기 연속 컨센서스(시장 평균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하며 유통명가 재건에 속도를 냈다. 롯데온·롯데하이마트 반등을 위한 외부수혈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최근 기업 임원인사에서 눈에 띄었던 여풍이 롯데에도 불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 △김은영 삼성SDS 부사장 △고희진·박남영 삼성물산 패션부문 부사장 △안정은 11번가(SK스퀘어 자회사) CEO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 등이 이번 임원인사에서 새롭게 발탁됐다. 롯데는 2018년 선우영 롯데하이마트 온라인 부문장을 롭스 대표로 선임한 바 있다. 지난해 단행한 ‘2022년 임원인사’에서는 총 6명의 신임 여성 임원이 나왔다. 또 샤넬코리아·지방시코리아 출신 이효완 전무와 루이비통코리아 출신 김지현 상무보를 외부에서 영입했다.

롯데 관계자는 “(임원인사에 대해) 철저히 검증 중”이라면서도 “아직까지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