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파이·비빔면 '제대로 붙자'…2위의 판 뒤집기
맥주·파이·비빔면 '제대로 붙자'…2위의 판 뒤집기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3.04.18 09: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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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오비, 롯데웰푸드-오리온, 농심-팔도 '불꽃 경쟁' 예고
어느 마트에 진열된 하이트진로의 맥주 신제품 ‘켈리’ [사진=박성은 기자]
어느 마트에 진열된 하이트진로의 맥주 신제품 ‘켈리’ [사진=박성은 기자]

맥주, 파이, 비빔면 시장 2인자들이 판 뒤집기에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기존 ‘테라’에 이어 ‘켈리’를 선보이며 오비맥주 ‘카스’ 아성에 도전했다. 롯데웰푸드는 ‘초코파이’ 원조 오리온에 맞서고자 기존 제품을 크게 키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카드를 꺼냈다. 라면 최강자임에도 비빔면 시장 2등인 농심은 ‘배홍동’ 후속작 출시를 발판 삼아 ‘팔도비빔면’을 이겨볼 심산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맥주, 파이, 비빔면 2인자들이 저마다 신제품 출시 또는 리뉴얼을 통해 1등 브랜드에 도전장을 냈다. 

하이트진로는 일명 ‘손석구 맥주’로 불리는 켈리를 선보였다. 간판을 바꾼 롯데웰푸드는 빅(Big) 사이즈 초코파이로 주 소비층인 1020 ‘잘파(Z세대와 알파세대)’를 공략한다. 농심은 배홍동비빔면에 이어 ‘배홍동쫄쫄면’으로 시장 점유율 제고에 나섰다. 

◇1위 탈환 중책, '손석구 맥주' 켈리

하이트진로는 이달 4일 켈리 맥주를 첫 출고하면서 영업·마케팅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켈리 맥주는 테라가 호주 청정맥아를 강조했다면 덴마크에서 북대서양 해풍을 맞은 프리미엄 맥아로 차별화했다. 일반 맥아보다 24시간 더 발아시키는 ‘슬로우 발아’에 두 번의 숙성을 거친 ‘더블 숙성공법’으로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탄산의 라거 맥주를 지향한다. 국내 레귤러 맥주 최초로 ‘앰버(Amber)’ 컬러 병도 개발·적용했다. 대세 배우 ‘손석구’로 공격적인 광고 마케팅을 전개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200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하이트’로 국내 맥주시장을 석권했다. 하지만 2012년 카스를 앞세운 오비맥주에 1위를 뺏긴 후 지난해까지 2위 사업자로 머물렀다. 테라가 출시 이후 기세가 좋았으나 코로나19 장기화,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따른 경기불황으로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힘들었다.

2019년 테라에 이어 켈리 맥주 소개도 김인규 사장이 직접 했다. 김 사장은 최근 ‘4연임’에 성공했다. 내년 창사 100주년을 앞두고 ‘확실한 성과’가 필요한 김 사장의 입장에선 켈리 성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 사장은 켈리 소개 당시 ‘변즉사 정즉생(變卽生 停卽死, 변화를 택하면 살고 안주하면 죽는다)’을 언급하면서 “소주에 이어 맥주시장 1위를 반드시 탈환하겠다”고 강조했다.

◇크기 키워 원조와 경쟁, 롯데 초코파이 

롯데웰푸드는 기존 초코파이 크기를 더욱 키우고 마시멜로 함량도 더 늘린 빅 사이즈로 리뉴얼했다. 개당 중량은 40그램(g)으로 증량하고 마시멜로 함량은 12%가량 늘려 전체 크기를 키웠다. 이는 대형마트, 할인점 등에서 판매되는 초코파이류 중 최대라는 게 롯데웰푸드의 설명이다. 또 크기뿐만 아니라 파이, 마시멜로 맛도 개선했다. 마시멜로의 경우 함량을 높이면서 더욱 쫄깃한 식감을 표현했다. 파이도 커지면서 한 입 가득 포만감이 들도록 했다. 

롯데웰푸드가 내놓은 빅 사이즈 ‘초코파이’ [사진=박성은 기자]
롯데웰푸드가 내놓은 빅 사이즈 ‘초코파이’ [사진=박성은 기자]

롯데웰푸드는 리뉴얼 출시에 앞서 브랜드 진단, 인지도, 개선사항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한 소비자 조사를 했다. 그간 파이 주 소비층인 중년층에서 벗어나 디저트 시장을 이끌고 있는 1020 잘파세대까지 집중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오리온을 제치고 1위 파이 사업자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빅 사이즈 초코파이를 통해 간편하면서도 든든한 간식이 필요한 잘파세대에 초점을 맞춰 리뉴얼했다”고 말했다.  

롯데웰푸드는 국내 파이시장에서 오리온에 이어 2위 사업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파이시장(반생초코케익, 2021년) 소매점 제조사 매출 기준 롯데웰푸드는 1685억원으로 2위다. 시장점유율은 33.5%를 차지했다. 1위는 오리온으로 1933억원, 점유율 38.4%다. 세부 브랜드별로는 오리온 초코파이가 1위, 롯데웰푸의 몽쉘과 초코파이가 각각 3·4위다. 2위는 해태제과 오예스다.   

◇배홍동 '투톱'으로 비빔면 아성 깬다

농심은 배홍동비빔면으로 오뚜기를 제치고 2021년부터 팔도에 이어 계절면 2인자로 자리매김했다. 올해엔 배홍동쫄쫄면으로 브랜드를 확장해 비빔면 시장 판도를 뒤바꾸겠다는 계획이다. 농심 배홍동 앞에는 팔도비빔면이라는 최강자가 있다. 팔도비빔면은 1984년 첫 출시된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만 약 16억개에 이른다. 

농심의 비빔면 신제품 ‘배홍동쫄쫄면’ [사진=박성은 기자]
농심의 비빔면 신제품 ‘배홍동쫄쫄면’ [사진=박성은 기자]

농심은 지난해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56.3%(닐슨 기준)의 최대 기업이다. 하지만 배홍동 이전까진 유독 계절면 시장에선 맥을 못 추렸다. 2021년 이 시장 1등을 목표로 배홍동을 출시했고 단숨에 2위에 올라섰다. 올해에는 2월 중순부터 배홍동쫄쫄면을 론칭·홍보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일찍부터 달궜다. 반응은 고무적이다. 후속작 배홍동쫄쫄면은 출시 약 40여일 만에 누적 매출 45억원을 찍었다. 배홍동비빔면의 55억원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다. 덕분에 올 들어 배홍동 브랜드 전체 매출은 누적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75% 늘어난 수치다. 농심은 지난해 배홍동 비빔면만으로 연매출 250억원을 기록했다.

농심은 푸드트럭으로 전국 각종 축제·리조트 등을 순회하며 배홍동 시식행사를 통해 인지도를 끌어올릴 방침이다. 농심 관계자는 “제품력을 기반으로 초반 승기를 이어가며 비빔면 시장 역전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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