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회장 2년…글로벌 톱3 반열 올려놔
현대차 정의선, 회장 2년…글로벌 톱3 반열 올려놔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10.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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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대외악재 불구 사상 최대 연간 실적 전망
전기차 대중화 시대 선두주자 의지, 성적으로 가시화
미래 항공·소프트웨어 출사표…성장동력 모색 지속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4일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정 회장은 코로나19,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위기에서도 현대차그룹을 올해 첫 글로벌 판매량 톱3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그는 회장 취임 이후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을 자동차 제조기업에서 자율주행,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등을 아우르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지향점을 바꿔 경영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톱3 반열 올려놔…위기극복·미래성장 난제 해소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그룹을 올해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순위 3위에 올렸다. 반기 기준 전 세계 판매량 순위에서 현대차그룹이 빅3에 포함된 건 사상 처음이다.

이로써 정 회장은 세계 자동차 역사의 주역인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을 모두 제쳤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테슬라, 폭스바겐과 함께 3강 체제를 공고히 했다.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도 지난 2010년 5위에 이어 올해 처음으로 글로벌 톱3 진입을 눈앞에 뒀다.

뉴스위크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올해의 비저너리’(Visionary of the Year) 수상자로 선정하고 표지모델로 실은 뉴스위크 특집호 표지. [이미지=현대자동차그룹]
뉴스위크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올해의 비저너리’(Visionary of the Year) 수상자로 선정하고 표지모델로 실은 뉴스위크 특집호 표지. [이미지=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기아는 정 회장 취임 이후 고수익 차량 중심 제품 믹스(구성) 변화, 원가구조 효율화 등으로 수익 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다. 올해 연간 사상 최대 실적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66조2985억원, 영업이익은 4조90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4.9%, 38.6% 증가했다. 기아의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40조2332억원, 영업이익 3조8405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5.2%, 49.8% 늘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영업이익이 각각 10조5000억원, 8조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양사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정 회장은 최근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이러한 호실적을 거뒀다. 특히 그는 회장 취임 이후 2년 간 위기 극복과 미래 성장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난제를 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기를 기회로…전기차 시장 선두 의지·전략 주효

정 회장은 취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확산, 원자재 가격 급등, 보호무역주의 강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다양한 외부 악재를 만났다. 정 회장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노렸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변모하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 ‘아이오닉 5’, ‘EV6’ 등 차별화된 성능과 디자인을 갖춘 신차를 적기 출시하며 세계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선진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과 유럽에서 올해 상반기 판매 순위 각각 2, 3위를 기록했다.

전기차 톱티어 브랜드로 올라선 건 정 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전략이 주효했다.

정 회장은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들이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다”며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돼야 한다”며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2022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이미지. [이미지=현대자동차그룹]
2022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이미지. [이미지=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역시 글로벌 유수의 고성능, 고급차 브랜드들을 뛰어넘는 수준의 전용 플랫폼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정 회장의 방향성 아래 구체화됐다. 정 회장은 기술 개발 주요 단계마다 직접 점검하며 혁신적 신기술 적용을 적극 주문했다.

정 회장은 오는 2030년 연간 총 323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약 12% 수준의 점유율을 달성한다는 세웠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18종 이상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한다. 기아는 13종의 전기차를 출시한다.

차세대 전용 전기차 플랫폼 개발도 본격화한다. 오는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과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전기차 전용 플랫폼 ‘eS’ 등 신규 전기차 플랫폼 2종을 도입해 성능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전기차 라인업 확대와 상품 경쟁력도 확보한다.

◇전기차 외 미래 모빌리티 사업 다변화

정 회장은 AAM에 대한 대중화를 위한 기술 개발과 구상도 구체화하고 있다. AAM은 정 회장이 취임 전 밝힌 도심항공모빌리티(UAM)에 지역 간 항공모빌티리(RAM)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정 회장은 기존 UAM사업부를 기체 개발, 사업 추진 등 효율화 제고를 위해 AAM사업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지난 5월에는 ‘AAM 테크데이’에서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 기반의 멀티콥터 드론 ‘프로젝트N’의 연구·개발 성과를 처음 공개했다. 프로젝트N은 수소연료시스템과 배터리를 동시에 이용 가능해 더욱 먼 거리를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 항공기다.

정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에 담길 소프트웨어 개발도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정 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에 18조원을 투자한다. 이를 위해 오는 2025년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 기본 적용,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 설립 등에 나선다.

정 회장은 “완성차 이외의 사업부문에서도 역량을 결집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사업 포트폴리오와 밸류체인을 재정비하고 스마트 시티, 스마트 물류, 신소재 등과 같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키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과 워렌 이스트(Warren East)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7월 영국에서 열리는 판버러 에어쇼에서 미래항공모빌리티(AAM) 기체 추진시스템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과 워렌 이스트(Warren East)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7월 영국에서 열리는 판버러 에어쇼에서 미래항공모빌리티(AAM) 기체 추진시스템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신아일보] 이성은 기자

sele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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