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홍원식, 한앤코에 310억 위약벌 소송 패소…"즉시 항소"
남양유업 홍원식, 한앤코에 310억 위약벌 소송 패소…"즉시 항소"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12.2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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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매각 '쌍방대리' 쟁점…재판부 "홍 회장 대리인 의사결정 권한 없다"
홍 회장측 "계약해제 실질적 책임은 한앤코, 매도인 권리 보호받지 못했다"
남양유업. [사진=박성은 기자]
남양유업. [사진=박성은 기자]

법원이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한앤코) 간 위약벌 1심 소송에서 한앤코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부장판사 문성관)는 22일 홍원식 회장 일가가 한앤코를 상대로 낸 위약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위약벌(違約罰)은 채무 이행을 확보하기 위해 정하는 벌금이다. 상대 손해를 배상하는 위약금과는 다른 의미다. 

홍 회장은 지난해 4월 촉발된 '불가리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한앤코에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후 양측 계약이 파기되면서 현재까지 이를 두고 여러 법적분쟁이 이어진 상황이다. 

이번 위약벌 소송은 한앤코가 홍 회장에게 계약 이행을 위한 주식양도소송을 제기했고, 홍 회장은 이에 맞서 계약 파기 책임을 한앤코에 물면서 비롯됐다. 홍 회장은 한앤코에게 310억원 상당의 위약벌 및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재판은 홍 회장과 한앤코 간 계약이 ‘쌍방대리’로 이뤄진 것인지가 쟁점이었다. 쌍방대리는 계약 당사자 대리를 동일한 대리인이 맡아 계약을 진행하는 것이다. 홍 회장 측은 해당 계약이 쌍방대리로 이뤄져 무효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한앤코는 업계 관행이었고 문제가 된 적 없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쌍방대리에 대해 홍 회장 측 대리인이 계약 협상 또는 체결에 직접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권한이 없어 실제 대리행위를 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하면서 원고 패소를 결정했다.

당초 법원은 위약벌 소송과 관련해 양 측에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다. 홍 회장 측은 위약벌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으나 한앤코가 이를 거부하면서 이날 판결이 나온 것이다.

홍 회장 측은 판결 직후 즉각 항소의 뜻을 내비쳤다. 홍 회장 법률대리인은 이날 입장문에서 “원고는 가업인 회사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피고의 쌍방대리 행위로 매도인 권리를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며 “쌍방대리로 인한 이해상충 문제와 사전합의 불이행 등 계약해제의 실질적인 책임은 피고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내용을 재판부가 충분히 받아들이지 않은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즉시 항소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법원 민사합의30부(부장판사 정찬우)는 지난해 9월 한앤코가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바 있다. 주식매매계약을 정상적인 계약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에 홍 회장 측은 불복하고 항소한 상황이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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