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람의 신용사회-⑦] 20대 신불자 8만 시대…신복위, 채무조정 지원
[김보람의 신용사회-⑦] 20대 신불자 8만 시대…신복위, 채무조정 지원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03.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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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채무조정 청년특례' 저신용·저소득 청년대출 부담 경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우리는 신용사회에 산다. 신용은 금융거래의 근간이다. 다만 신용은 '꼭 갚겠다는 약속'이 필요하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신용을 통한 모든 금융거래에는 제약이 따르게 된다. 그만큼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허덕이는 사람들이 문제로 떠오른다. 이들에겐 파산만이 답은 아니다. 이들에게도 패자부활전은 있기 때문이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역할과 기능만 잘 살펴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편집자 주>

#. 아르바이트로 학자금 대출을 갚으며 취업 준비를 하는 A씨는 최근 신용불량자(채무불이행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생활비가 부족해 카드 빚을 진 게 화근이었다. 당시에는 취업에 더 매진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나 더 늘려 갚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취업시장은 더욱 치열해졌고 심지어 아르바이트 자리도 찾기 어려워졌다.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청년들이 코로나19로 위축된 고용시장과 치솟는 고금리에 허덕이다가 채무불이행자로 내몰리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들의 빚은 금융시스템 부실로 번지거나 나아가 경제 전반을 위협하는 잠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가 '신속채무조정 청년특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4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금융채무불이행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20대 채무불이행자는 8만4000명이다.

이들의 연체 대출 원리금 총액 평균은 1580만원으로 집계됐다.

구간별로는 △500만원 이하 3만5200여명(41.8%) △500만원 초과 1000만원 이하 1만7900여명(21.2%) △3억원 초과 200여명(0.2%) 등이다.

20대 채무불이행자 10명 중 4명은 500만원을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자 되는 셈이다.

이에 신복위는 지난해 9월부터 신속채무조정 청년특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생계유지, 실업 등으로 고금리 대출을 이용한 저신용, 저소득 청년의 대출 상환 부담을 완화한다는 취지다.

신속채무조정 청년특례 프로그램은 △채무액, 소득‧재산 등을 면밀히 검토 후 지원 접수 △채무조정안 심의 △채권자 동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등 최근 청년들의 대출 지원에 대한 도덕적 해이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신복위는 2019년 이후 채무조정을 받은 만 34세 미취업청년의 연체 발생 사유는 생계비 증가(30.0%), 실직(21.3%) 등이며, 투자 실패는 0.8%에 그쳤다고 부연했다.

신속채무조정 청년특례 프로그램 신청 대상은 만 34세 이하, 연체 일수 30일 이하 단기 연체 청년이다.

세부적으로는 △신용점수 하위 20% 이하 △최근 6개월 내 실업자·무급휴직자·폐업자 △3개월 이상 입원 치료가 필요한 질병을 진단받은 자 △최근 6개월 이내 5일 이상 연체 횟수 3회 이상 인자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서 정한 '재난' 또는 이에 준하는 '긴급상황'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신복위 위원장이 인정하는 채무자 등이다.

다만 보유재산 평가액이 총채무액을 초과하거나 채무 규모 대비 월평균 가용소득(최근 월평균 순소득-부양가족에 따른 인정생계비)이 과다한 경우, 최근 6개월 이내 신규 발생 채무가 조정 대상 채무 30%를 초과면 신청이 거절될 수 있다.

신청이 확정되면 금리경감과 상환기간 연장, 상환유예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신청은 전국 50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와 신복위 사이버상담부,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된다.

신복위 관계자는 "우리 경제의 미래인 청년층이 금리 상승기에 과도한 채무상환 부담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장기 연체자로 전이되면 금융사 건전성에도 부정적 영향으로 나타나고 국가 경제에도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활동 회복 의지가 강하고 지원 필요성이 높은 청년층이 신속하게 안정적인 경제활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채무부담의 경감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qhfka7187@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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