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코엑스 간 bhc 슈퍼두퍼…입 안 트러플 '찐' 풍미
[내돈내산] 코엑스 간 bhc 슈퍼두퍼…입 안 트러플 '찐' 풍미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3.06.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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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샌프란시스코 명물 수제버거 3호점 오픈…식욕 돋는 오렌지빛 매장 '눈길'
시그니처 '트러플 버거' 아쉬운 비주얼 상쇄시키는 강력한 맛…'재방문' 기대
bhc 슈퍼두퍼의 시그니처 '트러플 버거'와 '슈퍼프라이즈', '소다 음료'. 샌프란시스코 세트로 주문했는데 가격은 1만9800원이다. [사진=박성은 기자]
bhc 슈퍼두퍼의 시그니처 '트러플 버거'와 '슈퍼프라이즈', '소다 음료'. 샌프란시스코 세트로 주문했는데 가격은 1만9800원이다. [사진=박성은 기자]

‘치킨 맛집’이자 업계 1위로 올라선 bhc가 ‘아웃백’에 이어 미국의 버거 브랜드 ‘슈퍼두퍼’로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감성을 담은 슈퍼두퍼는 쉐이크쉑, 파이브가이즈, 인앤아웃 이른바 미국의 3대 수제버거와 비교해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을 순 있어도 현지에서는 2010년대 이후 가장 핫한 버거 브랜드로 꼽힌다. 

박현종 bhc그룹 회장은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통해 슈퍼두퍼의 한국 진출을 성사시켰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직접 진출이 아닌 진출국의 현지 기업과 계약을 맺고 독자적으로 가맹사업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쥐어주는 방식이다. SPC가 운영하는 쉐이크쉑도 이 같은 방식으로 국내에 진출했다. 슈퍼두퍼는 미국 매장 수가 열 몇 개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글로벌 진출은 한국이 처음이다. bhc그룹은 지난해 11월 슈퍼두퍼 1호점 강남점, 올 4월 2호점 홍대점, 이달 3호점 코엑스 스타필드점을 출점했다. 각각 글로벌 1·2·3호점인 셈이다. 최근 오픈한 슈퍼두퍼 코엑스점을 주말인 17일 들렀다. 

코엑스 고메스트리트에 자리 잡은 슈퍼두퍼 3호점은 매장 입구부터 오렌지빛 한가득 시선을 잡아끈다. 오렌지 컬러는 인테리어 면에서 식욕을 돋우는 색상이다. 점심을 챙기기엔 다소 이른 오전 11시쯤이었으나 오렌지 색상과 버거 특유의 풍미가 매장으로 발길을 잡아 이끌었다. 

최근 오픈한 슈퍼두퍼 코엑스 스타필드점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최근 오픈한 슈퍼두퍼 코엑스 스타필드점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주문은 매장 입구에 있는 키오스크(무인주문기)로 한다. 어떤 메뉴를 할지 살짝 고민이 됐다. 시그니처 ‘트러플 버거’를 할지, 아님 예쁘게 ‘버거다운 사진’이 나온다는 ‘베이컨 에그 온 버거’로 택할지, 아니면 ‘아메리칸 버거위크’로 할인되는 ‘갈릭 버거’ 또는 ‘블루치즈 어니언 버거’ 등 나름 행복한 고민을 하다가 트러플 버거로 결정했다. 슈퍼 프라이즈, 탄산음료까지 함께 나오는 ‘샌프란시스코’ 세트로 주문했다. 가격은 1만9800원. 버거 세트가 2만원에 육박하면 보통 5000~7000원대 세트로 끼니를 때우는 소비자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이 될 만하다. 한편으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명물 버거의 감성을 한국에서 ‘편하게’ 느낀다는 점에선 나쁘지 않다고 본다. 

슈퍼두퍼 코엑스점은 오전 10시30분에 문을 연다. 11시쯤 매장에 들어갔을 땐 좀 이른 시간임에도 전체 좌석(80석)의 40%가량은 찬 상태였다. 주문하면 카카오톡으로 버거 접수와 조리완료 알람이 뜨기 때문에 꽤 간편했다. 10여분쯤 지나서 트러플 버거 세트가 나왔다. 단출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버거하면 늘 풍성한 느낌이 떠올라서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용 비주얼 버거는 아니었다. 슈퍼두퍼 심볼인 ‘스마일 소스’도 어그러져 아쉬웠다. 

하지만 버거의 트러플 풍미는 마니아가 만족할 정도로 강력하고 충분했다. 이 버거는 이탈리아산 생트러플을 썼다고 한다. 함께 곁들인 포토벨로 버섯이 듬뿍 들어간 점도 꽤 만족스러웠다. 육즙 가득한 소고기 패티 역시 맘에 들었다. 슈퍼두퍼가 강조한 ‘쥬이시(Juicy)’가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는 패티였다. 미국 정통 수제버거의 매력은 바로 촉촉하면서도 기름진 패티다. 슈퍼두퍼 트러플 버거에는 AOP 버터를 사용했다. AOP(Appellation d'Origine Protégée)는 유럽연합의 공식 인증제도로 우리말로 풀면 원산지 표시 보호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제빵업계에서 AOP 버터를 쓴다는 건 고급스러움과 건강, 안전성 등을 고려한다는 뜻이다. 패티와 버섯 등을 감싼 버거 번은 적당히 촉촉해 잘 어울렸다. 

슈퍼두퍼 버거의 심볼인 '스마일 페이스'와 트러플 버거. [사진=박성은 기자]
슈퍼두퍼 버거의 심볼인 '스마일 페이스'와 트러플 버거. [사진=박성은 기자]
슈퍼두퍼의 시그니처 사이드 메뉴 '슈퍼프라이즈' [사진=박성은 기자]
슈퍼두퍼의 시그니처 사이드 메뉴 '슈퍼프라이즈' [사진=박성은 기자]

슈퍼프라이즈는 슈퍼두퍼의 시그니처 사이드 메뉴다. 한 입 베어 물었는데 감튀(감자튀김)의 바삭한 식감과는 약간 거리가 멀었다. ‘폭신폭신한’ 식감이 훨씬 강했다. 그럼에도 감튀에 올려진 볼로네제 소스의 적당한 스파이시한 맛과는 꽤 괜찮은 조합이었다. 슈퍼두퍼의 인기 사이드 메뉴에는 슈퍼프라이즈 외에도 ‘갈릭 프라이즈’, ‘스위트포테이토 프라이즈’와 샐러드 ‘애플 코울슬로’ 등 다양하다. 

내 주변엔 탄산(소다)음료 외에도 쉐이크를 시키는 이들이 꽤 있었다. 슈퍼두퍼 쉐이크는 밀크·스월·초코 세 종류가 있는데 모두 매일유업의 유기농 브랜드 ‘상하목장’을 주재료로 쓴다.

30여분 정도 식사를 마친 후 드는 생각은 다소 아쉬웠던 비주얼과 다르게 의외로 ‘포만감이 든다’, ‘다른 버거 맛도 궁금한데’라는 거였다. 나의 식(食) 취향에서 수제버거 브랜드는 어쩌다 한번 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슈퍼두퍼는 조만간 재방문을 기대케 하는 그런 맛이었다.   

[신아일보] 박성은 기자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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