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에 웃고 우는 '대우건설' 외형 커졌지만 수익성↓
주택에 웃고 우는 '대우건설' 외형 커졌지만 수익성↓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4.01.3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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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매출 성장…영업이익은 원가 부담·미분양 비용에 축소
2021년부터 분양 물량 감소세…주력 부문 매출 둔화 우려↑
서울시 중구 대우건설 본사.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중구 대우건설 본사. (사진=신아일보DB)

대우건설이 주택 부문 매출 확대에 힘입어 3년째 외형을 키웠다. 반면 영업이익은 주택 원가율 부담과 미분양 관련 비용 반영 등으로 전년 대비 13%가량 줄었다. 올해는 2021년부터 매년 줄고 있는 분양 물량으로 주력 분야인 주택 부문 매출 둔화가 우려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매출액은 11조64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10조4192억원 대비 11.8%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 2017년 11조7668억원 기록 후 6년 만에 최고치다. 이 회사는 2021년부터 3년 연속 외형 성장을 지속했고 2년 연속 매출 10조원 고지를 넘겼다. 

주택·건축 부문과 이라크 알 포(Al Faw), 나이지리아 LNG(액화천연가스) 트레인(Train)7 등 해외 사업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2020년부터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6625억원으로 전년 7600억원보다 12.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년 전 7.3%에서 5.7%로 내려앉았다. 계속되는 주택·건축 부문 원가율 부담과 지난 2022년 베트남THT(떠이호떠이) 법인 실적 확대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영향을 줬다. 또 미분양 사업장 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상각비 1100억원을 비용으로 반영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미분양 현장들에 대한 매출채권 대손상각비 약 1100억원 가량을 판관비에 반영한 것이 부진한 실적의 요인"이라며 "2022년부터 크게 감소한 분양 물량 영향으로 주택·건축 매출액 감소가 작년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높아진 공사비 영향으로 부진한 마진도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우건설의 전체 매출액 중 주택·건축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부터 4년째 60%를 넘겼다. 지난해는 61.9%로 전년 61%보다 소폭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분양 물량은 2020년 3만3148호 기록 후 △2021년 2만8344호 △2022년 1만7678호 △작년 1만5540호로 매년 감소세다. 

투자 업계는 감소세인 주택 분양 실적에 따른 주택·건축 부문의 매출 둔화가 올해 대우건설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예상보다 외형성장 둔화 폭이 크다. 국내 토목 주요 현장 준공에 따른 매출 감소, 2023년 신규 분양 지연 등이 원인"이라며 "대출 규제 강화, 금리인하 지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구조조정 등으로 상반기까지 주택시장은 더딜 전망이기에 동사 주택 매출 회복은 2025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24년 하반기 리비아 패스트트랙 착공 및 모잠비크 LNG 공사 재개 가능성은 긍정적이나 주택·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한 매출 감소와 이에 따른 이익 축소 부담은 연중 이어질 전망"이라고 봤다.

한편 대우건설은 도시정비사업 확대와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회사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수주·매출 목표는 각각 11조5000억원과 10조4000억원으로 잡았다. 올해 분양 목표는 1만9584호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을 확대하고 리비아 재건 사업, 이라크 알 포항(港) 프로젝트 등 해외 거점 국가뿐 아니라 적극적인 신규 국가 진출을 통해 양질의 수주를 이어가 올해 목표를 초과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south@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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