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김홍국-동원 김남정, HMM 인수 두고 격돌
하림 김홍국-동원 김남정, HMM 인수 두고 격돌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3.11.2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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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입찰 2파전…매각가 최대 7조 안팎, 자금조달능력 '관건'
하림 김홍국 회장(좌), 동원 김남정 부회장(우). [사진=각 사]
하림 김홍국 회장(좌), 동원 김남정 부회장(우). [사진=각 사]

식품대기업 하림과 동원이 국내 최대 해운선사 HMM 인수를 두고 본격적으로 맞붙게 됐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MM 채권단인 KDB산업은행, 한국해양진흥공사, 매각주관사 삼성증권이 전날인 23일 진행한 본입찰에서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과 동원그룹 2개사가 최종 참여했다. 당초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에 포함됐던 LX인터내셔널은 최종 불참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르면 이달 안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연내 주식매매계약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HMM 매각 대상 주식 수는 채권단이 보유한 3억9879만주다. 매각예정가격은 HMM의 현재 주가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할 때 최대 7조원 안팎 수준으로 추정된다. 채권단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시 참여 기업의 자금조달 능력을 가장 눈여겨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하림은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손잡고 유가증권 매각과 영구채 발행, 선박 매각 등으로 재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 소속 해운사인 팬오션은 최근 한진칼 주식 390만3973주를 1628억원에 처분한 바 있다.

동원그룹은 인수 주체로 동원로엑스를 내세웠다. 특히 그룹 사업 지주사인 동원산업이 동원로엑스에 유상증자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동원산업 자회사인 미국 참치캔 1위 업체 스타키스트의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스타키스트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과 동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난해 공정자산총액 기준 각각 재계 27위, 54위의 대기업이다.

하림의 경우, 김홍국 회장이 2015년 팬오션을 인수하면서 이미 해운사업을 활발히 전개 중이다. 김 회장은 축산업을 근간으로 유통(NS홈쇼핑), 해운(팬오션)에 이어 하림산업을 앞세워 ‘더미식’ 등 가정간편식(HMR) 사업을 본격화하며 사업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이중 김 회장의 팬오션 인수는 하림그룹 위상을 높이는 결정적 순간이 됐다는 평이 많다. 팬오션은 벌크선 사업이 주력이다. HMM을 인수 시 컨테이너선 사업을 더할 수 있게 돼 하림의 해운사업 경쟁력 제고의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동원은 올 들어 M&A(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대기업으로 꼽힌다. 동원그룹을 이끄는 김남정 부회장은 지주사로 전환된 동원산업을 앞세워 올 초 ‘한국맥도날드’,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에 참전하며 외식과 바이오 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하려고 했으나 무위로 끝났다. 업계에선 그룹 포트폴리오와 이미지가 수산·식품에 치우쳤고 향후 ‘매출 10조원 목표’를 감안하면 신사업 발굴이 시급한 만큼 HMM 인수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원은 육상물류 중심의 ‘동원로엑스’, 항만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DPCT)’을 포트폴리오로 갖고 있다. HMM을 품게 되면 육상부터 해상을 연결하는 ‘종합 밸류체인’이라는 그림을 그리게 된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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