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승부수①] CJ제일제당, 최은석 중심 패러다임 시프트
[식품 승부수①] CJ제일제당, 최은석 중심 패러다임 시프트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8.1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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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혁신성장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속도
화이트바이오·건강 CIC 개편, 레드바이오 정조준
CJ제일제당 서울 쌍림동 사옥. [사진=박성은 기자]
CJ제일제당 서울 쌍림동 사옥. [사진=박성은 기자]

CJ제일제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은석(54) 대표 주도 하에 바이오와 건강,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새 먹거리로 삼고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뒀다. 작년 12월 새 수장에 오른 최 대표는 전임과 다른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했다. 실제 최 대표는 취임 직후 이메일을 통해 전 직원에게 “선택과 집중, 혁신성장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기업 가치를 높여야 한다”며 신사업 발굴을 강조했다.

◇HDC현대EP와 손잡고 바이오플라스틱 사업 확장
최 대표의 승부수는 바이오와 건강, B2B다. 이 점에 대해선 최 대표 취임 초창기부터 어느 정도 분위기가 감지된 바 있다(본지 2021년 2월23일자 <최은석의 선택과 집중…CJ제일제당, 바이오·건강 힘 싣는다>).

바이오의 경우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미래사업으로 평가 받는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바이오 사업 매출은 2조9817억원으로 식품사업의 33% 수준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123억원으로 식품사업(5100억원)과 비교해 매출 대비 수익성이 훨씬 좋다.

최 대표는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인 ‘PHA(Polyhydroxyl alkano)’의 글로벌 시장 선점을 목표로 재생자원 중심의 화이트바이오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한 채비를 차근차근 갖추고 있다. 석유화학 소재를 대체하는 친환경 생분해 소재 사업은 지난해 1조원, 앞으로 5년 내 3배 이상 규모까지 성장이 예상되는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 유럽과 북미에서 공신력 높은 친환경 인증인 ‘TÜV 생분해 인증’ 4종을 취득한데 이어, 네덜란드의 3차원(D) 프린터 소재 기업 ‘헬리안 폴리머스’와 PHA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 3월엔 기업 내 기업(CIC, Company In Company) 형태로 ‘화이트바이오CIC’ 조직을 꾸렸다. 이를 총괄하는 COO(Chief Operating Officer, 최고업무책임자)로 이승진 전 롯데BP화학 대표를 영입했다. 외부 수혈로 사업 안착과 경쟁력 강화를 꾀한 것이다. 화이트바이오CIC 내에는 영업·마케팅·연구개발(R&D)·생산 등 각 분야별 독립된 사업구조를 갖췄다.
 
지난 6월엔 국내 고분자 컴파운딩(Compounding, 두 개 이상의 산업 소재를 최적의 배합으로 혼합하는 생산방식) 기업인 HDC현대EP와 바이오 컴바운딩 합작회사 설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사업 전반으로 확장을 위한 최 대표의 의지로 풀이된다. 연내 HDC현대EP와 조인트벤처(JV) 형식의 합작법인 설립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사진=CJ그룹]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사진=CJ그룹]
최은석(우) CJ제일제당 대표와 정중규(좌) HDC현대EP 대표는 지난 6월 '바이오 컴파운딩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모습. [사진=CJ제일제당]
최은석(우) CJ제일제당 대표와 정중규(좌) HDC현대EP 대표는 지난 6월 '바이오 컴파운딩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모습.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또, 올 12월 완공을 목표로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공장 내 PHA 전용 생산라인을 조성 중이다. 여기선 연간 5000톤(t) 규모의 PHA가 생산될 전망이다. 제일제당 관계자는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바이오케미컬 협업을 추진하면서 화이트바이오 분야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0조원 B2B 가공식품시장 공략 
CJ제일제당은 건강식품사업도 빠르게 육성하고 있다. 최 대표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국내외 수요가 지속적으로 높아지자, 식품사업본부 내 건강사업부를 건강사업본부로 격상시킨데 이어 최근 건강사업CIC로 개편했다. 이르면 10월에 독립법인으로 분사할 가능성도 관측된다. 

