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세대교체' MZ오너가 임원 90명…1990년 이후 출생 8명
'재계 세대교체' MZ오너가 임원 90명…1990년 이후 출생 8명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08.2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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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이후 출생 오너가 임원 300명…회장급 25명
1970년 이후 출생 오너가 임원 300명 출생년도별 분포도.[이미지=CXO연구소]
1970년 이후 출생 오너가 임원 300명 출생년도별 분포도.[이미지=CXO연구소]

재계 세대교체 바람이 분다. 오너가 임원 10명 중 3명이 MZ세대로 조사됐고 1990년 이후 출생자도 등장했다.

23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200대 그룹과 중견·중소기업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중 임원 타이틀을 보유한 이들은 총 300명으로 집계됐다.

그중 1980년 이후 태어난 MZ세대 임원은 90명(30%)으로 파악됐다. 특히 1990년 이후 출생한 30대 초반 오너가 임원도 8명에 달했다.

박은진(33세) 대유에이텍 상무를 비롯해 △이선호(33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우기원(31세) 나진 대표 △김윤혜(31세) 호반프라퍼티 부사장 △한승우(31세) BYC 상무 △신상열(30세) 농심 상무 △김민성(29세) 호반산업 전무 △전병우(29세) 삼양식품 이사가 90년대생 오너가 임원 그룹군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는 정기보고서와 올해 8월1일 이전에 임원으로 승진한 현황을 기초로 진행됐다.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임원 300명 중 공정위가 지정한 대기업 집단의 총수(동일인)로 지정된 이들은 5명이다. 

재계 서열순위로 살펴보면 정의선(53세) 현대자동차 회장이 선두에 섰다. 또 △구광모(45세) LG그룹 회장 △조원태(47세) 한진그룹 회장 △정지선(51세)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1970년 이후 출생한 젊은 총수 그룹군에 속했다. 재계순위 68위인 크래프톤의 장병규(50세) 이사회 의장은 회장 타이틀을 따로 쓰지는 않지만 그룹 총수로 이름을 올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지정한 그룹 총수는 아니지만 회장 타이틀을 사용하는 젊은 오너가 임원들도 있었다.

대기업집단에선 조현범(51세) 한국타이어그룹 회장과 김남호(48세) DB그룹 회장이 회장 타이틀을 사용했다. 주요 중견기업 중에서는 창업 1세대 회장급이 2명으로 나타났다. 박창호(51세) SG 회장과 이스트소프트 설립자 김장중(51세) 회장으로 이들은 1972년생 동갑내기 창업가다.

4세 경영자 중에서는 김영진(49세) 미래엔그룹 총괄회장과 장원영(48세) CS홀딩스 회장 2명이 포함됐다. 미래엔은 국내 최초 교과서 발행기업인 대한교과서(현 미래엔) 김기오 창업자를 필두로 2세 경영자인 김광수 회장과 3세 경영자 김필식 사장을 거쳐 현 김영진 회장이 4세 경영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장원영 회장은 동국제강그룹 장경호 창업가→2세 장상준 회장→3세 장세명 사장의 계보를 이어가는 4세 경영자다. CS홀딩스는 조선선재 등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3세 오너가 젊은 회장에는 △이해영(52세) 대림비앤코 회장 △허준(52세) 삼아제약 회장 △이인옥(52세) 시알홀딩스 회장 △김태현(49세) 성신양회 회장 △최윤범(48세) 고려아연 회장 △허승범(42세) 삼일제약 회장이 포함됐다. 

2세 경영자는 8명으로 가장 많았다. △에이치와이(hy) 윤호중(52세) 회장 △송원산업 박종호(50세) 회장 △삼목에스폼 김준년(49세) 회장 △계룡건설산업 이승찬(47세) 회장 △핸즈코퍼레이션 승현창(46세) 회장 △이지홀딩스 지현욱(45세) 회장 △동양고속 최성원(44세) 회장 △티케이지휴켐스 박주환(40세) 회장은 창업자에 이은 대표적인 2세 오너 경영자로 파악됐다. 

부회장 타이틀을 달고 있는 오너가 임원은 39명이었다. 이 중 외아들·장자 또는 지분을 다수 확보해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부회장급 임원으로는 △넥센 강호찬(52세) 부회장 △금비 고기영(52세) 부회장 △세종공업 박정길(52세) 총괄부회장 △동원산업 김남정(50세) 부회장 △한국콜마홀딩스 윤상현(49세) 부회장 △대신증권 양홍석(42세) 부회장 △경동제약 류기성(41세) 부회장 △한화 김동관(40세) 부회장 등이 대표적으로 꼽혔다.

형제가 모두 부회장 직위를 쓰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한세예스24그룹 김동녕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김석환(49세)·김익환(47세) 부회장은 두 살 터울로 현재 같은 부회장 타이틀을 달고 경영에 참여 중이다. 화승알앤에이 현지호(52세), 화승인더스트리 현석호(50세) 두 형제도 동일한 부회장 직위를 갖고 있는 상황이다. 

조사 대상자 중에는 여성 부회장도 6명 있었다. 정혜승(51세) 인지컨트롤스 부회장을 비롯해 △김주원(50세) DB하이텍 부회장 △임세령(46세) 대상홀딩스 부회장 △성래은(45세) 영원무역 부회장 △조연주(44세) 한솔케미칼 부회장 △경주선(38세) 동문건설 부회장이 여기에 포함됐다.

이번 조사에선 대표이사 포함 사장급도 154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겼다. 이중 42명은 1980년 이후 출생했다. 82개 대기업 집단에 속하는 대표적인 젊은 사장급에는 △정기선(41세) HD현대 사장 △홍정국(41세) BGF 사장 △김건호(40세) 휴비스 사장 △이규호(39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사장 △김동원(38세) 한화생명 사장 △김대헌(35세) 한화생명 기획총괄 사장 등이 꼽혔다.  

여성 중에서는 이부진(53세) 호텔신라 사장을 비롯해 △임일지(53세) 대주전자재료 사장 △정유경(51세) 신세계 총괄사장 △임주현(49세) 한미약품 사장 △이지선(48세) 신성이엔지 사장 △윤여원(47세) 콜마비앤에이치 사장 △최현수(44세) 깨끗한나라 사장 △김연수(40세) 한글과컴퓨터 사장 △조현민(40세) 한진 사장 등이 경영 전면에 나섰다. 특히 이부진 사장은 오빠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승진한 만큼 가까운 시일에 부회장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창업 세대에 이은 2세 경영자는 형제간 후계 경쟁이 치열해 경영 능력을 확실히 입증하지 못하면 그룹 수장으로 오르기 쉽지 않았다”며 “최근 3~4세 경영자는 외아들이 크게 늘다 보니 뚜렷한 경영 능력을 보여주지 않아도 그룹 후계자로 낙점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런 경영 후계 진행 방식이 향후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 체질을 개선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오랜 시간을 두고 살펴볼 필요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경영 3~4세 중에는 여러 이유로 미국 등지에서 자녀를 출산한 경우도 많아 향후 우리나라 기업들이 4~5세 경영 시대로 본격적으로 접어들 때는 국내 재계에 국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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