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CJ그룹 인사…푸드빌 김찬호 향방 관심
다가오는 CJ그룹 인사…푸드빌 김찬호 향방 관심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3.12.04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뼛속부터 CJ맨' 임기 만료 앞둬…해외사업 순항·실적 개선
흑자 전환 지속, 기업가치 제고…이달 하순 임원인사 관측
김찬호 CJ푸드빌 대표. [사진=CJ푸드빌]
김찬호 CJ푸드빌 대표. [사진=CJ푸드빌]

CJ그룹 임원인사가 이달 하순께 단행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외식 계열사 CJ푸드빌을 이끄는 김찬호 대표의 향방에도 업계 관심이 크다. 

그간 성과에 따라 ‘신상필벌’ 인사를 해왔던 CJ그룹이다. CJ푸드빌은 올해 김찬호 대표가 ‘뚜레쥬르’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순항하면서 경쟁력을 높여왔다. 실적 개선도 이뤄냈다. 일각에서는 ‘뼛속부터 CJ맨’인 김 대표가 대내외에 경영능력을 입증한 만큼 이번 인사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발탁 당시 세대교체 핵심…위기 속 '소방수'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찬호 대표는 지난 2020년 12월 그룹 임원인사에서 CJ푸드빌 새 수장으로 발탁된 후 임기 3년을 다 채워간다. 1971년생인 김 대표는 발탁 당시 그룹 주요 계열사 CEO(전문경영인)들 중 유일한 40대로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룹 세대교체의 핵심으로 꼽혔다.

김 대표는 1993년 CJ그룹에 입사한 후 CJ제일제당과 CJ주식회사를 거쳐 2013년부터 푸드빌 글로벌 사업담당과 투썸플레이스본부장, 베이커리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가 푸드빌 수장에 발탁 당시에는 회사 수익 효자였던 카페 브랜드 투썸플레이스 매각 후폭풍에 이어 매출 절반을 웃돌았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 매각까지 추진됐던 때다. 코로나19로 외식 업황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회사 지원조직 직원들 중 5년차 이상 4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기도 했다. 실제 푸드빌의 2018~2020년까지 3년간 적자만 1000억원에 육박했다. 말 그대로 회사가 리스크로 휩싸일 때 ‘소방수’ 역할로서 김 대표가 중용됐다. 

김 대표는 쪼그라든 외식사업에 주력인 뚜레쥬르 중심으로 기업가치 제고가 급선무였다. 한편으로는 그룹의 핵심 전략인 ‘월드베스트 CJ’에 맞춰 뚜레쥬르 해외 진출 확대에 무게중심을 뒀다. ‘계절밥상’과 같은 트렌드에 뒤떨어지는 매장은 과감히 철수했다.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 ‘빕스’는 고급화와 간편식(RMR)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수익성 개선에 힘썼다. 그 결과 경영 1년차인 2021년 41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년차인 지난해에는 26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성과를 이어갔다. 

다만 작년에는 CJ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 모두 역대급 실적을 올리면서 상대적으로 빛을 바래긴 했으나 김 대표가 ‘작지만 강한’ 푸드빌로서 존재감을 키웠다는 평이 많았다.

◇그룹 전반 침체 불구 성장세 지속
올해엔 다르다. 그룹 얼굴인 제일제당은 실적 하락이 뚜렷하다. 프레시웨이는 수익성이 다소 주춤한 상태다. 하지만 푸드빌은 성장세가 지속됐다. 올 1~3분기 누계 매출액은 6107억원으로 전년 동기 5308억원 대비 15.1% 늘었다. 또 같은 기간 순이익 누계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0억원과 비교해 99.1% 급증한 2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한다면 작년 실적(연매출 7599억원, 순이익 285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CJ푸드빌 측은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베이커리 위주의 질적 성장이 지속됐다”며 “미국시장에서 고(高)매출 가맹 출점이 가속화되고 동남아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위상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뚜레쥬르 미국 워싱턴 게인스빌점. [사진=CJ푸드빌]
뚜레쥬르 미국 워싱턴 게인스빌점. [사진=CJ푸드빌]

실제 뚜레쥬르는 2004년 미국에 첫 진출한 이후 현재 LA, 뉴욕, 뉴저지 등 26개주로 출점을 늘리면서 인지도를 꾸준히 높였다. 미국 내 뚜레쥬르 매장은 올 1분기 90개에서 3분기 100개를 돌파했다. 김 대표는 연내 미국 120호점 오픈에 이어 2030년까지 1000호점까지 확대해 현지에서 K-베이커리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10월에는 캐나다 캘거리에도 첫 매장을 오픈했다. 

이와 함께 미국 조지아주에 제빵공장 부지를 최종 선정하고 500억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CJ푸드빌은 미국에서 냉동생지, 케이크 등 연간 1억개 이상의 제빵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글로벌 뚜레쥬르' 속도…존재감↑ 
뚜레쥬르 글로벌 매장 400호점을 돌파한 것도 김 대표의 주요 성과로 꼽힌다. 미국은 물론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몽골 등에 출점을 지속하면서 ‘글로벌 뚜레쥬르’로서의 가치 제고에 힘을 쏟았다. 미국, 인도네시아 등지에 식물성 베이커리를 선보이며 새로운 수익 창출의 가능성도 엿봤다. 미국에선 식물성 빵 5종이 월평균 2만4000개 이상 판매되며 호응을 얻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꾸준한 성과, CJ맨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조만간 이뤄질 그룹 임원인사에서 김 대표가 두각을 보이지 않겠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재현 그룹 회장은 CJ가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로서의 성장을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CJ 계열사 전반으로 침체임에도 (김 대표는) 안정적으로 성과를 내 존재감이 좀 더 두드러지는 것 같다”며 “그룹의 성과주의, 신상필벌이라는 원칙을 감안할 때 최소 유임은 물론 또 다른 핵심으로 중용되지 않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한편 CJ그룹의 ‘2024 정기임원인사’는 이달 하순께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로 창립 70주년 행사 준비 등으로 인해 임원진에 대한 구체적인 인사 평가가 다소 미뤄진 영향이 컸다.   

parkse@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