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승부수③] 대상 임정배, 식품·소재 블루오션 발굴 속도
[식품 승부수③] 대상 임정배, 식품·소재 블루오션 발굴 속도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8.2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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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육 기업과 잇따른 파트너십 구축, 140조원 글로벌 시장 정조준
중국 라이신 기업 지분 인수, 연내 미국 김치공장 완공 미래 투자
임정배 대상 대표. [사진=대상]
임정배 대상 대표. [사진=대상]

대상은 지난해 임정배(60) 단독 대표로 전환된 이후 식품과 소재 사업 모두 성장을 지속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식품사업에선 배양육을 핵심 신사업으로 낙점하는 한편, 연내 미국에 완공되는 김치공장을 마중물 삼아 글로벌 판매에 박차를 가한다. 소재 부문은 핵심인 전분당과 함께 고부가가치 아미노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임 대표는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베트남 법인을 중심으로 동남아와 미국, 중국, 중동 등 해외시장으로 보폭을 넓혀 글로벌 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자신하고 있다.   

◆'인공고기' 성장가치 주목, 신사업 낙점

임정배 대상 대표는 배양육 시장에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양육(Cultured Meat)은 살아있는 동물세포를 배양해 만든 인공고기다. 축산농가가 소와 돼지, 닭을 직접 키워 도축으로 생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육류보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물 소비량 등을 절감할 수 있다. 도축과정이 없어 동물윤리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배양육은 고질적인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해주는 하나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에이티커니(AT Kearney)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육류 소비량의 10%를 배양육이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40조원에 이른다. 

대상은 지난 6월 배양배지 선도기업 ‘엑셀세라퓨틱스’와 배양육 배지사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이달엔 ‘스페이스에프’와 배양육·세포 배양용 배지사업을 위한 파트너십을 잇달아 구축했다. 

엑셀세라퓨틱스와는 2023년까지 배양배지 공동 개발·판매가 목표다. 엑셀세라퓨틱스는 세계 최초로 GMP(우수 식품·의약품 제조·관리 기준) 등급의 줄기세포용 화학조성 무혈청 배지를 개발했다. 동물성 단백질 대체식품 소재를 개발하는 스페이스에프와의 협력은 배양육 대량생산 위한 설비 도입과 함께 2025년까지 제품화를 목표로 했다. 특히 배양육 단점으로 꼽히는 높은 원가 문제 해결과 배양육 배지원료를 식품에 사용가능한 원료로 대체하는 연구를 병행한다. 대상은 배양육 개발에 성과를 내면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까지 진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전반으론 건강 트렌드 확산과 비건(Vegan, 채식주의)의 대중화 추세로 식물성 단백질인 대체육에 관심이 쏠렸지만, 임 대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현과 경쟁업체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배양육 시장에 베팅을 했다. 대체육보다 상대적으로 블루오션(경쟁자 없는 유망시장)으로서의 가치가 높다고 판단하고 관련시장을 선점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 그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해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상의 신설동 사옥. 연말 종로로 이전할 예정이다. [사진=대상]
대상의 신설동 사옥. 연말 종로로 이전할 예정이다. [사진=대상]

대상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소·돼지·닭 등 축산업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배양육은 미래 식량으로서의 잠재적 가치가 높다”며 “우리도 배양육 시장의 성장 가치에 주목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바이오 소재사업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전분당(전분을 원료로 하는 감미료의 총칭)의 경우 국내 최대 생산규모를 자랑한다. 바이오 부문도 MSG와 핵산, 아스파탐, L-페닐알라닌 등을 전 세계 주요 시장에 공급 중이다.  

대상은 또, 이달 초 라이신 생산·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중국의 흑룡강성복식품집단유한공사(청푸그룹) 지분 33%가량을 265억원에 취득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내 제조기반 확충으로 아미노산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대상은 앞서 해당 기업과 1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라이신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주요 아미노산 중 하나다. 특히 돼지 등 가축을 키울 때 더욱 빨리 성장하게끔 한다. 글로벌 기준 1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큰 소재 시장이다. 임 대표는 주력이었던 라이신을 비롯한 바이오 소재사업에서 공격적인 경영으로 성장을 꾀하겠단 복안이다. 

