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 김찬호, '글로벌 뚜레쥬르' 본격화…매출 1조 영광 찾는다
CJ푸드빌 김찬호, '글로벌 뚜레쥬르' 본격화…매출 1조 영광 찾는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12.0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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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기 흑자경영 전환, 내년 미국 대규모 제빵공장 착공
이재현 회장 중기비전 부응…해외시장 공략 지속가능성 확보
CJ푸드빌 김찬호 대표와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 [편집=고아라 기자]
CJ푸드빌 김찬호 대표와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 [편집=고아라 기자]

김찬호 CJ푸드빌 대표가 미국 ‘뚜레쥬르’ 제빵공장 설립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글로벌 경영에 속도를 냈다. 그룹 중기비전에 부응해 미래 성장을 위한 밑그림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코로나 시기에 흑자경영으로 능력을 입증한 김 대표가 글로벌 경영을 강화하면서 향후 ‘매출 1조 클럽’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내년 착공을 목표로 미국에서 대규모 제빵공장 부지를 물색 중이다. 김 대표의 이 같은 결정은 미국 내 뚜레쥬르 사업이 확장되면서 앞으로 늘어날 제빵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푸드빌은 뚜레쥬르를 앞세워 미국, 중국, 베트남 등 6개국에서 350여곳(올 3분기 현재)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중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빵을 소비하는 글로벌 최대 베이커리 시장이다. 푸드빌은 2004년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 직영으로 뚜레쥬르 첫 매장을 낸 후 현재 80여곳의 점포가 있다. 대부분이 가맹점이다. 현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뚜레쥬르가 꾸준한 호응을 얻으면서 푸드빌 미국법인은 올해를 포함해 5년 연속 흑자가 예상될 정도로 수익성이 좋다. 김 대표는 미국에서 내년 매장 100곳, 2030년 1000곳 운영을 목표로 잡았다. 

뚜레쥬르는 푸드빌의 핵심이다. 올 1~3분기 누계 뚜레쥬르 매출액은 315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9.9%를 차지했다. 푸드빌은 빕스(스테이크하우스), 더플레이스(이탈리안 다이닝), 제일제면소(면 전문점) 등을 운영 중이지만 뚜레쥬르 의존도가 높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당시 그룹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뚜레쥬르 매각을 공식화 한 적이 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도 꾸준히 흑자를 낸 알짜배기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매각 추진 당시 과거 푸드빌의 또 다른 알짜배기였던 카페 브랜드 ‘투썸플레이스’ 사례를 반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투썸플레이스는 2018년 홍콩계 사모펀드(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 추진 당시 기업가치가 4500억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글로벌 PEF 칼라일에게 되팔면서 1조원 수준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뚜레쥬르는 그룹의 최종 검토 끝에 매각이 철회됐다. 김 대표는 뚜레쥬르를 계속 쥐고 경쟁력을 높인 덕분에 지난해 푸드빌은 흑자 경영으로 돌아섰다. 2014년 이후 7년 만이다. 이는 최근 그룹 임원인사에서 김 대표의 유임이 확정된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그가 ‘글로벌 뚜레쥬르’로 몸집을 키워 과거 매출 1조 영광을 재현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푸드빌은 2017년 당시 투썸과 뚜레쥬르, 빕스를 축으로 매출액만 1조4000억원을 웃돌았다. 이후 투썸플레이스 매각, 코로나 타격에 따른 외식매장 축소로 지난해 매출은 6088억원에 그쳤다.

뚜레쥬르는 SPC의 파리바게뜨에 이어 국내 제빵 프랜차이즈 2위 사업자다. 그간 국내 매장 수를 차근차근 늘리긴 했으나 2013년부터 시행된 정부의 ‘골목상권 보호’에 따른 출점 제한으로 내수시장 성장에 한계가 부딪힌 상황이다. 

또한 이재현 그룹 회장이 지난해 4대 미래성장엔진(문화·콘텐츠·플랫폼·지속가능성)을 골자로 한 중기비전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CEO미팅에서 “2023~2025년은 (CJ가)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로 가느냐, 국내에 안주해 쇠퇴의 길을 가느냐의 중차대한 갈림길”이라며 혁신성장과 초격차 역량을 주문했다. 

이런 까닭에 김 대표가 푸드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글로벌 영토 확장에 집중하면서 미국 제빵공장 설립을 추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빕스 등은 내수에 국한됐지만 뚜레쥬르는 일찍 해외에 진출했고 일정정도 성과가 나오는 만큼 이 회장의 글로벌 강화 기조에 부응할 수 있다”며 “뚜레쥬르의 향후 해외 성과가 김 대표의 경영능력은 물론 푸드빌 미래성장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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