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관리 모드 켠 '건설'…도시정비 시장선 올해도 '선별 수주'
위험 관리 모드 켠 '건설'…도시정비 시장선 올해도 '선별 수주'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4.01.1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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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경기 침체·비용 상승에 10대 건설사 수주액 전년 대비 '반토막'
사업 특성상 PF 위기에 직접 영향 미미…전반적 시장 위축은 '변수'
경기도 광명시 재개발 현장.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신아일보DB)
경기도 광명시 재개발 현장.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신아일보DB)

지난해 본격화된 시장 침체와 비용 상승에 사업 발주가 줄고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경향이 심화하면서 10대 건설사 도정 수주액이 반토막 났다. 올해도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작년과 비슷한 분위기가 전망된다. 심화한 부동산 PF 위기와 관련해서는 초기 PF 투입이 적고 담보물이 확실하며 분양 리스크도 적은 사업 특성상 도정 시장 업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을 전망이다. 다만 PF 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 그에 따른 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시공 능력 평가 기준 상위 10대 건설사들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지난해 재건축과 재개발, 리모델링 등 도시정비사업(이하 도정) 부문에서 총 20조202억원 규모 수주 실적을 냈다.

이는 1년 전 10대 건설사 도정 수주액 42조1954억원 대비 47.4%에 불과하다. 2021년(29조1785억원)과 비교해도 31.4% 적다. 

지난 2022년 도정 수주 시장은 호황을 이뤘다. 10대 건설사 중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포스코건설(현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등 6곳이 회사별 연간 도정 수주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현대건설은 도정 부문에서 9조3395억원 규모 일감을 따내며 2015년 GS건설이 세운 업계 역대 최대 도정 수주액(8조100억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면 작년에는 건설사들의 도정 수주액이 급감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발주가 줄고 금리와 자잿값, 인건비가 일제히 오르자 건설사들이 수익성을 우선한 선별 수주에 나섰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도정 부문에서 4조6122억원 수주고를 올리며 업계 1위를 차지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반토막 실적에 만족해야 했다.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도 1년 전보다 도정 수주액이 감소했다. 지난해 새로 10대 건설사에 진입한 호반건설은 작년 도정 부문에서 1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2조951억원)과 포스코이앤씨(4조5988억원) 2곳만 전년 대비 수주액이 증가했다. 

올해 도정 시장도 지난해와 비슷한 분위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 경기가 작년에 비해 확연히 나아졌다고 보이지도 않아 작년과 같이 선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수주를 지향하고 있는 상태"라며 "압구정이나 여의도, 목동 등 경쟁력 있고 상징성 있는 사업지는 모든 시공사가 탐내고 있지만 큰 틀에서는 작년에 비해 크게 바뀌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정부 정책 방향이나 시장 상황을 봤을 때 업체들이 사업성과 안정성을 본다면 서울 등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단지 위주로 수주하려 하지 않을까 한다"며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이라 안전한 곳 위주로 (관심이) 쏠릴 것 같다"고 봤다.

최근 심화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위기에 따른 직접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사업 초기 부지 확보를 위한 브릿지론부터 PF가 많이 투입되는 자체 사업이나 개발사업과 달리 조합이 부지를 갖고 있는 도정 사업은 특성상 초기 PF 투입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담보물이 확실하고 분양 리스크가 적은 점도 이유로 꼽힌다.

다만 PF 위기가 주택시장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면 이에 따른 간접적인 영향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PF 우발 채무로 인한 건설사 유동성 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재무 상황이 안정적인 대형사 선호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철한 부연구위원은 "사업자를 선정했는데 나중에 건설사가 문제가 생겨버리면 (사업이) 어렵게 되니까 (조합의 대형사 선호도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south@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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