CJ제일제당의 건강분야 매출은 지난해 기준 2500억원 수준이다. BYO(유산균)·한뿌리(홍삼)·리턴업(비타민) 브랜드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제일제당은 지난해 유전자 분석 전문업체 EDGC(이원다이에그노믹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인체 미생물의 총칭) 바이오 벤처 HEM, 헬스케어 스타트업 케어위드 등과 연이어 업무협약을 맺었다. 최 대표 체제에선 개인별 맞춤형 건기식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CJ제일제당은 최근 인수가 약 983억원에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천랩’ 인수를 공식화했다. 자사가 갖고 있는 최고 수준의 미생물·균주·발효 기술에 천랩의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석·물질발굴 역량과 빅데이터를 접목해 차세대 신약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최 대표에겐 천랩 인수가 높은 역량을 갖춘 그린바이오와 시장을 개척 중인 화이트바이오,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건강사업과 시너지를 내는 것은 물론 레드바이오(의료·제약산업)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포석이다. 

최 대표는 이 외에 B2B 식품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지난 5월 해당 조직을 본부로 승격·확대 개편하고, 프리미엄 브랜드 ‘크레잇(Creeat)’을 론칭했다. 2025년 B2B 가공식품시장 규모가 50조원 이상의 성장이 예측된 가운데, B2C(기업 대 소비자) 시장에서 가진 독보적인 기술력과 인지도를 앞세워 이 시장까지 공략하겠단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외식·급식업체와 항공사, 도시락·카페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맞춤형 원밀(One-meal)과 전용 상품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미 진천공장에 전용 생산라인과 인력을 확충하며 사업 확장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지난 5월 말 B2B사업 비전 선포식에서 쇼호스트들이 전문 브랜드 '크레잇'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지난 5월 말 B2B사업 비전 선포식에서 쇼호스트들이 전문 브랜드 '크레잇'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최은석 대표는 지난 5월 B2B 사업비전 선포식에서 “급식·외식·배달식을 아우르는 식품사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면서 B2B 사업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출범…하반기 인권경영 강화 
CJ제일제당은 ESG 경영에서도 업계를 선도한다. 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제일제당에 통합등급 ‘A’를 부여했다.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평가에선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Asia-Pacific 지수에 6년 연속 편입됐다. 모건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MSCI) ESG 평가 역시 업계 유일의 A등급이다.

올 4월엔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출범시킨데 이어, 이달엔 관련 성과와 전략을 담은 ‘2020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했다. 브라질 사업장(CJ셀렉타)은 산림훼손 최소화 차원에서 올해부터 아마존에서 생산된 대두를 구입하기 않기로 했다. 

남은 하반기엔 지속가능한 환경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전담 TF를 중심으로 중장기 목표와 전략, 로드맵 등을 수립한다. 인권침해 구제 프로세스 개선·인권영향평가 등 인권경영에도 더욱 집중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모든 사업에서 환경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지속가능경영 실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의 ‘2020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표지.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의 ‘2020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표지.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의 최근 4년간(2018-2021) 실적 그래프 [출처=금융감독원, 그래프=박성은 기자]
CJ제일제당의 최근 4년간(2018-2021) 실적 그래프 [출처=금융감독원, 그래프=박성은 기자]

한편, CJ제일제당은 올해에도 실적 호조가 지속된 상황이다. 최은석 대표로 바뀐 이후 첫 성적표인 올 1분기 실적(연결기준, CJ대한통운 제외)에서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5.4% 늘어난 3조6711억원, 영업이익은 55.5% 성장한 3423억원을 기록했다. 올 2분기 역시 매출액은 같은 기간 대비 8.5% 늘어난 3조7558억원, 영업이익은 26% 늘어난 3799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무엇보다 IFRS(국제회계기준)가 도입된 2011년 이후 분기 기준으론 처음으로 10.1%라는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며 외형은 물론 내실까지 챙기는 ‘영리한’ 성장을 이어갔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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