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승부수⑤] 함영준, '젊은 오뚜기' 주문…인지도 제고 총력
[식품 승부수⑤] 함영준, '젊은 오뚜기' 주문…인지도 제고 총력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9.09 0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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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물 경영' 집중…가성비·신선한 감성 앞세워 MZ세대 공략
비건시장 다지고 간편식·라면 점유율 제고, 해외 판로 확대 '속도'
함영준 오뚜기 회장. [사진=연합]
함영준 오뚜기 회장. [사진=연합]

함영준(사진·62) 오뚜기 회장은 3분요리·라면을 비롯한 간편식(HMR)과 케첩을 앞세운 소스류 등 식품 전반에 걸쳐 강자의 면모를 보이며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B2C(기업 대 소비자)·B2B(기업 간 거래) 식품사업에 전념하며 ‘한우물 경영’을 펼친 결과다. 

함 회장은 최근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 취향을 겨냥한 다양한 시도로 반세기 역사의 기업 브랜드에 젊은 감성을 불어넣는 한편, 취약했던 글로벌 시장으로의 사업 확대를 꾀하며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 더욱 젊고 신선하게”…2030 정조준

함 회장은 ‘보다 좋은 품질, 보다 높은 영양, 보다 앞선 식품’이란 사시(社是)에 따라 제품력을 경영의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오뚜기는 이 같은 제품력으로 인지도를 올리고 사업을 확장한 가운데, 최근 들어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는 반세기 이상의 역사를 가진 오뚜기 이미지를 더욱 젊고 신선한 감성으로 노출시켜 핵심 소비층으로 자리 잡은 MZ세대를 새로운 충성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오뚜기는 올 초 빙그레와 ‘오뚜기 꽃게랑면’을 시작으로 편의점 이마트24와의 ‘오뚜기 순후추 라면’, 카카오와 공동 작품 ‘토마토케첩 카카오프렌즈 에디션’, 게임회사 넥슨과 ‘진라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등 MZ세대 관심을 환기시키는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했다. 

자사 인기제품 간의 장점을 조합한 ‘오뚜기 열라만두’와 ‘열려라 참깨라면’, 할매니얼(할매와 밀레니얼) 감성을 강조한 ‘고기리 들기름 막국수’도 MZ세대 취향을 빠르게 읽고 기획한 좋은 사례로 꼽힌다.  

오뚜기 관계자는 “고기리 들기름 막국수는 온라인 전용 제품에도 불구하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빠르게 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며 “오뚜기몰에선 총 53회의 완판 기록을 세웠고, 다른 이(e)커머스까지 합치면 100여회에 이른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이전에도 한섬의 ‘시스템옴므’와 한정판 의류를 만드는가 하면 IT·모바일 주변기기 기업 ‘슈피겐코리아’와 갤럭시S20 스마트폰 케이스를 출시했다. 동종·이종 간의 협업을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중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진행하면서 오뚜기를 젊은 브랜드로 새롭게 환기시키는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게임회사 넥슨과의 협업으로 기획한 ‘진라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사진=오뚜기]
게임회사 넥슨과의 협업으로 기획한 ‘진라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사진=오뚜기]
오뚜기의 비건 제품들. [사진=오뚜기]
오뚜기의 비건 제품들. [사진=오뚜기]

MZ세대의 또 다른 특징은 친환경 중심의 가치소비(지향하는 가치 수준은 낮추지 않는 대신 가격, 만족도 등을 꼼꼼히 따져 구매하는 경향)를 중시한다는 점이다. 요 근래 비건(Vegan, 채식주의) 식품에 대한 니즈(Needs) 역시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도 무관치 않다. 

한국채식연합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채식인구를 150만명으로 추산했다. 10여 년 전과 비교해 10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특히 20대를 중심으로 채식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오뚜기는 이 점을 눈여겨보고 채식 마케팅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2019년 채식라면 ‘채황’을 필두로 ‘그린가든’ 브랜드의 냉동볶음밥 2종을 출시하며 비건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오뚜기는 집밥 소비 확산에 맞춰 새로운 비건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며, 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여 MZ세대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겠다는 의지가 크다.

◆글로벌 매출 비중 10% 상승

오뚜기는 다양한 식품 영역에서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3분요리·분말카레·참기름 등의 상품군에선 독보적인 위상을 유지 중이다. 올 6월 기준 관련 점유율(닐슨코리아)에서 분말카레는 83.5%, 3분류 75.5%, 참기름 48.9%다. 

