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2030년 'SW 중심 차' 시대 연다…8년간 18조 투자
현대차 정의선, 2030년 'SW 중심 차' 시대 연다…8년간 18조 투자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10.1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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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모든 차량 OTA 업데이트 기술 기본 적용
승용·PBV 전기차 플랫폼 'eM·eS' 적용 차량 선봬
글로벌 SW센터, 모빌리티 디바이스·솔루션 개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이 회장이 오는 2030년까지 18조원을 투자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를 연다. 이를 위해 오는 2025년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 기본 적용,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 설립 등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12일 그룹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술·비전을 발표하는 ‘소프트웨어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다’(Unlock the Software Age) 행사에서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등 신사업 관련 기술 개발 △스타트업·연구기관 대상 전략 지분 투자 △빅데이터 센터 구축 등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한국 외에도 미국, 유럽 등 글로벌 권역에서 소프트웨어 인력을 대대적으로 채용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전사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강화하며 정보통신기술(IT) 기반의 조직문화 변화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2025년 모든 차종 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적용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량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술을 적용해 소비자들이 항상 최신 상태의 차량을 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전기차 외에도 내연기관차도 무선 업데이트가 가능하도록 개발한다.

현대차그룹 전자·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 추교웅 부사장은 “무선 업데이트 기술이 적용되면 차량을 구입한 이후에도 기능과 성능의 업데이트가 가능해 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발전하고 똑똑해진다”고 강조했다.

(사진 왼쪽부터) 현대자동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 박정국 사장, TaaS본부장 송창현 사장이 ‘소프트웨어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다’(Unlock the Software Age) 행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사진 왼쪽부터) 현대자동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 박정국 사장, TaaS본부장 송창현 사장이 ‘소프트웨어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다’(Unlock the Software Age) 행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소비자가 서비스센터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법규에 맞춰 차량 성능을 개선하고 다양한 기능을 탑재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가 항상 최신 상태로 유지되면 차량의 잔존가치도 높아질 전망이다.

또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과 성능을 조합해 개인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차량을 만들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소비자가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능을 선택 구매할 수 있는 구독형(FoD) 서비스를 내년 일부 차종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 기준 2000만대, 이후 매년 급속히 늘어나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 가입 차량들이 생성하는 방대한 데이터가 개인화 서비스를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용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 적용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공용 플랫폼을 개발하고 기능 집중형 아키텍처(Domain Centralized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제어기를 통합해 본격적으로 SDV 전환을 이룬다.

현대차그룹은 SDV 개발을 위해 공용화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차량에 적용해 기획, 설계, 제조 등 일련의 양산 과정에 걸리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인다. 또 플랫폼을 공용화한 결과 차량 개발 복잡도를 낮춰 SDV 기술 신뢰도가 높인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소프트웨어 기술 비전을 발표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키비주얼 이미지. [이미지=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소프트웨어 기술 비전을 발표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키비주얼 이미지. [이미지=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새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오는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M과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eS를 적용한 차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eM은 모든 전기 승용차 차급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으로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가 현재의 전기차 대비 50% 이상 개선된다. 또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적용, 무선 업데이트 기본화 등을 목표로 한다. eS는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유연한 구조로 개발돼 배달·배송과 차량호출 등 기업 간 거래(B2B) 수요에 대응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의 제어기도 통합하고 있다. 차량 제어기를 4가지 기능 영역으로 각각 통합시킨 기능 집중형 아키텍처를 개발하고 제어기의 수를 크게 줄일 계획이다. 통합된 제어기는 다양한 차급과 국가별로 최적화된 지역 전략 차종을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며 차량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성능을 개선하는 작업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한다.

현대차그룹은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영역은 각각의 통합 제어기 양산을 통해 기능을 지속 고도화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전자·편의와 주행성능 영역 제어기도 각각 단계적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커넥티드 카 운영체제 ‘ccOS’ 자체 개발…자율주행 고도화

현대차그룹은 통합 제어기에 최적화된 고사양의 커넥티드 카 운영체제 ccOS(Connected Car Operating System)를 지속 고도화한다. 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ccOS는 모든 제어기에 공용으로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고도의 컴퓨팅 파워를 통해 하드웨어 성능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도록 한다. ccOS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차량에 부착된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 여러 센서를 통한 방대한 데이터 수집 능력과 함께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처리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뒷받침한다.

현대차그룹은 인공지능(AI) 컴퓨팅 선도 기업인 엔비디아(NVIDIA)와 협업해 고성능 정보처리 반도체인 엔비디아 드라이브(NVIDIA DRIVE) 하드웨어를 ccOS에 탑재했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머신러닝, 그래픽 인지 및 처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엔비디아 드라이브는 빠른 속도로 대용량의 데이터 연산 처리가 가능하다.

컴퓨팅 파워가 고도화되면 통신 처리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돼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소비,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실시 등 고객이 다양한 환경에서 체감하는 데이터 처리 속도가 대폭 향상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소프트웨어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다’(Unlock the Software Age) 행사에서 발표한‘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개념도. [이미지=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소프트웨어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다’(Unlock the Software Age) 행사에서 발표한‘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개념도. [이미지=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차량 제어기 통합과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 강화도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 자율주행사업부장 장웅준 전무는 “현대차그룹은 올해 연말 2세대 통합 제어기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레벨 3 기술인 고속도로 자율주행(HDP) 시스템을 공개한다”며 “아울러 자율주행 레벨 3 수준의 원격 자율주차(RPP) 기능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해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 기반 3세대 통합 제어기를 선행 개발 중이다. 이는 현재 양산 적용 중인 2세대 제어기보다 더욱 고성능의 CPU를 탑재하고 제어기 통합 수준을 높여 더 빠른 연산과 효율적 제어를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 설립…스마트폰 연결 시스템 구축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의 설계, 생산, 판매, 운행, 중고 거래 등 차량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생성되는 데이터를 서로 결합·가공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 구축 역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개방해 외부 사업자도 차량 서비스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물류·숙박을 비롯한 다양한 이종 산업과 제휴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를 설립한다.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는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와 로지스틱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용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개발한다. 또 자체 개발한 모빌리티 디바이스가 스마트폰 생태계와 연결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외에도 모빌리티 디바이스의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해 다양한 응용 애플리케이션들이 나올 수 있는 생태계도 조성한다.

장기적으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는 방대한 모빌리티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소비자 의도를 파악하고 명령의 맥락을 이해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를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 박정국 사장은 “새로운 기술 개발과 혁신을 통해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서고 이동 경험을 새롭게 하도록 차의 개념을 다시 정의하겠다”며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제품과 비즈니스를 전환해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성은 기자

sele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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