◆글로벌 확장 강조…인니 매출 2030년 1조4000억원 목표 

임정배 대표는 수차례 글로벌 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강조했다. 지난해 주총 때 “국가별 차별화한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겠다”, 올해 주총에선 “인구감소로 빠르게 수축하는 국내 시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연이어 밝혀왔다.

대상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양축으로 해외사업을 전개 중이다. 인도네시아 사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3697억원으로 전년보다 7% 성장했다. 식품은 ‘마마수카’ 브랜드 상품군 다각화를 꾀하고, 전분당 사업은 고과당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바이오는 기능성 아미노산 생산을 위한 신규 투자와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추진 중이다. 임 대표는 2030년까지 인도네시아에서 매출액 1조4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대상은 지난해 10월 베트남에 하이즈엉 공장을 준공했다. 4번째 현지 생산기지이자 첫 상온식품 공장이다. 베트남 식품사업 확대의 전초기지로 삼기 위해 150억원이 투자됐다. 베트남 사업 매출액은 2030년까지 지난해 1600억원 대비 10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임 대표는 ‘종가집 김치’의 글로벌 판매도 박차를 가했다. 마중물은 미국 로스엔젤레스(LA) 인근에 조성 막바지인 김치공장이다. 연내 가동이 목표다. 국내 대형 식품기업이 미국에 김치공장을 짓는 건 대상이 처음이다. 대상의 지난해 김치 수출규모는 전년보다 35.7% 늘어난 5700만달러(약 670억원)로 국내 전체 김치 수출 1억4450만달러(1699억원)의 40%가량을 책임졌다. 특히 미국으로 수출된 대상의 김치 금액은 1200만달러(141억원)로 전년보다 2배 성장했다. 

대상의 인도네시아 전분당 공장 전경. [사진=대상]
대상의 인도네시아 전분당 공장 전경. [사진=대상]
대상 종가집 김치 횡성공장. [사진=대상]
대상 종가집 김치 횡성공장. [사진=대상]

대상은 이 외에 가정간편식(HMR)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2016년 출시한 ‘안주야(夜)’로 안주간편식 시장을 주도했고 이듬해 온라인 전용 ‘집으로 ON’, 지난해엔 다이어트 간편식 ‘라이틀리’와 야식 간편식 ‘야식이야’를 잇달아 론칭하며 틈새시장을 잘 공략하고 있단 평가를 받는다. 안주야의 경우 출시 첫 해 매출 48억원에서 지난해 410억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올 5월엔 볶음밥과 일품요리 중심의 ‘호밍스’를 선보였다. 대상은 간편식 브랜드를 다각화하면서 주류와 틈새시장 모두 공략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 

◆통합 프로젝트팀 신설, ESG 경영 체계화 마련
대상의 ESG 활동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올 4월엔 업계 최초로 버려진 페트(PET)병의 업사이클로 친환경 유니폼 2100벌을 제작해 영업현장에 배포했고, 이달엔 분리 배출이 쉬운 무(無)라벨 진간장 골드 제품을 선보였다. 또, ‘환경유해물질 제로(0)’를 목표로 배출량 최소화에 노력 중인 한편, 한국기후변화연구원과 함께 농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지원도 준비 중이다. 

대상은 올 초 그룹 차원의 통합 ESG 프로젝트팀을 신설하며 ESG 경영을 체계화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프로젝트팀은 각 부문별 중점 목표와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전략과제에 대한 경영평가를 통해 ESG 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대상의 친환경 제품인 무라벨 '두번달여 더 진한 진간장 골드' [사진=대상]
대상의 친환경 제품인 무라벨 '두번달여 더 진한 진간장 골드' [사진=대상]
대상의 최근 4년간 실적 현황. [출처=금융감독원, 그래프=박성은 기자]
대상의 최근 4년간 실적 현황. [출처=금융감독원, 그래프=박성은 기자]

한편 대상의 올 상반기 매출은 성장한 반면에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6486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5377억원보다 7.2% 늘었다. 영업이익은 9.7% 줄어든 1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OPM)은 지난해 상반기엔 평균 7.2%인 반면에 올 상반기는 6.1%로 다소 하락했다. 

대상은 올해 창립 65주년을 맞은 가운데 연말에 종로로 사옥을 이전하게 되면서 48년간의 ‘신설동 시대’를 마감하게 됐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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