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텃밭 광주 '친명' 싹쓸이에 흔들리는 호남 민심
野 텃밭 광주 '친명' 싹쓸이에 흔들리는 호남 민심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4.03.1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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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지역 현역 5명 탈락… ‘친명’ 민형배만 생존
호남 지역 이재명 지지율, 49%->30% 급락하기도
김부겸 “우리 모두 한 팀 돼 국민 마음 모아야”
12일 더불어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재명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더불어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재명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핵심 전통지지층이 밀집된 ‘텃밭’ 호남에서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공천 갈등에 실망한 호남 지역민심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상승세 또한 호남 지역 지지층의 ‘분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내 경선이 마무리된 광주 지역 7개 선거구 중 5곳에서 현역 의원이 탈락했다.

이 중 주요 비이재명(비명)계 인사로 분류되는 이병훈(동남을)·조오섭(북구갑)·이형석(북구을)·이용빈(광산갑) 의원은 컷오프(공천 배제)되거나 경선에서 패배했다. 또 다른 비명계인 송갑석(서갑) 의원도 ‘하위 20%’ 명단에 속해 경선점수 20% 감산 페널티를 안고 있다.

반면, 친이재명(친명)계로 분류되는 민형배(광산을) 의원만 경선을 통과해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맞대결을 벌인다. 

컷오프된 민주당 현역 의원들은 “경선 과정에서 불법 부정행위가 벌어졌다”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공천 재심 및 경선 결과 무효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이 향후 당 재심위원회 판단 등에 따라 탈당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

속속 경선을 시작한 전남 지역에서도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이개호 의원이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구에서 세 번째 단수공천을 받자 박노원-이석무 예비후보 등 경쟁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지역 내 민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남 지역 차기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이재명 대표는 직전 조사 대비 19% 하락한 30%를 기록했다.

이낙연 공동대표가 9%,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를 기록해 직전 조사 대비 상승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3.1%p, 응답률 14.4%.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 4~6일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이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NBS 정기조사에서 어느 비례 정당을 지지하는지 묻는 질문에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이 주도한 범야권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응답률은 29%에 그쳤다.

민주당을 떠난 호남 민심은 조국혁신당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같은 조사에서 조국혁신당에 비례 투표를 할 것이란 응답률은 22%를 기록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7.2%.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외에도 조국혁신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비례정당 지지율이 15%를 웃돌아 최대 12석까지 확보할 수 있다. 

이날 출범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선 이 같은 위기론을 의식한 듯 당의 단합을 강조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특히, 당내 공천 과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던 김부겸 공동상임선대위원장도 “우리 모두 한 팀이 돼 절박한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 마음과 에너지를 한 곳에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hwji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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