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④]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강단 리더십, 체질개선
[원더우먼④]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강단 리더십, 체질개선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8.02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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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복귀 1년간 적자 탈출·미국 공공기관 수주 성과
올해 매출 2조 목표, 케어푸드 비롯한 신사업 속도

범LG가 유일 여성경영인…삼성 이재용·이부진 고종사촌
장남과 수년간 ‘남매의 난’, 승기 잡으며 경영체제 견고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아워홈]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아워홈]

‘적자 탈출’, ‘미국 공공기관 구내식당 첫 수주’, ‘노사 최단기간 임금교섭 합의’.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지난해 6월 경영에 복귀한 후 1년도 안 돼 얻은 대표 성과들이다. 

구 부회장은 올해 매출 2조원, 단체급식사업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케어푸드 등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며 아워홈의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구 부회장은 지난해 6월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이전까진 오빠이자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경영을 맡았다. 구 전 부회장이 지난해 보복운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해임되면서 구 부회장이 다시 경영을 맡게 됐다.

구 부회장은 아워홈을 세운 고(故) 구자학 회장의 막내딸이다. 2004년부터 경영에 참여하면서 아워홈을 키워왔다. 하지만 2016년 말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장남 구본성에게 밀려났다.  

구 부회장은 범LG가의 유일한 여성 경영인이다. 아버지 구자학 회장은 LG그룹 창업주 고 구인회 셋째 아들이다. 어머니 이숙희는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둘째딸이자 고 이건희 전 삼성 회장 누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고종사촌 지간이다.  

구 부회장은 업계 안팎으로 강단 있으면서 결단력이 빠르다는 평을 얻고 있다.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시하고 현장 찾는 것도 즐겨한다. 구 부회장이 임금협상 테이블에 나가 창립 이후 노조와 최단기간 교섭에 합의하고 동서울물류센터에서 직원들에게 인프라 투자를 약속한 점, 신입 채용 면접관으로 깜짝 등장한 일련의 모습들은 그의 경영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아워홈 주력은 단체급식사업이다. 국내 단체급식시장에서 삼성웰스토리에 이어 2위 사업자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으로 아워홈 실적은 크게 악화됐다. 구 부회장 복귀 전이자 코로나 첫 해인 2020년 창사 이래 첫 적자(연결기준 93억원 손실)를 냈다. 매출은 13.5% 전년보다 줄었다. 구 부회장 복귀 때도 코로나 확산세가 커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아워홈의 최근 3년간 실적 현황. [그래프=고아라 기자]
아워홈의 최근 3년간 실적 현황. [그래프=고아라 기자]

구 부회장은 일단 손실을 메우는 게 시급했다. 부실 거래처를 최소화하고 비용 절감을 진행한 동시에 신규 수주 물량 확대에 주력했다. 취임 4개월 차 미국 우정청 구내식당 운영 계약을 따낸 것은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미국 우정청은 현지 우편서비스를 총괄하는 공공기관이다. 국내 단체급식기업이 미국 공공기관 구내식당 운영을 수주한 자체가 처음이다. 

주력인 단체급식과 식품사업 모두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지난해 257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1조7407억원으로 전년보다 7.1% 늘었다. 

구지은 부회장은 올 1월 신년사에서 ‘올해 매출 2조 달성’과 ‘강한 1등 아워홈’을 강조했다. 3월 정기총회에서는 주주 무배당을 결정했다. 인건비 부담, 물가상승에 따른 위기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구 부회장은 아워홈 지분 20.67%를 가진 대주주다. 다른 한편으로 목표 달성 전까진 결실을 얻지 않겠다는 그의 솔선수범으로 풀이된다. 장남과 경영권을 두고 수년간 ‘남매의 난’을 치르면서 회사 대내외적으로 악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작용했다.

지난 6월 말 아워홈 임시 주총에서 장남 구 전 부회장이 제기한 이사회 교체와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됐다. 이에 따라 구지은 부회장의 경영체제는 더욱 공고화됐다. 

구지은 부회장(오른쪽 두번째)이 지난해 12월 신입사원 공채 면접관으로 참여했다. [사진=아워홈]
구지은 부회장(오른쪽 두번째)이 지난해 12월 신입사원 공채 면접관으로 참여했다. [사진=아워홈]

구 부회장은 강한 1등 아워홈이 될 수 있도록 단체급식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식품 수출사업 확대, 케어푸드를 비롯한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워홈은 올 들어 미국(1곳), 폴란드(1곳), 중국(3곳), 베트남(8곳) 등 해외에서 단체급식점포를 10개 이상 신규 오픈하며 글로벌 단체급식 역량을 빠르게 키웠다. 식품 수출사업도 국탕찌개와 냉면, 김치 등 가정간편식(HMR)과 지리산수 생수를 중심으로 동남아, 호주, 미국, 유럽으로 확장 중이다. 

구 부회장은 체질개선을 위한 신사업에도 공을 들였다. 올초 금융사 KB손해보험과 디지털 헬스케어, 케어푸드(환자식) 사업 활성화를 위한 MOU를 맺었다. 6월에는 디지털 치료제 기업 로완과도 디지털 케어푸드 사업 협력을 약속했다. 2011년 5104억원(업계 추정)에서 지난해 2조5000억원대로 10년 새 5배가량 성장한 국내 케어푸드 시장을 눈여겨 본 것이다. 

암환자용 ‘메디푸드’, 육식·매운 음식의 천연 향미소재 개발 등 정부 연구과제 주관기관으로 잇달아 선정되면서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탄력을 받았다.

구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구성원이 마음껏 역량을 펼치고 성과에 대해 최고 보상을 해주는 회사로 만들겠다”며 “아워홈의 저력을 믿고 기회를 활용해 강한 1등 아워홈으로 올라서자”고 강조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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