다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관련 수요가 날로 늘고 있는 국탕찌개를 포함한 가정간편식과 라면, 즉석밥(컵밥 포함) 등에선 2위 사업자로 오랫동안 머물고 있다. 

일례로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에서 오뚜기는 2017년 25.9%에서 올 6월 24.9%를 기록했다. 1위 농심은 같은 기간 56.2%에서 55.6%다. 두 업체 모두 점유율은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격차는 30.3%에서 30.7%로 더 벌어졌다. 오뚜기는 점유율을 제고해 1위를 달성하려면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뚜기도 이 같은 점을 의식해 신상품 개발과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뚜기는 약 2000억원 규모로 빠르게 커진 국탕찌개 간편식 시장에선 ‘부산식 돼지국밥 곰탕’과 같은 지역별 특색 있는 맛으로 차별화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오뚜기는 CJ ‘비비고’와 동원 ‘양반’ 등에 맞서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오즈키친’의 인지도 제고에도 노력하고 있다. 2019년 첫 선을 보인 오즈키친은 다양한 상온·냉장·냉동 제품군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는 한편 여러 온·오프라인 채널과 연계해 브랜드 노출을 활발히 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비비고, 양반 등은 최소 10년 이상 된 브랜드”라면서 “오뚜기 브랜드 인지도와 가치가 워낙 압도적이라 서브 브랜드 구축이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장기적인 투자로 오즈키친을 대표 간편식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탕찌개 등 오뚜기 간편식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국탕찌개 등 오뚜기 간편식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오뚜기의 다양한 라면 제품. [사진=박성은 기자]
오뚜기의 다양한 라면 제품. [사진=박성은 기자]
오뚜기 중앙연구소 전경. [사진=오뚜기]
오뚜기 중앙연구소 전경. [사진=오뚜기]

오뚜기 전체 매출의 30%가량을 차지하는 라면도 대표 제품인 ‘진라면’을 비롯해 인기 역주행 중인 열라면과 진비빔면 등을 앞세워 1위를 추격 중이다. 올 3월 12년간 함영준 회장과 호흡을 맞춘 이강훈 대표 대신 오뚜기라면 연구소장과 사장을 역임한 황성만(59) 대표로 새롭게 교체한 점은 라면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함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오뚜기라면 사장 재직 때 삼양식품을 끌어내리고 라면 사업자 2위로 발돋움시켰다. 

오뚜기는 그간 내수와 달리 해외에선 영향력이 미흡하단 지적도 컸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지난해 매출의 46%는 해외에서 거뒀다. 라면 맞수인 농심도 글로벌 시장에서 1조원을 웃도는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최근까지 7~9%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올 들어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실제 올 상반기 기준 오뚜기의 해외매출 비중은 10.3%(1385억원)다. 베트남과 중국, 뉴질랜드 등 현지법인이 있는 시장에서 라면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중화권에선 전년보다 50% 이상, 필리핀·싱가포르 등 동남아는 20%를 웃도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오뚜기는 남은 하반기에 유럽과 오세아니아, 중앙아시아를 대상으로 판로 개척과 마케팅을 강화해 해외매출 비중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점자 표기 컵라면 출시 등 ESG 경영 의지

오뚜기는 이달부터 시각장애인 편의를 위해 점자 표기 컵라면을 순차적으로 적용·판매하는 등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들어선 두 차례에 걸쳐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했다. 

또, 포장재 재질 변경과 친환경 포장기술 개발 등으로 ‘폐기물 제로(0)화’ 운동을 전개 중이며, 지난해 증축을 진행한 오뚜기 중앙연구소의 경우 ‘녹색 건축 인증’을 획득했다. 최근엔 병 분리 배출·재활용이 쉬운 ‘리무버블 스티커’를 프레스코 스파게티 소스 제품에 적용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기업의 환경적·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며 ESG 경영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뚜기의 ‘2021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표지. [사진=오뚜기]
오뚜기의 ‘2021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표지. [사진=오뚜기]
오뚜기의 최근 4년간 실적 현황. [그래프=박성은 기자]
오뚜기의 최근 4년간 실적 현황. [그래프=박성은 기자]

한편 오뚜기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6% 늘어난 1조3399억원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의 1101억원과 비교해 21.5% 줄어든 864억원에 그쳤다. 

오뚜기는 원가·인건비 상승의 지속된 압박으로 지난 8월 진라면과 스낵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했다. 2008년 4월 이후 13년4개월 만이다. 증권가에선 오뚜기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지만 농심(6.8%), 삼양식품(6.9%)보다 인상률이 높아 시장점유율 방어가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아일보] 박성은 기자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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