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끝나가는 허민회 CJ CGV 대표, 재신임 여부 '촉각'
임기 끝나가는 허민회 CJ CGV 대표, 재신임 여부 '촉각'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3.12.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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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흑자 예고했지만 기저효과…코로나19 전과 비교해 '반토막'
'체험형 라이프스타일 공간 사업자' 진화 위한 분위기 쇄신 총력
1960년대생, 내년 3월 임기 만료…재계 전반서 '세대교체' 바람
허민회 CJ CGV 대표.[사진=CJ]
허민회 CJ CGV 대표.[사진=CJ]

허민회 CJ CGV 대표가 빠르면 이주 중 단행될 CJ그룹 임원인사에서 재신임을 받을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기반으로 흑자 전환을 이룬 만큼 재신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과 후진 양성을 위한 인적쇄신 차원에서 허 대표가 용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는 분위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허민회 CJ CGV 대표는 내년 3월이면 3년의 임기가 종료된다.

허 대표는 1986년 CJ제일제당 자금팀에 입사하며 CJ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CJ투자증권 경영지원본부장, CJ 사업총괄, CJ푸드빌 대표, CJ 경영총괄, CJ올리브네트웍스 총괄대표, CJ제일제당 경영지원총괄, CJ오쇼핑(현 CJ ENM 커머스부문) 대표, CJ ENM 대표 등 계열사 수장을 비롯해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특히 CJ 경영총괄로 업무를 수행할 때는 이재현 회장이 부재하던 때다. 계열사 대표로 선임된 당시에는 해당 계열사가 경영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만큼 허 대표에 대한 이재현 회장의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허 대표가 CGV 대표로 발탁된 시기도 2020년 12월이다. 코로나19로 CGV는 물론 국내외 극장산업 전체가 생사의 기로에 놓였던 상황이었다. 재무통(通)으로 정평이 난 허 대표에게 위기극복을 위한 내실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라는 중책이 주어졌다.

허 대표는 CGV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했다. 그 결과 2020년 3887억원 적자에서 부임 첫 해인 2021년 2414억원 적자로 규모가 축소됐다. 2022년에는 그보다 더 줄어든 76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1분기 141억원 적자에서 2분기 158억원 흑자, 3분기 305억원 흑자를 내며 흑자전환을 예고했다. 컨센서스(시장전망치)상 CGV의 올해 영업이익은 약 530억원이다. 다만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의 122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허 대표는 이와 함께 ‘NEXT CGV’ 전략을 바탕으로 체험형 라이프스타일 공간 사업자로 진화해 극장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NEXT CGV는 ‘컬처플렉스를 넘어 한국형 라이프스타일 공간 플랫폼 확대’를 의미한다. 영화관을 기본으로 F&B(식음료), 클라이밍 짐, 골프스튜디오, 오락, 스포츠 바, 소규모 공연장, 스포츠 플랫폼 등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CGV는 실제 허 대표의 진두지휘에 따라 콘서트, 뮤지컬, 스포츠·게임 중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했다. 아울러 클라이밍 짐 ‘피커스’, 골프 숏게임 연습장 ‘디 어프로치’ 등을 론칭했다. 또 디지털 광고 사업도 스크린과 옥외(OOH)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허 대표가 임기 동안 성과를 내며 임무를 잘 수행했기 때문에 이재현 회장이 곧 단행될 그룹 인사에서 허 대표를 밀어내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CGV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힘든 가운데 (허 대표가) 실적 개선에 기여한 부분이 커 그룹에서 이를 종합적으로 보지 않을까 싶다. 신용등급도 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상향됐다. 또 영화 외에 오프라인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확대해 극장산업의 미래를 개척한 부분도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에서는 올해 주요 그룹들이 세대교체를 위한 인사 혁신을 꾀한 만큼 CJ도 비슷한 기조의 임원인사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K그룹이 지난 2016년 세대교체를 위해 대거 발탁한 1960년대생 경영자들은 최근 인사로 일선에서 물러났다. 롯데그룹은 혁신 지속을 위한 젊은 리더십 전진 배치에 나섰고 이에 계열사 대표 중 60대인 8명이 퇴진했다. 허 대표는 1962년생으로 올해 61세다. 40년 가까이 그룹에 몸담았는데 이제는 용퇴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40대 대표가 나올 정도로 재계 전반에서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히 성과가 좋다고 해서 (허 대표가) 연임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CJ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임원인사가 어떤 방향성을 갖고 단행될 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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