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 CJ그룹 인사 임박…식자재 1위 프레시웨이 '촉각'
'성과주의' CJ그룹 인사 임박…식자재 1위 프레시웨이 '촉각'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3.11.2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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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통' 정성필, 코로나 2년 연속 호실적 거뒀지만 올 들어 수익성 '주춤'
외식경기 침체, R&D센터 영향…"미래역량 확보 위한 성장기 단계"
지난 10월 CJ프레시웨이가 주최한 '푸드 솔루션 페어 2023' [사진=CJ프레시웨이]
지난 10월 CJ프레시웨이가 주최한 '푸드 솔루션 페어 2023' [사진=CJ프레시웨이]

국내 최대 식자재 유통사 CJ프레시웨이의 수익성이 올 들어 다소 주춤되고 있다. 코로나 여파가 있었던 작년에 호실적을 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CJ프레시웨이 수장은 그룹 내 ‘재무통(通)’으로 이름 높은 정성필 대표다. ‘성과주의’를 원칙으로 삼은 CJ그룹의 정기 임원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3년 임기가 끝나가는 정 대표 거취에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1~3분기 영업익 전년比 6.8%↓…영업이익률도 하락 
27일 CJ프레시웨이의 올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누계는 74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804억원과 비교해 6.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 누계는 10.7% 줄어든 490억원을 기록했다. 

CJ프레시웨이는 올 들어 1분기를 제외한 2·3분기 연속 수익성이 악화됐다. 1분기에는 12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06억원보다 21억원 늘었다. 하지만 2분기는 25억원 줄어든 321억원, 3분기에는 50억원 감소한 302억원에 그쳤다. 최근 5년간(2019~2023년 3분기) 이 회사 영업이익률은 코로나 직전인 2019년 1.90%에서 코로나 첫 해인 2020년 적자를 냈다. 정 대표가 본격적으로 경영을 시작한 2021년 2.43%, 2022년 3.56%로 반등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올 3분기 누계로는 3.28%로 작년보다 떨어진 상황이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매출액 2조7477억원, 영업이익 978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여파와 지속된 경기불황에도 당초 목표치였던(경영계획·가이던스) 매출 2조5000억원, 영업이익 950억원을 초과 달성하며 그룹 내에서 정성필 대표의 존재감을 입증한 바 있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에는 연매출 3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올 3분기까지 실적은 매출 2조2860억원, 영업이익 749억원으로 현 시점까지 보면 아직 알 수 없는 분위기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수익성 등 실적은) 인플레이션 현상에 따른 외식시장 침체와 같은 외부환경 요인과 지난 6월 출범한 R&D(연구개발)센터 투자비용 영향이 컸다”며 “올해는 인프라 투자, 디지털 전환 등 미래 핵심역량을 확보하는 원년이자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를 이루기 위한 성장기 단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재현 그룹 회장, 성장 정체 속 책임감 강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올 3분기 외식산업경기지수는 79.42로 전년 동기 89.84와 비교해 10포인트(p)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 70.64 이후 최저치다. CJ프레시웨이 전체 매출의 74.4%(3분기 누계 1조7003억원)는 식자재유통에서 나온다. 단체급식 등 푸드서비스 사업 비중은 23.5%(5377억원)다. 

경쟁 관계인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수익성은 양호한 편이다. 이들 기업은 전체 사업에서 단체급식 비중이 크다. 고금리·고물가 속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급식 수요가 늘어난 덕분에 반사이익을 봤다. CJ프레시웨이는 그렇지 못했다. 정 대표 체제에서 2021~2022년 꾸준히 호실적을 거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썩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다. 이는 CJ그룹 임원인사를 앞둔 상황에서 경영 3년을 다 채워가는 정 대표의 거취에도 크든 작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이재현 CJ 회장은 매년 임원인사 때 성과주의를 원칙 삼아 인적 쇄신을 해왔다. 그룹 창립 70주년 기념일인 지난 3일 이 회장은 CJ인재원에서 ‘온리원(ONLY ONE) 재건 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그룹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온리원 정신을 되새기는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반드시 해내겠다는 절실함을 가져달라”고 계열사 대표이사들과 경영진에 강조했다. 

◇푸드 솔루션 경쟁력 강화, 수익성 제고 노력
정 대표는 지난 2020년 12월 그룹 정기인사를 통해 CJ푸드빌에서 CJ프레시웨이 수장으로 새 직함을 받았다. 정 대표는 직전인 CJ푸드빌(2018~2020)을 이끌 때 내실을 기하는 경영전략으로 기초체력을 다지면서 영업손실을 10배 이상 줄였다. 수익성 제고 면에서 뛰어난 경영능력을 발휘하면서 이재현 회장으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이 회장은 정 대표의 이 같은 리더십을 높이 평가해 코로나로 큰 타격을 입은 프레시웨이 대표로 발탁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6월 자체 R&D센터를 출범했다. [사진=CJ프레시웨이]
CJ프레시웨이는 지난 6월 자체 R&D센터를 출범했다. [사진=CJ프레시웨이]

CJ프레시웨이는 남은 4분기 수익성 제고와 함께 △플랫폼 사업역량 확대 △솔루션 사업자 경쟁력 강화 △미래형 푸드서비스 기반 마련 등 지속 성장을 위한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밀(Meal)·비즈(Biz) 솔루션 기반으로 식자재유통 1위 사업자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미래형 급식 서비스 확대 등 사업영역을 넓혀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겠다”며 “이와 동시에 차별화된 B2B(기업 간 거래) 상품 제조역량 제고, 플랫폼 파트너 협업을 통한 판매채널 확장 등 다각적인 접근으로 성장에 속도를 더하겠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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