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그룹 총수들의 주식평가액이 최근 6개월 새 크게 변동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이재용·정의선·구광모 회장의 주식가치는 증가한 반면 최태원·신동빈 회장은 하락했다.

4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5대그룹 중 상반기(1~6월) 주식재산 증가액이 가장 컸던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 회장의 주식재산은 올해 초 11조5969억원에서 6월말 12조9984억원으로 1조4014억 늘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상반기 29.5% 증가했다. 정 회장의 주식가치는 올초 2조8221억원 수준에서 6월 말 3조6533억원으로 약 8000억원 늘었다.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를 비롯해 현대차와 기아 등 8개 주식종목에서 지분을 갖고 있다. 이중 지분가치가 가장 높은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20.9% 올랐고 현대차도 같은 기간 31.5% 상승했다. 여기에 기아(43.9%)와 현대오토에버(46.2%) 주식가치가 40% 넘게 오른 것도 영향을 끼쳤다.

구광모 LG 회장의 주식재산은 올해 초 1조9224억원에서 6월 말 2조2085억원으로 상승했다. 6개월 새 14.9% 증가한 셈이다.

반면 최태원 SK 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의 주식재산은 약 19% 하락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연초 2조4022억원에서 6월 말 1조9314억원으로 47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신 회장의 주식가치도 올초 7119억 원에서 6월 말 5716억원으로 6개월 새 1400억원가량 증발했다.

이번 조사에서 국내 33개 주요 그룹 총수의 주식가치는 상반기 1조4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33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은 1월 초 46조4475억원에서 6월 말 47조8996억원으로 평가됐다. 증가율로 보면 3.1% 수준이다. 다만 지난 3월 말 주식재산(49조8096억원)과 비교 최근 3개월 새 1조9100억원 이상 줄었다. 33개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이 1분기 상승하다가 2분기에 다시 하락세를 보인 셈이다.

33개 그룹 총수 중 19명은 상반기 주식평가액이 상승했고 14명은 줄었다. 증가율 1위는 이우현 OCI 회장이다. 이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최근 6개월 새 48.3% 증가했다. 김준기 DB 창업 회장의 주식가치도 같은 기간 40.4% 늘었다. 이어 이순형 세아 회장(32.3%) 조원태 한진 회장(31%)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2조4362억원에서 1조8109억원으로 25.7% 하락했다. 서 회장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그룹(24.4%↓)과 아모레퍼시픽(27.7%↓) 주식가치가 최근 6개월 새 20% 이상 떨어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올 상반기 기준 서경배 회장이 감소한 주식평가액만 6253억원 이상으로 조사 대상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감소액이 가장 컸다.  

이재현 CJ 회장의 주식가치도 올 상반기 20.3% 하락했다. 이 회장의 주식가치는 올 초 1조1102억원에서 6월 말 8845억원으로 6개월 새 2200억원 이상 줄었다. 이 회장은 CJ를 비롯해 CJ제일제당, CJ ENM, CJ프레시웨이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CJ의 경우 올 초 1주당 8만 4700원이던 주가가 6월 말 6만 8300원으로 19.4%로 하락했다.

한편 이번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집단 중 올해 6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 넘는 그룹 총수는 33명이다. 주식재산은 총수가 상장사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와 함께 비 상장사를 통해서 우회적으로 해당 그룹 상장 계열사 보유한 주식 현황도 포함했다. 비상장사의 경우 해당 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경우로 제한해 조사가 이뤄졌다. 우선주도 이번 조사 범위에 포함됐다. 주식평가액은 올초(1월2일)와 6월말(6월30일) 종가 기준이다.

[신아일보] 장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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