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두고 벌어진 아워홈 집안싸움…승자는 '구지은'
'배당금' 두고 벌어진 아워홈 집안싸움…승자는 '구지은'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3.04.0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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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주총…구본성 2966억·구미현 456억·구지은 30억 표 대결
장녀 구미현 배당요구 철회, 막내 구지은 안건 동의로 결정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사진=아워홈]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사진=아워홈]

‘배당금’을 두고 또 다시 집안싸움을 벌인 아워홈의 승자는 구지은 부회장이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이날 서울 마곡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30억원의 배당안을 가결했다.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의 오너가 3남매 구본성 전 부회장, 장녀 구미현, 막내이자 회사 경영을 맡고 있는 구지은 부회장은 주총을 앞두고 제각기 다른 배당금 지급안 안건을 요청했다.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은 배당 총액 2966억원을 요구했다. 장녀 구미현은 서면으로 배당 총액 456억원을 요구하는 주주 제안을 했다. 구지은 부회장이 경영을 주도하는 아워홈은 30억원으로 안건을 상정했다. 이에 따라 구본성 2996억원, 구미현 456억원, 구지은 30억원 안건이 표 대결을 벌이게 됐다.

아워홈은 창업자 고(故) 구자학 회장의 4남매가 지분 98%가량을 보유한 비상장사다. 이중 3남매가 보유한 지분은 구 전 부회장 38.6%, 구미현 19.6%, 구 부회장 20.7%(셋째 구명진 지분 포함)다. 

특히 구본성 전 부회장의 배당 요구안은 지난해 아워홈 순이익 255억원의 11배가 넘어 논란이 컸다. 

아워홈은 이를 두고 공식 입장을 통해 “구본성 주주는 2021년 보복운전으로 유죄를 선고 받았으며 임원보수 초과 수령, 상법 및 회사 내부 규정 무시 등 경영능력 부재와 함께 회사를 위기에 이르게 했다”며 “현재는 대표이사 시절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수사까지 진행 중”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분매각 효율성을 위해 배당을 제안했다고 주장하지만 규모가 회사 이익의 10배가 넘는 것으로 배당안이 가결될 경우 지급을 위한 차입만 큰 폭으로 증가해 오히려 지분 매각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된다”고 우려했다.

아워홈 노조 역시 구본성 전 부회장의 요구를 강력 규탄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성명서에서 “오로지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 회사를 다시 경영 악화의 길로 내몰고 직원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주주에 맞서 투쟁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건 가결을 위해서는 출석 주주 과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주총 직전까지 누구 안건이 채택될지는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주총 당일 장녀 구미현이 자신의 배당 요구를 철회하고 구 부회장의 회사 안에 동의하면서 출석 주주 과반의 동의로 30억원의 배당안이 가결됐다.  

한편 아워홈은 경영권을 두고 구지은 부회장과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 간 갈등이 오랫동안 지속되다가 지난해 6월 임시 주총을 통해 구 부회장이 승기를 잡으면서 일단락 된 바 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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