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람의 신용사회-⑪] '충성, 신용 이상 없습니다'
[김보람의 신용사회-⑪] '충성, 신용 이상 없습니다'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04.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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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자·입대예정자 등 전역 후 취업까지 최장 2년 채무 유예
(사진=신용회복위원회)
(사진=신용회복위원회)

우리는 신용사회에 산다. 신용은 금융거래의 근간이다. 다만 신용은 '꼭 갚겠다는 약속'이 필요하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신용을 통한 모든 금융거래에는 제약이 따르게 된다. 그만큼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허덕이는 사람들이 문제로 떠오른다. 이들에겐 파산만이 답은 아니다. 이들에게도 패자부활전은 있기 때문이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역할과 기능만 잘 살펴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편집자 주> 

#. 부족한 용돈 대신 부모님 몰래 신용카드를 사용하던 대학생 A씨는 최근 입영통지서를 받게 됐다. 입대도 막막했지만 아르바이트로 간간이 갚아가던 신용카드 대금이 더 문제였다. 수소문 끝에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 군복무자 특별지원 프로그램을 알게 된 A씨는 전역은 물론 취업 전까지 채무 상환을 미룰 수 있게 됐다.

신복위는 군복무자와 입대예정자 등을 위한 '군복무자 특별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A씨와 같은 이들이 전역 후에도 취업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경제 활동을 이어 나갈 수 있게 지원하기 위해서다.

11일 신복위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은 물론 생활비 부담에 빚을 지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 

취업 문턱도 좁아져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20대 채무 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실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지난해 기준 학자금 대출 채무자는 100만명, 단기연체자는 5만5000명, 연체 금액은 128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소득 활동이 제한된, 군복무라는 특수한 경우에는 현재 금융 연체가 훗날 금융채무불이행자라는 낙인까지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복무자 특별지원 프로그램은 군복무자와 입대예정자에 △채무감면 △상환유예 △분할상환 등을 지원하는 채무조정 제도다.

이 프로그램은 전역할 때까지 채무상환을 유예하며 전역 후 취업 전까지 본인 신청에 따라 6개월 단위로 2년까지 추가 유예할 수 있다.

유예기간 이후에는 최장 10년 이내 분할상환도 지원한다. 상환 완료를 전제로 그동안 발생한 이자와 향후 발생하게 될 이자도 모두 면제된다.

또 금융기관이 손실 처리한 채권에 대해서는 원금도 최대 5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지원 대상은 금융채무를 3개월 이상 연체하고 있는 현역 군인(일반 사병)과 입대를 6개월 이내 앞둔 예비 군인이다.
 
신청은 신복위 전국 지부 또는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인터넷 상담도 가능하다.

관련 서류는 주민등록등본(2개월 이내 발급분)과 신분증, 군복무사실 확인서(6개월 내 입대예정자는 입영통지서)를 지참하면 된다.

신청서류는 채무 현황, 재산 보유 현황 등 채무자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신복위는 군인을 대상으로 한 신용교육도 20년째 이어가고 있다.

신복위는 2004년 2월 공군을 시작으로 소방학교·해군·육군 등 전국 의무복무자들에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05년에는 신복위 사내 강사들이 매주 정기적으로 육군훈련소를 방문해 신용교육을 했다. 또 군 장병 교육용 영상물을 제작, 배포했다.

특히 2019년에는 육군본부와 '육군 장병의 신용상담과 금융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군 장병의 금융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협약을 통해 신복위와 육군은 장병 대상의 신용 회복 지원과 저축, 사이버 도박, 금융사기 피해 예방, 부채 및 신용관리, 서민금융 지원제도 등 실용적 금융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신복위 홈페이지에 부채 고민이 있는 군 장병이 실시간 상담 가능한 전용 게시판을 신설하고 의정부·춘천 등 군부대 밀집 지역에 위치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군인전용 상담창구를 지정했다.

신복위 관계자는 "군 장병의 금융이해력 제고와 부채 고민 해소를 통해 건전한 금융문화를 조성하고 군 복무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군 복무자들이 적시에 부채 고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qhfka7187@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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